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킬힐' 김하늘 이혜영 김성령이 욕망의 그늘을 벗어나며 의미 깊은 엔딩을 완성했다.
2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킬힐'(극본 신광호·이춘우, 연출 노도철) 마지막 회에서는 지독했던 전쟁을 마무리하고 현실로 나아가는 세 여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모란(이혜영 분)은 끝내 정현(윤현수 분)에게 자신이 친모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하지만 우현(김하늘 분)과 옥선(김성령 분)의 비밀스러운 대화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된 정현은 충격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이는 욕망에 잠식돼 가던 우현과 옥선을 일깨웠고, 이들의 치열했던 사투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마침내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세 여자의 모습이 진한 여운을 안겼다. 옥선은 마지막 복수로 모란과 인국(전노민 분)의 불륜 이슈를 터뜨렸지만 정작 가장 다친 사람은 정현이었다. 그는 자신의 완벽한 가족을 깨뜨린 모란을 찾아가 모진 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말은 곧 모자의 마지막 대화가 됐다. 모란이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 치열했던 삶이 무색한 쓸쓸한 퇴장이었다.
모란의 죽음 후 우현은 현욱(김재철 분)과 마주했다. 그는 우현에게 모란과 정현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이는 곧 우현에게 새로운 패가 됐다. 옥선의 계략으로 편성에서 밀려난 우현은 그를 찾아가 "정현이는 자기 친모가 기모란 전무라는 거 알려나"라며 진실을 들춰냈다.
모든 것을 알게 된 정현은 걷잡을 수 없는 후회와 혼란에 사로잡혔고, 결국 고통의 고리를 끊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 소식은 옥선과 우현을 뒤흔들었다. 자신의 욕망이 무고한 사람마저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위험한 행보를 계속하려 했던 우현은 스스로가 두려워졌다. 욕망의 탑이 단번에 무너진 순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살아남으려 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오히려 더 큰 자책과 후회를 불러왔고, 용서를 빌 틈도 없이 생사의 고비를 겨우 넘겼다던 정현은 다시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옥선은 모란의 유골함 앞에서 용서를 빌 용기를 얻었고, 쇼호스트를 그만둔 우현은 엄마로서 평범한 삶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속죄의 연장선으로 보육원에서 봉사하며 살아가던 옥선에게 우현이 찾아왔다. 잠적했던 정현까지도 함께였다.
모자의 재회를 이뤄주고 나서야 비로소 미소 짓는 우현의 모습은 모든 것이 처음부터 승자가 없는 승부였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전쟁의 끝을 알렸다. 반전은 또 있었다. 바로 우현이 전무에, 정현이 사장의 자리에 오른 것. 마치 모란과 현욱을 연상시키는 듯한 두 사람의 만남은 새로운 첫걸음을 뗀 우현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리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이렇게 짜릿한 욕망 전쟁의 진가를 보여준 '킬힐'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반전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또한 인간의 본성은 욕망이 아닌 그들의 선택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도 특별했다.
여기에 배우 김하늘 이혜영 김성령의 연기 시너지는 완벽했다. 김하늘은 흑화하는 우현의 면모를 탁월한 완급 조절로 담아내며 극을 이끌었다. 이혜영은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대체 불가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고, 김성령은 두 얼굴의 야누스적 매력을 지닌 옥선을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킬힐'은 방송 내내 2.3%~4.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을 오가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최종회 시청률은 4.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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