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국내 영화인들의 최대 축제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지난주 막을 내린 5·18 영화제를 비롯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지역별로 특화된 중소규모 영화제 역시 나름의 색깔로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는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아쉬움이 많았던 만큼 되살아나는 극장가 분위기에 거는 기대도 크다. 시네필이 즐길 수 있는 이색 영화 축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좋은 영화가 가진 영향력이란 어마어마하다.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공감하며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 축제가 곳곳에 숨어있다. 알면 알수록 즐길 거리가 늘어나는 다채로운 영화제들을 소개한다.
◆ 역사의 상흔, 과거를 현재로 환기…'5·18 영화제'
먼저 지난 19일 폐막식과 막을 내린 제3회 '5·18 영화제'(5월 12~19일)다. '5·18 영화제'는 5·18 정신을 계승하며 영상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스마트폰과 디지털시대에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영화제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참다운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5·18 단체와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협력해 민주·인권·평화·통일을 주제로 작품을 공모하고 시상한다.
올해 3회째로 연륜은 짧지만 주목도가 높은 편이다. 영화제 명칭에서 보듯 출품된 작품들은 '5·18'의 역사적 상흔과 기억,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아동 인권 및 학급 내 따돌림에 관한 이야기, 독거노인 또는 경비노동자의 애환, 불법체류자의 아픔, 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 등 이 시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영상에 담아 그 의미를 더했다.
영화제 대상은 장광균 감독의 '오늘의 안부'가 차지했으며, 최우수상은 심하늘 감독의 '기억', 양선민 감독의 '층간화음', 박종웅 감독의 '스틸' 등 3편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작인 '오늘의 안부'는 시 낭독과 함께 40년 전 사라진 친구가 찾아오는 이야기로, 5.18 피해자들에 대한 아픔을 현재와 연결해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 노인부터 청년까지, 모든 세대 소통…'서울국제노인영화제'
'2022 서울국제노인영화제'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진행됐다. 2008년 시작돼 열네 번째를 맞는 이 영화제는 노년의 삶을 다룬 국내외 영화를 소개하고 서로 다른 세대의 이해와 소통을 돕기 위한 자리다.
다양한 세대가 영화를 매개로 노년의 삶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글로벌 세대공감 영화축제인 제14회 '서울국제노인영화제'는 첫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서울 종로구에 있는 상영관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장편 영화 7편과 단편 77편, 모두 84개의 작품을 무료로 선보였다.
또한 관객이 영화감독과 배우를 직접 만나 대화를 주고받는 GV 상영을 마련해 작품의 비하인드스토리, 기획 의도, 내재된 의미 등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직접 묻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청년 감독의 카메라를 통해 어르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내는 프로그램, '기억 아카이빙 프로젝트-인생교환'에서는 작품 속 주인공인 어르신과 청년 감독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23일 시상식을 끝으로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올해 역대 최다 작품 공모가 진행되었던 만큼 시상식의 의미는 더욱 깊었다. 한국단편경쟁 대상 수상작은 청년감독 김보람의 '자매들의 밤', 노인감독 김길수의 '딜레마'가 선정됐으며, 국제단편경쟁 대상작은 사무엘 파테, 실뱅 모네 감독의 '껍질'이 차지했다. 영화제는 수상작 상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 영화와 함께 환경 고민, 그리고 실천…'서울국제환경영화제'
영화로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행동을 촉구하는 영화제도 있다. 2022년 '서울환경영화제'가 아시아 최대이자 세계 3대 환경영화제로서 국제적 위상을 강화, '서울국제환경영화제'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롭게 시작한다.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다음 달 2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서울환경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고리,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생각하는 축제다. 2004년에 첫발을 내디딘 서울환경영화제는 부분경쟁을 도입한 국제영화제로 매년 세계 각국 100여 편의 우수한 환경영화를 발굴하고 소개해 왔다.
이번 '서울국제환경영화제'의 슬로건은 에코(Eco), 유니버스(Universe), 메타버스(Metaverse)를 혼합한 단어인 '에코버스(Ecoverse)'. 환경 가치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에코(생태) 세계관을 구축한다는 의미를 담아 영화제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올해는 총 25개국이 출품한 총 73편의 환경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또한 17회, 18회에 이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간다. 영화제 상영작 전 작품을 온라인 상영하며, 3~5일 사흘간은 메가박스 성수에서 오프라인 상영도 한다.
개막작은 시릴 디옹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애니멀'로 16세 청소년의 시각으로 지구 환경의 현 상태를 진단하고 고민하는 영화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멸종의 시대와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환경 세대의 이야기를 그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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