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강일홍 기자] 배우 김용건은 66년 성우를 거쳐 KBS 탤런트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한창 인기바람을 타던 76년 대마초 사건에 휘말려 활동을 중단한다. 대마초를 피운 군 위문단 동료들과 함께 있다가 적발된 것인데 실제 그 자신은 대마초를 피우지 않았지만 동료들을 위해 혼자 죄를 뒤집어 썼다. 지금도 그의 스타일을 알만한 일화 중 하나로 남아있다.
3년 뒤인 79년 MBC 드라마 '당신은 누구시길래'로 복귀했고, '새엄마' '신부일기'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주로 재벌 회장 또는 다정한 아버지 역할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를 상징하는 대표 드라마는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다. 80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3년간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그는 최불암 김혜자의 맏아들로 사랑을 받았다.
◆ 김혜정 "정 많고 의리있는 선배, 목적을 두지 않아 편안"
김용건은 반세기 넘게 배우로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충실했던 배우다.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 흉내내기 힘든 인간적 매력으로 꼽힌다. 그는 친분이 없어도 어려운 처지에 빠진 연예계 동료가 있으면 앞장서 보듬어주는 인간미를 발산하곤 했다. 멋진 외모와 포근하면서도 깊이 있는 유머에, 정 많고 의리 있는 선배로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이유다.
"김용건 선배는 지금도 참 멋쟁이세요. 젊은시절부터 연예계 단골 패셔니스타로 불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매일 저녁 다음날 입을 옷을 미리 챙기는데 넥타이와 양말 색깔까지 일일이 자가코디를 해본 뒤에 잠자리에 들 정도니까요. 성품이 워낙 섬세하신 탓도 있지만, 깔끔하고 멋진 차림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잖아요."(후배 배우 김혜정)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20년간 선후배 연기자로 호흡을 맞춘 김혜정은 "매사 나보다 상대방을 먼저 챙기는 특별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나뭇가지가 햇볕이 드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처럼 인간관계는 이해타산에 이끌리는게 인지상정인데 (이 분은) 누구를 만나든 사람에 대한 목적을 두지 않아 주변사람들이 다들 편하게 느끼는 것같다"고 했다.
◆ 대중의 시선, '건강하고 멋진 노년 상징하는 인물로 부각'
김용건이 최근 39살 연하의 여자친구 A 씨 사이에 낳은 늦둥이 아들의 근황을 알리며 또 한번 전국민적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주 한 대학병원에서 유전자 DNA 검사로 친생자임을 확인한 뒤 현재 자신의 호적에 셋째 아들로 입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더팩트 3월15일자=[단독] 배우 김용건, 2세 아들 '유전자 검사' 친자 확인..."호적 입적>
"(처음엔) 서로 미래를 약속하거나 계획했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기쁨보다는 놀라움과 걱정부터 앞섰고, 제 나이와 양육 능력, 아들들을 볼 면목, 사회적 시선 등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뒤늦게나마) 체면보다 아이가 소중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자각, 아들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걱정과 달리 (둘다) 새 생명은 축복이라며 반겨줬다."(김용건)
그가 친자확인 과정을 거친데는 그간 떠돌았던 세간의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을 깨끗이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체면이나 시선을 의식하기 보다는 아버지로서 완벽하게 책임을 다하겠다는 진정성도 엿보인다. 이런 모습에서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따뜻하게 바뀌었다. 그가 건강하고 멋진 노년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각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