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126분 간 달리는 쾌속 열차에 조금 모자란 듯한 킬러들이 탑승했다. 피튀기는 암투와 다이내믹한 액션, 실소를 유발하는 코믹과 뻔뻔한 서사가 무기다. 기관사는 '데드풀2' 감독 데이빗 리치, 탑승객은 할리우드 대표 미남 배우 브래드 피트다. 유쾌한 할리우드표 B급 영화 '불릿 트레인'이다.
'불릿 트레인'은 운이 없기로 유명한 킬러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 분)가 초고속 열차에 탑승해 의문의 서류 가방을 가져오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존 윅' '데드풀2' 감독 데이빗 리치가 메가폰을 잡았고, 톱배우 브래드 피트를 비롯해 넷플릭스 '키싱부스'의 히로인 조이 킹, 떠오르는 미남 배우 애런 테일러 존슨, 물오른 코믹 연기를 펼치는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출연한다.
'힙(hip)하다'는 한줄평이 어울린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달리는 기차라는 제한적 공간에서 서바이벌을 벌인다는 익숙한 플룻이지만, 캐릭터의 서사를 장면 사이사이 재빠르게 집어넣으면서 개성 사이에 연을 완성시켰다.
비주얼 또한 인상적이다. 직관성을 돋우는 원색 중심의 컬러감과 등장인물들의 스타일리시한 패션은 보는 맛을 자극한다. 극 중 뿔테안경과 베이지 버킷햇을 매칭한 채 등장한 금발의 미남 배우 브래드 피트는 물론 눈에 띄게 좋아진 몸에 핏한 정장, 콧수염과 장발을 장착한 애런 테일러 존슨 역시 재발견이라고 할 만큼 상당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실력은 출중하나 다소 모자라게 표현된 킬러들의 성격은 B급 영화에 힘을 더한다. 목숨 따위 안중에도 없는 극악무도한 킬러들이지만 저마다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매력을 보이면서 인물 한 명 한 명에게 어쩐지 정이 가는 묘한 감정을 선사한다.
영화의 원작이 일본 소설이며, 배경이 일본인 탓에 난 데 없이 사무라이가 등장하는 신이나, 극후반부로 갈수록 판타지로 흘러가는 서사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다.
다만 '데드풀2' 감독다운 결말과 연출력에 익숙하다면 이 열차에 탑승할 만하다. 러닝타임은 126분. 영국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에 대한 배경 지식을 미리 습득하고 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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