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윤두준은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극본 손근주, 연출 최도훈)의 촬영 기간 7개월을 돌이키며 "모든 걸 쥐어짜고 쏟아냈던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그만큼 녹록지 않았던 과정이었다. 여기에다 윤두준은 촬영 중간 하이라이트 팀 활동도 병행해야 했다. 새 앨범을 발매하고 이에 대한 활동은 물론 콘서트까지 진행했다.
당시를 떠올린 윤두준은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드라마 제작진들이 조금씩 배려해줘서 무사히 마칠 수 있어다. 원래 스케줄대로였다면 절대 못 했을 활동이었다"고 밝혔다.
"앨범 활동은 짧고 굵게 끝내야 하는 만큼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 해요. 감사하게도 제작진들이 스케줄을 잘 조정해줘서 온전히 그룹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해줘서 다행이었죠.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활동했던 기간이 제겐 환기가 되기도 했어요. 당시 한 달 반 정도 세트에서 갇혀 지내다시피 했었는데 잠시 벗어나니 다시 의욕을 다질 수 있었던 시간이 됐어요. 또 촬영 때는 밤을 새웠던 반면 앨범 활동 때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힘들었지만 중간중간 대기 시간이 많아 여유롭게 쉴 수도 있었어요. 그래서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기억이에요."
이처럼 가수로도 배우로도 말 그대로 '열일' 중인 윤두준이다. 욕심 같아서는 앞으로도 계속 어느 것도 놓치지 않고 꼭 쥐고 있고 싶단다. 그는 "나와 같은 행보를 걷고 있는 많은 가수들도 느끼겠지만 이렇게 두 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다. 쉽지 않은 일이고 상황이지 않나. 때문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작품에서 윤두준이 연기한 캐릭터 정석은 극적인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윤두준에게도 가수로서 배우로서 전환점이 있었을지 궁금했다. 이에 윤두준은 고민 없이 'Mystery(미스터리)' 활동을 꼽았다. 그는 "피부로 와닿는 명확한 전환점이라 생각한다. 당시 팬들의 함성이 매주 지날수록 '이렇게까지 된다고?' 싶은 정도로 점점 커지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배우로서는 tvN '식샤를 합시다 1'(이하 '식샤')을 선택했다. 출연 전까지만 해도 해당 작품이 큰 인기를 얻을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책임감과 연기에 임하는 마음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윤두준은 "'식샤'가 비중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tvN에 갑자기 공석이 생겼는데 그 자리를 채운 느낌이었던 데다 일주일 1회 방송이라 촬영 시간도 여유로웠다. 또 작품 자체가 가볍고 시트콤 같은 성격이 강하다 보니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뭣도 모르고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했었다. 그랬는데 비록 시청률은 미비했지만 어딜 가나 '잘 보고 있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식샤를 합시다'뿐만 아니라 '몽땅 내사랑' '퐁당퐁당 LOVE' '라디오 로맨스', 그리고 이번 작품 '구필수는 없다'까지 다소 무게감이 덜한 작품을 주로 했던 윤두준이다. 그런 그가 최근에서야 비로소 다른 장르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것들도 소화하기 벅차고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요. 다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다 보니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말해보려고요. 예전에는 혹시 작품을 가려서 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포부 넘치는 말들이 건방져 보일까 봐 없다고 했었는데 변했어요. 특히 장르물이나 심리극 보는 걸 좋아하다 보니 '내가 이 작품을 한다면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도 확인하고 싶고요. 그래서 요즘엔 진짜 좋은 기회가 온다면 용기 내서 도전하고 싶어요."
'구필수는 없다'는 소중한 가치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윤두준 역시 소중하고 확실한 가치가 있었다. 바로 '하이라이트'였다. 실제로도 윤두준은 인터뷰 내내 하이라이트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하이라이트로서 할 수 있을 만큼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얼마 전 콘서트를 하면서 다시 한번 다짐하고 행복함을 느꼈다. 라이트(하이라이트 팬덤명)들이 함께해준다는 게 가면 갈수록 신기하고 감사했다. 준비하면서는 힘들었지만, 열심히 연습한 만큼 만족도도 굉장히 좋았고 팬들도 너무 좋아해줘서 뿌듯했다. 약 14년간 했던 순간 중 제일 즐겁고 만족감이 높았던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윤두준은 이번 작품에서 쥐어짜며 쏟아내 생긴 공백을 자신만의 가치 '하이라이트'로 채우려고 계획 중이다. 그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이라이트 활동을 좀 더 많이 하고 싶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해보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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