[내가 본 '서인국'] 더할 나위 없는 확실한 변신


영화 '늑대사냥'서 '순수 악' 종두 역 맡아…파격 빌런 연기 화제

배우 서인국을 2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 늑대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TCO㈜콘텐츠온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이보다 더 파격적인 시도가 있었을까. 대중의 기억에 자리 잡은 '응답하라 1994'부터 작품의 주연을 맡으며 주로 멜로나 선역에 몰입했던 배우 서인국이 꿈꿔왔던 빌런 연기를 맡자마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영화 '늑대사냥'에서 '순수 악' 종두를 연기한 서인국은 극 중 온 몸을 뒤덮는 문신과 피에 굶주린 짐승을 보는 듯한 날선 눈빛, 과감한 노출과 명분 따위 없는 잔인함으로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언급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는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행해야만 했던 노력들 이 그가 얼마나 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싶었는지 짐작케 한다.

'서인국표 빌런'은 어찌저찌 탄생하지 않았음은 확실하다. 그는 작품이 끝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 마다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을 묻는 질문에 "악역"이라고 답해 왔기 때문이다. '늑대사냥' 개봉 전날 취재진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저는 제 필모그래피를 사랑만 하는 배우가 아니다"라고 말한 배우 서인국에게 '늑대사냥'은 더할 나위 없는 확실한 변신이었다.

-과감하고 파격적이다. 일각에서는 잔인함을 넘어 고어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연으로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완성본을 처음 봤다. 그 전에는 보지 못했다. 후시 작업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영화 자체를 안보여주시더라. 영화제에서 상영이 되면서 딱 영화를 보는데 영화 시작 전부터 관객 분들이 엄청난 환호성을 질러주셨다. 광고가 나오면 광고 음악에 맞춰 박수도 쳐주고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환호를 해주셨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늑대사냥'을 보니 너무 재밌었다. 잔인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놀라기도 했지만 다함께 즐기면서 봤다. 제 기준에서 '늑대사냥'은 고어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잔혹한 행위가 많이 나오고 피에 대한 표현들이 과격하게 다뤄졌을 뿐이라고 생각하지, 내용 자체가 고어물은 아닌 듯하다.

종두를 연기하면서 즐거웠고 영화를 본 소감도 너무 재밌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부담과 걱정, 겁도 났지만 배우로서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서인국은 영화 늑대사냥에서 순수 악 종두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TCO㈜콘텐츠온 제공

-종두라는 캐릭터가 워낙 강렬하다보니 서인국의 연기 변신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준비했나.

종두는 나쁜놈이 맞다.(웃음) 대본 자체에서 종두의 잔혹성이 표현돼 있다. 행위나 대사, 액팅이나 타투 등이 워낙 쎄서 어떤 포스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종두가 어린 나이임에도 무리의 두목을 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아우라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고 덩치를 키웠다. 흉폭한 덩치 큰 늑대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조금 아쉬운 면도 있다. 문신을 하니까 음영이 생겨서 더 얄상하게 보이더라.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찍을 때 68㎏였으니까 한 15㎏ 정도 찌운 것 같다.

악역을 한 이유는 정말 단순하게 악역을 하고 싶어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는 제 필모그래피를 사랑만 하는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해보고 싶은 배역에 대해 악역이라고 답한 것처럼 악역을 해서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 정도가 워낙 극악이다보니 촬영하면서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도 받긴 했다. 만약에 종두가 어떤 서사를 가지고 있었으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었고 오로지 배를 탈환해서 도망가자 이거 하나밖에 없으니 오히려 편했다.

-개봉 후 다양한 평가가 이어질 것 같은데 '늑대사냥'이 대중에게 어떻게 비춰지길 원하는지 궁금하다.

아시겠지만 영화 자체가 기억에 안남을 수 없는 영화다.(웃음) 친구들끼리 보면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는 영화지 않나. 오늘 우리가 많은 이야기를 한 것 처럼 말이다.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겠고 취향저격이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도전적인 영화가 한국에서 나왔고 세계에서도 관심을 가져주는 영화가 나와서 뿌듯하게 생각한다.

저도 새로운 도전을 한 영화였으니 많은 분들이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한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프리퀄도 나오고 씨퀄까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게 제 욕심이다.

서인국은 영화 늑대사냥에서 늘 꿈꿔왔던 악역 연기로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했다. /TCO㈜콘텐츠온 제공

-'슈퍼스타K' 시즌1 우승자로 데뷔한 13년 차 가수이자, 연기한 지는 햇수로 10년이 됐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정답을 정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많은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작품을 해나가면서 점점 욕심이 생긴다. 저만의 노하우가 생기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느끼지만 종두처럼 강렬한 캐릭터를 또 해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앨범도 낼 생각이다. 지금도 계속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기한을 정하면 스트레스를 받더라. 기한을 딱 정해놓진 않고 곡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저를 아껴주시는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꾸준히 좋아해주시는 게 참 대단한 일이지 않나. 오래된 팬분들께 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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