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콘텐츠-소재①] 소재의 무한 확장…없는 거 빼고 다 있다


좀비·법정·BDSM·BL까지…한계 없는 이야기 세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왼쪽)은 좀비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는 소수의 성적 취향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각 작품의 포스터

국내외 대형 OTT 플랫폼들의 약진과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 제작사들은 다채로운 장르와 소재의 콘텐츠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전과 다른 새로운 장르와 소재를 다루는 도전도 이어간다. 동성간의 로맨스부터 남다른 성적 취향을 다루는 이야기까지,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콘텐츠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여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 후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좀비', '촉법소년' 등의 다양한 소재들로 독특한 창작 세계를 구축함으로써 세대간의 벽을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 '좀비물', 'K-좀비'로 불리며 단골 소재 등극

먼저, 서구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좀비물'이 이제는 'K-좀비'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 세계 팬들을 감염시키고 있다. 뒤늦은 시작이었지만 빠르게 인정받으며 한국 콘텐츠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6년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의 흥행으로부터 시작된 'K-좀비' 신드롬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작가 김은희·감독 김성훈)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고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와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의 연속 흥행으로 이어졌다. 특히 '킹덤' 시리즈는 흥행과 함께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갓, 유교사상 등 조선 시대의 다채로운 문화를 세계 팬들에게 긍정적으로 알리며 뜻밖의 유의미한 효과도 함께 거뒀다.

지난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전성일·연출 이재규)은 공개 당시 하루 만에 월드랭킹 1위에 오른 뒤 10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등 다시 한번 'K-콘텐츠'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 소수 성적 취향 다룬 로맨틱 코미디, '모럴센스'

지난달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감독 박현진)는 넷플릭스가 제작 단계부터 참여한 국내 첫 오리지널 영화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색다른 소재를 선택한 작품은 남다른 성적 취향을 다룬다. 선정적 소재로 인해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자극성에 초점에 맞추지 않았다.

'모럴센스'는 복종과 피학에서 쾌감을 느끼는 정지후(이준영 분)가 같은 회사 같은 팀 직원 정지우(서현 분)에게 취향을 들키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작품은 지후와 지우가 BDSM(구속·훈육·지배·굴복·가학·피학을 포함한 성적 취향)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모럴센스'는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양한 성적 취향이 소개되고, 인물들은 주변의 시선에 맞서며 사랑을 찾아 나간다. 또한 '정상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들이 정한 정상의 기준을 타파하려 한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왼쪽)은 동성 간의 로맨스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은 촉법소년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각 작품의 포스터

# 동성 로맨스 '시맨틱 에러', 흥행 돌풍

지난달 16일 공개된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극본 제이선·연출 김수정)가 동성 간의 로맨스를 다루는 BL(Boy's Love)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깜짝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 OTT 오리지널 콘텐츠로서는 이례적으로 BL 장르를 내세웠기에 우려도 있었지만 그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시맨틱 에러'는 컴퓨터 공학과 아웃사이더 추상우(박재찬 분) 앞에 에러처럼 나타난 시각디자인과 인사이더 장재영(박서함 분)의 캠퍼스 로맨스로, 2018년 출간된 동명의 웹소설을 8부작으로 그려낸 이 드라마는 공개 직후부터 줄곧 왓챠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품은 전형적인 로맨스 코미디의 서사를 따른다. 그 주인공이 남녀가 아니라 남남일 뿐. '시맨틱 에러'는 원작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두 주인공이 시선을 사로잡고 설레는 장면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OST가 귀를 사로잡는다. 여기에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력이 더해져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소년심판', 한국 시리즈 최초 소년 법정 조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극본 김민석·연출 홍종찬)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촉법소년 문제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제기했다. 작품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 분)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달 25일 첫 공개 후 31위로 출발해 27일 10위에 진입했고, 3일(현지시간)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7위에 등극했다. 한국,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 국가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작품의 흥행은 국내 콘텐츠가 강세를 보였던 좀비, 크리쳐, 로맨스 외에도 다양한 장르에서도 글로벌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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