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강태오'] 인생 캐릭터 선물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인생 캐릭터 만들고 입대하는 '섭섭한태오'

배우 강태오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강태오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변곡점을 맞았다. 다만 군대로 인해 잠시 공백기를 가지게 됐지만, 자신의 다음 단계를 더욱 기대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강태오의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전에 진행된 인터뷰이지만, 다수의 취재진이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이날의 주인공을 기다렸다. 그리고 시작된 인터뷰, 여러 질문이 계속해서 쏟아졌고 다소 상기된 취재진들의 목소리가 강태오를 향한 관심을 대변했다. '우영우'와 강태오의 화제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작품은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대형 로펌 한바다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그렸다. 강태오는 법무법인 한바다 송무팀 직원 이준호 역을 맡았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그는 사내에서 인기가 많은 인물이지만, 자신만의 선은 확실하다. 그런 이준호가 우영우에게만큼은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두 사람은 난관을 극복하며 성장하고 사랑을 키워간다.

'우영우'는 말 그대로 '대박'난 드라마다. ENA라는 생소한 채널에서 0.9% 시청률로 시작한 작품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는 물론 화제성 지표까지 장악했다. 17.5% 시청률로 막을 내린 '우영우'는 방송 내내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다.

강태오는 "많은 사랑과 관심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며 "올해 중 가장 시간이 빠르게 흘렀던 8주 같다. 그만큼 저도 항상 매주 수, 목요일이 기다려졌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배우 강태오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ENA는 개국공신이 된 '우영우' 팀에게 발리 휴가를 선물했다. 하지만 하반기 입대를 앞두고 있던 강태오는 개인 일정으로 인해 불참했다. 작품의 인기와 동료 배우들의 팀워크가 좋았던지라 아쉬운 건 당연했다. 강태오는 "연기를 하면서 작품 끝나고 포상 휴가를 떠나 즐겁게 노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자주 오는 기회는 아니지 않나. 실제로도 한 번도 포상 휴가를 떠나 본 적이 없다.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로 못 가게 돼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강태오는 '우영우'의 폭발적인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물론 매 촬영 '잘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하긴 했지만, 결과는 시청자의 몫이기에 쉽게 가늠할 수는 없었다. 강태오는 "촬영 중 배우들과 첫 방송이 되고 난 후 반응이 어떨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잘될 수 있다면 얼마큼 잘될지도 우리끼리 예측해보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큰 사랑일 줄은 몰랐다. 갑자기 치솟는 시청률과 반응을 보고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까지도 얼떨떨해했다"고 전했다.

인기 역시 몸소 체감 중이다. 평소 댓글이나 반응을 잘 안 보긴 하지만 주변 반응부터 심상치 않으니 느낄 수밖에 없단다. 강태오는 "가장 눈에 보이는 건 당연 SNS 팔로우 수다. 방송 전에는 60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200만 명까지 올랐다. 또 스케줄 갈 때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고 인사해줄 때마다 느낀다"고 말했다.

강태오가 '우영우'를 선택한 이유는 '따뜻하고 짜릿한 대본' 때문이었다. 그는 "일단은 대본이 후루룩 잘 읽혔다. 처음에는 4부까지 받았는데 따사로운 느낌이 제일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항상 우영우 변호사 뒤로 고래가 나오면서 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할 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점이 짜릿하고 쾌감을 느꼈다. 글만으로도 이런 느낌인데, 유인식 감독님의 연출력까지 더해지면 얼마나 좋은 작품이 탄생할지 기대됐다"고 밝혔다.

배우 강태오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다만 이준호라는 인물이 너무 완벽한 캐릭터인 만큼 부담이 뒤따르긴 했다. 실제로 강태오는 작가와 감독에게 현실에서 보기 쉽지 않은 판타지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이 부담된다고 말하기도 했단다. 이에 강태오는 "준호라는 친구는 너무 완벽해서 마지막까지도 다가가기 힘들었던 친구"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준호 역을 연기하면서 테이크를 정말 많이 갔어요. 작은 손길이나 제스처에서도 느낌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하면서도 계속 체크를 해야 했죠. 강약 조절을 가장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잘생긴 데다 친절하기까지 한 캐릭터는 너무 완벽한 나머지 반대로 다소 밋밋해 보일 여지도 있었다. 강태오 역시 촬영 전부터 이 지점을 신경 썼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준호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괜히 돋보이려고 하면 도리어 튈 것 같았다. 억지스러운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대본에는 인물마다 포지션이 있고 보여지는 매력이 다 다르다. 모두가 빛나는 모습 속에서 빈 공간을 채워 넣는 게 캐릭터다. 나 또한 어딘가에 채워 넣는 포지션이 있다고 믿으며 대본에 충실했다. 사실 밋밋하다는 점도 준호의 매력일 수 있고 포지션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까지 어려웠던 작품은 강태오에게 많은 깨달음을 줬다. 매 작품 배우는 점이 있지만 '우영우'는 특히나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강태오는 "이번 작품에서는 내적인 감정을 많이 고민했고, 이를 표현하거나 리액션 하는 부분 등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새로웠지만 그만큼 어려웠다. 지금까지 한 캐릭터 중 다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이번 작품의 준호다. 그만큼 배움이 많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준호를 하면 지금의 준호보다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그리고 그런 준호를 보내줘야 하는 게 아쉽기도 하다"고 전했다.

'우영우'는 이처럼 강태오에게 있어 여러 의미에서 변곡점이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강태오는 '우영우'를 마지막으로 잠시간의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쉽긴 하다고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으면서도 자신의 다음을 기대하는 강태오였다.

"'우영우'를 통해 절 알아봐 주고 과거 영상도 찾아봐 준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지켜봐 줄 거라는 생각에 저 또한 더 신중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군대 갔다 와서 더 성숙한 모습으로 나타날 테니 그동안 잊지 않아 줬으면 해요. 금방 다녀올 테니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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