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 후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콘텐츠 제작자들은 새로운 장르와 소재를 다루는 도전도 이어간다. 동성 간의 로맨스부터 남다른 성적 취향을 다루는 이야기까지,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콘텐츠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최근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출현은 대한민국 콘텐츠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며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기존 방송 채널 편성 외에도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에 유통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콘텐츠의 장르와 성격에 적합한 국내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런 '편성 플랫폼'의 다양화는 콘텐츠 제작사들이 새로운 장르와 소재에 도전하는 발판이 된다. 디지털 플랫폼은 방송 채널과 비교해 각종 심의나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콘텐츠 시장의 환경 변화에 따라 코미디, 멜로, 스릴러, 판타지, 크리처, 휴먼 등 다채로운 장르와 다양한 소재를 다룬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웹툰, 웹소설 등 원작 IP(지식재산권)의 영상화 또한 콘텐츠 소재 확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제작비와 심의 등의 문제로 원작에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 기존 방송사들에 비해 글로벌 OTT들은 독특한 소재의 작품을 영상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며 신선한 소재의 콘텐츠 제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절실한 글로벌 OTT들에 한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웹툰, 웹소설 작품은 매력적인 대상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전성일·연출 이재규) 등 한국의 원작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이렇게 점점 더 신선한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인기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콘텐츠는 앞으로도 꾸준히 영상화되면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며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정 소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콘텐츠 제작에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특히 동성애 등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나 소수의 성적 취향을 존중하는 분위기로 변화한, 이전보다 관대해진 사회 분위기는 콘텐츠 소재 선택에 자유로움을 준다.
최근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극본 제이선·연출 김수정)가 동성 간의 로맨스를 다루는 BL(Boy's Love)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깜짝 흥행에 성공한 것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지현 문화평론가 역시 "콘텐츠 소재의 무한 확장에 영향을 끼친 것은 뭐니뭐니 해도 글로벌 OTT의 약진"이라며 "콘텐츠 편성 플랫폼의 역할만으로도 이미 세계적인 영향력을 과시한다. 여기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창작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용자들이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화"라며 "이전에는 남몰래 혼자 즐기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취향을 드러내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공유하며 함께 즐기는 문화로 변하고 있는 것도 콘텐츠 소재 선택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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