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원세나 기자] 범죄 수사 장르와 토크, 예능을 결합한 '범죄 실화물 콘텐츠'가 그야말로 안방극장 대세로 떠올랐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사건·사고들로 인해 범죄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는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며 인기를 얻고 있다.
1인칭 시점 스토리텔링…'꼬꼬무'
시즌3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가장 가까운 지인)에게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휴거 사태, 정남규 연쇄살인 사건, 수지김 간첩 조작 사건, 지존파 사건, 조희팔 사건, LA 폭동 등 뉴스나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본 사건, 사고를 소재로 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MC가 아닌 이야기꾼을 내세워 1인칭 시점으로 특정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는 스토리텔링이 인기 요소다.
미스터리한 각종 음모론 조명…'당혹사'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이하 '당혹사') 역시 시즌3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의심과 솔깃을 넘나드는 위험한 만찬'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당혹사'는 변영주 감독을 비롯해 윤종신, 봉태규, 유빈 등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간에 떠도는 각종 음모론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들은 한 테이블에 앉아 코로나19와 빌 게이츠의 관계, 김정은 대역설과 판빙빙 실종설,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의 죽음 등 시청자들이 혹할 만한 미스터리한 음모론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균형 있는 전문가 시선…'알쓸범잡'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이하 '알쓸범잡')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의 스핀오프로 '잡학' 대신 '범죄'라는 특정 소재를 가져왔다. 출연진들이 함께 창원, 광주, 보성, 파주 등 특정 지역을 찾아가 그곳을 둘러본 후 다시 모여 범죄 사건을 되짚어본다.
개별 범죄를 집중 조명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깊숙하게 들어가 그 내막과 의미를 찾아낸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김상욱 물리학자, 서혜진 변호사, 권일용 프로파일러, 장강명 소설가 등 각 분야 전문가의 균형이 돋보인다.
그 밖에도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이하 '블랙') 등 범죄 사건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티캐스트 E채널 신규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형사들의 현장 언어로 생생함 전달…'용감한 형사들'
오는 4월 1일 첫 방송 되는 티캐스트 E채널 신규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은 실제 담당 형사가 사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사 수사물'로 현재 방영 중인 여타 범죄 수사 프로그램들과는 차별화를 둘 예정이다. '용감한 형사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작가와 MBC '나 혼자 산다'를 기획, 연출한 이지선 PD가 의기투합했다.
송은이, 안정환, 이이경이 진행을 맡아 탄탄한 MC 라인업을 구축했고,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전문가 패널로 합류했다. 첫 회에는 32년 경력의 전직 강력계 형사 김복준 교수가 출연해 '용감한 형사들'의 시작을 함께한다.
'용감한 형사들' 제작진이 주목한 것은 단연 '형사들'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형사들이 들고 다니는 날것의 형사 수첩을 살펴보듯 형사들이 현장의 언어로 생생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사건을 깊숙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용감한 형사들'만의 차별화 지점이다.
최근 범죄 관련 프로그램의 인기 배경에 대해 '용감한 형사들'의 작가진은 "범죄 콘텐츠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불안, 공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인간의 민낯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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