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원세나 기자] 최초의 여자 씨름 예능 '씨름의 여왕'이 첫 경기부터 반전을 거듭하는 승부 결과를 내며 한국 전통 격투 '씨름'의 묘미를 선보였다.
19일 첫 방송 된 ENA·tvN STORY 新 예능프로그램 '씨름의 여왕' 1회 방송에서는 '씨름 여왕' 자리를 노리는 20인의 도전자가 팀 선발전 겸 레벨테스트를 치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20인의 도전자들은 이만기-이태현 감독과 임태혁-최정만-허선행-노범수 코치가 사전 논의를 통해 최약체에서 최강자 순으로 각각의 샅바 번호를 부여받았다. 이로써 최정윤이 1번, 김경란이 2번, 심진화 3번, 고은아 4번, 설하윤 5번, 박기량 6번, 강세정 7번, 네이처 소희 8번, 유빈 9번, 제아 10번, 양정원 11번, 허안나 12번, 자이언트 핑크 13번, 강소연 14번, 연예림 15번, 신수지 16번, 김보름 17번, 김새롬 18번, 홍윤화 19번, 박은하가 20번 샅바를 메고 경기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심진화는 "내 뒷번호 애들 다 만만하다"며 자신을 약체로 선정한 감독진에게 폭풍 클레임을 걸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20인의 도전자들은 실력과 체급에 관계없이 무작위로 배정된 상대 선수와 60초 단판 승부를 벌이는 레벨테스트에 돌입했다. 경기 전, 각자가 생각하는 최강자와 최약체를 뽑기도 한 도전자들은 행여나 자신이 최강자로 뽑은 상대와 대결하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대망의 첫 경기는 심진화와 소희의 대결이었다. 심진화는 남편 김원효가 보증한 팔심의 소유자임을 어필하면서 "천하장사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질 새라 소희는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기 싸움을 벌였다. 이어 두 사람은 모래판 위에 올랐고 하체 힘을 이용해 끈질기게 버틴 소희가 승리를 거머쥐며 힘의 열세를 극복했다.
제2경기는 강세정과 고은아가 맞붙었다. 사전에 씨름 특훈까지 받았다는 강세정은 훈련으로 발목 부상을 입은 가운데에도 남다른 자신감을 뽐냈다. 최약체로 고은아를 지목하며 "다리 부상에도 고은아는 이길 있을 것 같다"고 도발한 것. 이어 실제 대결 상대로 고은아가 결정됐고 고은아는 "내 별명이 갓 태어난 기린이다. 다리가 내 말을 안 듣는다"며 공포를 호소했지만 이내 "쉽게 밟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고은아는 샅바싸움부터 남다른 자세를 뽐내는 강세정에게 눌려 모래판에서 쉽사리 일어나지도 못했고 안다리 공격에 완벽하게 당하고 말아 이대로 약체로 낙인찍힐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제3경기는 키 178cm의 최장신 연예림과 특전사 출신 박은하가 치렀다. 연예림은 무명의 설움을 씨름으로 극복하고자 개별 특훈까지 받은 상황. 하지만 최고의 우승 후보인 20번 박은하가 상대가 되자 아연실색했다. 더욱이 연예림은 "샅바를 잡는 순간 너무 셌다. 몸에 살이 없고 다 근육인 느낌"이라고 말했고 초반부터 팽팽한 어깨싸움을 벌여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리고 끝내 연예림은 박은하의 밭다리 기술에 걸쳐 모래판 위에 무너졌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박은하의 무릎이 지면에 먼저 닿은 것이 확인돼 최종 승리는 연예림에게 돌아갔다. 이에 전현무는 "이런 게 씨름의 묘미"라며 감탄했고 박은하는 "질 거라는 생각을 안 했다. 자만감의 결과"라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네 번째 경기는 '피지컬 최강자' 홍윤화와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의 대결이었다. 압도적인 피지컬 차이로 인해 홍윤화의 낙승이 예상되는 상황. 신수지는 "지구력으로 가보겠다"고 선언했고 모래판을 앞두고도 유연성을 과시하는 등 불꽃 신경전을 벌이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후 신수지는 샅바에 홍윤화의 손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기 위해 허벅지 근육을 컨트롤하는가 하면 타고난 어깨 돌기로 홍윤화와의 어깨싸움에 이기며 경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어 홍윤화가 힘으로 신수지를 들어 올리려 하자 밸런스를 잡으며 버텨냈고 되려 균형을 잃은 홍윤화가 모래판에 한쪽 무릎을 꿇어버리며 예상치 못한 패배를 기록해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이어 제5경기인 양정원 대 김새롬, 6경기인 자이언트 핑크 대 김경란의 대결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긴 팔다리, 데드리프트 110kg을 드는 근력의 소유자인 김새롬이 양정원에게 패배하는가 하면 학창 시절 투포환 선수 제의를 받을 정도로 탄탄한 피지컬을 지닌 자이언트 핑크가 김경란의 끈기에 지고 만 것. 또한 설하윤과 박기량이 대결한 7경기는 박기량의 승, 유빈과 허안나가 붙은 8경기는 유빈의 승, 그리고 최정윤과 제아가 맞붙은 9경기는 제아의 승으로 끝났다. 이처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경기 결과에 전현무는 "역시 씨름은 붙어봐야 안다"며 놀람을 금치 못했다.
마지막 재 10 경기는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과 만능 스포테이너 강소연이 대결 상대가 됐다. 허벅지 둘레가 21인치에 달하는 하체 근력 최강자인 김보름은 "스케이트로 단련한 하체를 씨름에서 써먹겠다"며 국대의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경기가 시작되자 홍윤화는 "야생마 둘의 싸움 같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고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힘겨루기를 펼쳤다. 그리고 최장 시간 대결 끝에 끝내 강소연이 김보름의 하체를 무너뜨리며 짜릿한 승리를 쟁취했다. 이에 이태현은 "두 사람의 장점이 확실히 드러난 경기"라고 평가했고 김보름은 "깔끔하게 졌기 때문에 승부에 대한 미련은 없다. 다만 씨름을 제대로 한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쿨하게 승복하는 모습으로 박수를 자아냈다.
이처럼 '씨름의 여왕'은 0.5초 뒤 승패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담아내며 '씨름 부흥기'를 모르는 MZ세대 시청자부터 당시를 추억하는 세대 모두가 흥미로워할 수 있는 전통 스포츠 씨름의 묘미를 선사했다. 또한 한 마리의 야생마들처럼 씨름판 위에서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강한 여자들의 승부욕과 열정이 '여자 씨름'만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이에 처음 샅바를 잡은 20인의 도전자들이 이만기-이태현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의 지도를 받아 모래판 위의 여전사로 거듭날 모습에 기대감이 모인다.
'씨름의 여왕'은 2022년 뜨거운 여름, 승부를 위해 모든 것을 건 강한 여자들의 한판을 담은 본격 걸크러시 격투 예능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20분에 ENA채널과 tvN STORY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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