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원세나 기자] "이게 바로 콘서트지!"
지난 주말 한 가수의 콘서트를 다녀온 팬들이 각종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쏟아낸 반응이다. 팬들은 콘서트 실황을 담은 짧은 영상을 공유하며 "이 분위기 정말 그리웠다"는 등의 후기를 남겼다. 영상에는 공연하는 가수의 모습과 함께 그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박수와 함성이 담겨 있다.
2020년 3월 22일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8일부터 해제됐다. 가히 '757일 만의 외출'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잃어버린 많은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중이다.
특히 2년 동안 긴 겨울을 보내야 했던 대중음악 공연계에 가장 큰 변화가 찾아왔다. 팬데믹 시기 중에도 대중음악 가수의 공연은 진행됐지만 비말 전파의 위험을 이유로 떼창과 응원, 함성, 스탠딩 등이 금지됐다. 관객들은 발을 구르거나, 장난감 등으로 소리를 내면서 함성을 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육성 응원이 불가능한 탓에 "모두 소리 지~르지 말고 박수 쳐!"라며 호응을 유도하던 어느 그룹의 공연은 유명한 '움짤'이 되어 팬들 사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공연장에서 그런 아쉬움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달라진 방역지침에 따르면 공연장 내 공연 인원에 따른 사전 승인 제도와 지정좌석제, 기립·함성·구호·합창 등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 금지 등 규정이 모두 사라진다. 대형 콘서트 개최가 자유로워진다. 기존에는 300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공연 등은 사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거리 두기 조치가 사라지면서 관객수 제한과 사전 승인 절차가 없어졌다.
좌석이 없는 공연장의 경우에도 지켜야 했던 지정좌석제와 좌석 간 거리두기도 없어졌다. 관객 간에 서로 밀착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사라졌던 스탠딩석도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함성이나 떼창 등 육성 환호·응원도 가능해졌다. 25일부터는 공연장 안에서 음식도 먹을 수 있다.
2년간 얼어붙었던 콘서트와 야외 페스티벌 등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주말인 23·24일에는 그룹 인피니트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도 활동 중인 김성규, 밴드 넬,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톱10으로 꾸려진 국가단, JTBC '싱어게인2' 톱10, 이문세, 이은미, 빅마마 등이 전국 각지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오는 29일에는 그룹 스트레이 키즈, 몬스타엑스, 아스트로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도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대규모 뮤직 페스티벌들도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 팬데믹 가운데에서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대면 페스티벌을 진행했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5월 14일과 15일 이틀간 개최된다.
'서울 재즈 페스티벌'도 돌아온다. 2020년 펜데믹으로 인해 한 차례 연기했지만 끝내 취소됐던 '서울 재즈 페스티벌'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27부터 29일까지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개최된다. 이어 6월 25일, 26일에는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에서 '2022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팬데믹 이전 여름을 수놓았던 록 페스티벌 역시 돌아온다. 2020년과 2021년, 비대면 형태로 진행되었던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올해는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대면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형태로 진행됐던 부산 국제록페스티벌 역시 올해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한동안 숨죽였던 EDM 페스티벌도 다시 서울을 달굴 예정이다. '워터밤 페스티벌'과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도 6월 열리고, EDM 음악 축제와 물놀이를 결합한 '송크란뮤직페스티벌 S20'는 7월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그동안 잊고 있던 감각들이 하나씩 되돌아오고 있다. 콘서트에 다녀온 팬들은 "너무나 오랜만에 느낀 전율이었다. 무엇보다 가수와 소통이 가능한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예전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는 후기들을 남겼다.
팬들의 반응처럼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웃고 즐기고 뛰고 노래하는 공연장 문화가 자연스러운, 이런 일상 복귀에 대한 간절함은 2년 넘는 시간 모두의 바람이었다.
당연한 것을 즐기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했다.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몸의 일부가 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는 여전히 필수 행동지침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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