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배우 한지일이 청와대 분수대에서 펼쳐지는 패션쇼를 통해 시니어 모델로 복귀한다. 오는 22일 오후 3시 '20대 윤석열대통령취임과함께' 청와대 개방 축하무대 폐막식 무대다.
한지일이 공식적으로 런웨이 무대에 다시 서는 건 영화배우 전성기 시절 주인공으로 초대받은 앙드레김 패션쇼 이후 45년 만이다. 컴백무대에 선보일 의상협찬 역시 고 앙드레김의 '앙드레김 아뜨리에'(대표 김중도)에서 받는다.
16일 오전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지일은 "청와대개방축제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 중 하나로 진행되는 이번 패션쇼 무대는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축제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날인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13일간 청와대 경내, 경복궁, 북악산 일대에서 청와대 개방을 기념하는 대국민 이벤트를 갖고 있다. 축제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7시30분에는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청와대 개방 특집 KBS 열린음악회'가 펼쳐진다.
한지일은 "이번 무대는 요즘 대세인 시니어모델만으로 구성된 쇼가 아닌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전연령이 참가하는 최초의 런웨이 패션쇼"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시니어모델업계가 주최 측에 돈을 주고 무대에 서고 상을 받는 이상한 대회로 변질돼 안타깝다"면서 "4년전 충무로 W웨이호텔 웨이터를 하면서 시니어모델에 대한 열정을 쏟았으나 이런 현실을 보며 들러리로 서는 게 싫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지일은 대신 전철택배, 세차장, 가구점, 전단지배포, 닭갈비집 등 시니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언젠가는 멋지고 의미있는 무대를 통해 컴백하겠다'는 의지를 키웠다. 타협하지 않고 꿋꿋이 버틴 그는 보란듯이 이번 무대로 '건강한 노년 삶을 아름답게 펼친다'는 순수한 의미를 아로새긴다는 각오다.
참가자 중 70대는 한지일을 비롯해 소남섭(CF 전문모델), 60대는 차정민(톱 시니어모델 겸 씨나예술원대표), 장화진(전 해외공관 대사부인), 박종진(KBS 드라마 '신사와아가씨' 출연 배우), 50대 중에서는 장재헌(국내 최초 뉴욕패션위크 파리패션위크 참가), 오세아(락트롯가수), 서혜정(라포테엔터테이먼트 대표) 등이 포함됐다.
20대 중에서는 핫한 인플레이션 셀럽인 윤서진 (영화배우 이상아 외동딸)과 이준환(톱모델)이 참가하고, 10대 중에서는 배우 남훈(16)이 선발됐다.
한지일은 70년대 스타배우다. 국내 첫 모터사이클 영화 '바람아 구름아'(72년)로 데뷔한 뒤 '경찰관'(78년)으로 대종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입지를 굳혔다. 한때 한소룡이란 예명으로 활동하다 당대 최고 스타배우 김(지)미 신성(일)의 이름 한글자씩을 떼어 '한지일'로 개명했다.
고희 나이를 넘어 새로운 인생 후반전을 살고 있는 한지일은 68년부터 명동 길거리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4년째 이웃사랑을 일군 '봉사 아이콘'이다. 15년간 배트남과 미국 등에서 30여가지 파트 직업을 전전하는 힘든 가운데 해외에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