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배우 서영희가 영화 '공기살인' 시사회 현장에서 눈물을 보였다.
서영희는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를 본 소감과 연기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공기살인'은 봄이 되면 나타났다가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 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다. 이날 자리에는 서영희를 비롯해 주연 배우 김상경, 이선빈, 윤경호, 각본과 연출을 맡은 조용선 감독이 참석했다.
서영희는 '공기살인'에서 정태훈 교수(김상경 분)의 부인이자 사건의 발단이 된 아들 민우의 엄마 한길주 역을 맡았다. 길주는 작품 초반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날 서영희는 극 중 자신의 배역을 설명하는 도중 실제 피해자들의 아픔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제 역할은 남편과 아이를 사랑하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한 행동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칼이 됐다는 것이 힘들었다"며 "코로나19 직전에 촬영을 마쳤다. 사실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흉내만 낸 것 같아 (피해자들께)죄송하다"며 울컥했다.
그는 이어 "촬영 후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영화를 보니 지금 느꼈던 감정으로 연기를 했다면 피해자분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를 겪고 나니 더 이해가 돼 죄송하다"고 진심 어린 답변을 이어갔다.
주연을 맡은 김상경도 자신의 연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피해자 분들의 아픔을 어떻게 하면 온전히 전달할까에 주안점을 뒀다. 어떻게 하면 객관적일 수 있을까도 많이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상경은 이어 실제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가감없이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일 황당한 것은 피해를 준 사람이 피해를 입은 사람한테 네가 얼마나 아픈지를 설명하라고 한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 실제 (가습기살균제)참사조사위원회에서 피해자 조사를 할 때 신고한다거나 이런 것도 영수증이 필요하다더라. 10년 전 영수증 갖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그걸 갖고 와서 아픈 걸 밝히면 생각해보겠다더고 하더라.굉장히 좀 말이 안 되는 일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극 중 태훈의 처제 한영주 검사를 연기한 이선빈과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오투의 서우식 팀장 역을 맡은 윤경호도 이번 영화에 참여한 사명감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이선빈은 "촬영이 끝나는 날에 코피가 터지기도 했다"면서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었다,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감정선과 사연,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여서 문제를 파헤쳐 나가려는 진실된 마음이 마음을 울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작품을 연출한 조용선 감독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2011년 4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공기살인'은 오는 22일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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