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장혁'] 떨리지 않으면 내께 아니구나 생각②


"어떤 순간이던 연기하면 즐거워"…차태현 김종국 장나라 TJ 언급도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라디오엠에서 만난 배우 장혁은 주성치 사단처럼 장혁 사단을 만들고 싶다며 주변인을 챙기는 의연함을 드러냈다. /아센디오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영화 '더 킬러'는 최근 극장가를 수놓고 있는 대작들과 비교해 예산 부족이란 핸디캡을 극복해야 했다. 그럼에도 장혁은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자신의 생각이나 개봉 후 이어질 관객들의 반응, 영화의 모든 것에 대한 책임감을 담아 인터뷰에 임했다.

자연스레 장혁의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장혁은 액션 장르를 좋아하지만 액션 전문 배우보다 연기자로 불리는 게 더 좋다고 말하면서, 코미디나 정극 사극 빌런 등 여러가지를 계속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결혼한 단짝 배우 장나라와 함께 출연하는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 영화에는 차태현 손현주 등 절친 배우들이 카메오로 대거 출연해 색다른 연기를 선보인다. 또 최근 절친 김종국의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해 다음 영화에 캐스팅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차태현과는 기획적인 부분을 같이 했다. 친한 친구기도 하지만 여기서 차태현이라는 클리너가 나오면 어떨까 생각해서 그런 신에 넣었다. 카메오를 해달라고 해도 불편하지 않은 사이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

손현주 형님은 총기사 역에 대한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현주 형님이고 친분이 있어서 해주시게 됐다. 다리를 전다거나 대사 디테일도 직접 생각해주셔서 하게 됐다.

김종국은 다음 영화에 캐스팅하게 된다면 대사를 줄 생각이다. "윽 윽" 이런 거다. 제가 많이 때릴 것이기 때문이다(웃음). 그런 류의 기획을 해보려고 하는 건 있다. 구상 중인 게 있지만 나중에 말씀 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절친들과 함께 영화에 나오는 이유는 주성치 사단 같은 시스템이 생기는 게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다. 같이 해본 배우들끼리 나오는 담백함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게 어떻게 보여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품을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 최근 한국 극장가가 다시 살아나면서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 부담은 없는가? '더 킬러' 시사회 반응도 궁금하다.

부담스럽다(웃음). 그렇다고 피해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모든 관계자분들이 제일 할 수 있는 부분의 여지는 마지막까지 영화를 전하는 것이고, 배우는 홍보까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들었던 순간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작 영화들 사이에서 저희 영화가 장점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아날로그 적이고 극소화돼 있고 배우와 배우 사이 퍼포먼스 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것이라고 해야할까. 힘에 대한 느낌이 더 담겼다고 본다. 다른 영화가 그렇지 않다는 게 아니라 물어보셔서 답하는 것이다.

프리미어 시사회 때는 솔직히 떨렸는데 제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너무 좋았다. 관계자분들도 오시고 많이들 오셨는데 호응도가 좋았다. 사실 프리미어 시사 때는 영화 상영 전에 퍼포먼스를 보여드렸다. 실제 배우가 그 합을 현장에서 소화하고 영화로 들어가니 인상깊어 하셨던 것 같다.

-분위기를 바꿔서 한 때 가수로 활동했던 밀레니엄 가수 TJ를 기다리는 팬분들도 있다.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TJ는 그 당시 연예인이 뮤직비디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이미지메이킹을 하는 시대에 탄생했다. 뮤비를 통해 여러가지 이미지를 만들어보자는 게 취지였다. 그래서 프로젝트성으로 한 번 하게 됐는데 당시 무대에 서지 않으면 뮤비를 내보내주지 않은 시대였다. 그래서 그런 안무와 무대가 나왔다(웃음).

영화 더 킬러에서 액션 신을 직접 설계하고 기획과 주연 배우까지 맡은 장혁은 장르를 떠나서 어떤 순간이던 연기를 하고 있으면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떨림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아센디오 제공

한 번은 7만 명이 운집한 환경콘서트에서 무대를 한 적이 있다. 많은 인파가 한 번에 내는 소리가 몸을 휘감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런데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모든 가수들은 다 떠는데 저는 안떨리더라. 그래서 '아 나는 여기서 나에게 무언가를 주는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 그 기억으로 가수는 그만하게 된 것 같다.

어떤 순간이든 연기를 하고 있으면 하루하루가 즐겁다. 고통스러운 즐거움도 있고 기분 좋은 즐거움도 있지만 연기를 할 때 떨림이 너무 즐겁다.

- 이번에는 액션이지만 약간 루틴처럼 여러 장르를 오가는 것 같다. 배우 장혁의 다음 행보도 궁금하다.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알려준다면?

액션도 하고, 코미디도 한 번 해보고, 사극에서 밀도감 있는 것도 해보고, 빌런도 해보고 여러가지를 하는 것 같다. 잘하는 것만 계속 하면 언젠가는 바닥이 드러나지 않나.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역을 계속 하고 싶다.

(차기작은)(장)나라 씨와 함께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명량소녀 성공기'부터 해서 10년에 한 번 씩 나라 씨와 작품을 함께 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보니 만약 같이 하게 된다면 또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우리가 아는 그 나라씨가 맞는가. 팬들이 너무 좋아해주실 것 같다. 또 장나라 배우가 최근에 결혼을 했는데 따로 축하메시지를 전한 게 있는지. 결혼선배로서 해주고싶은 말도 있는지 궁금하다.

메시지를 전한건 아니고 결혼식에 직접 갔었다(웃음). 축하한다고 해줬다. 잘 살라고 말해줬다. 노력하면서 행복하게.

- 마지막으로 관객분들이 '더 킬러'를 어떻게 봐주시길 바라는지 궁금하다. 기획자이자 주연 배우로서 또 바라는 게 있다면?

기획을 하면서 개인적인 소망은 제가 디자인한 액션에 대해 제작진들이 공감대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그걸 계기로 연대감을 갖고, 이 스태프들과도 다음에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기대나 평가에 대한 부분은 사실 잘 모르겠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길 바라는 것은 당연히 있지만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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