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기분 좋은 미스터리 판타지 [TF초점]


23일 두 번째 미니 앨범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 발매

빌리가 23일 두 번째 미니 앨범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을 발매했다. /미스틱스토리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K팝 아이돌의 역사는 길고 그간 수많은 팀들이 등장했다. 신인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몇몇 팀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한데 빌리(Billlie)는 이전의 그룹들과 크게 겹치는 지점이 없다. 세계관과 음악으로 확실히 차별화한 덕이다. 그리고 두 번째 앨범이 나왔다. 빌리의 정체성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앨범이다.

빌리는 지난 23일 두 번째 미니 앨범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더 컬렉티브 소울 앤 언컨시어스: 챕터 원)'을 발매했다.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다양한 고민과 이야기들을 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사적으로 표현한 앨범으로 음악, 가사, 영상, 아트, 스타일 등 모든 콘텐츠와 메시지를 하나의 이야기로 치밀하고 짜임새 있게 연결했다.

빌리가 데뷔했을 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세계관이다. 아이돌그룹의 세계관이 난무하는 요즘, 웬만한 스토리라인으로는 눈길조차 끌기 어렵지만 빌리는 확실히 달랐다. 뮤지션과 콘텐츠 명가인 미스틱스토리는 음악과 콘텐츠에 풍부한 노하우를 쌓은 회사답게 식상하지 않은 세계관을 빌리에 입혔고 싱글과 새 앨범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확장했다.

첫 앨범 'the Billage of perception : chapter one(더 빌리지 오브 퍼셉션 : 챕터 원)'의 키워드는 '미스터리'였다. 타이틀곡 'RING X RING(링 바이 링)'은 어느 마을에서 벌어진 일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통해 기로에 놓인 우리가 이 과정에서 각자 어떤 성장의 순간을 만날 것인지를 얘기했다.

이후 발표한 새 싱글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더 컬렉티브 소울 앤 언컨시어스)'와 타이틀곡 'snowy night(스노이 나이트)'는 꿈과 상상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꿈과 무의식 세계에서 느끼는 현상을 담은 시리즈의 프리퀄이었고 다음 앨범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현실에 맞닿아있으면서 동시에 미스터리함과 판타지함이 공존하는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에 이르렀다. 빌리는 전작과 교차 공존하는 우리를 둘러싼 현실, 그리고 꿈과 무의식에서의 에피소드를 빌리만의 독특한 노랫말과 미장센으로 표현했다.

타이틀곡 GingaMingaYo(the strange world)는 소년/소녀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묻게 되는 질문들을 판타지스럽게 풀어낸 곡이다. /미스틱스토리 제공

타이틀곡 'GingaMingaYo(the strange world)(긴가민가요(더 스트레인지 월드))'는 소년/소녀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묻게 되는 질문들을 판타지스럽게 풀어낸 곡이다. 지금 내가 겪고 느끼는 것들이 현실인지 꿈인지도 명확지 않은 상황이지만 무엇이 나 자신에게 옳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하는 내용이다.

'또 고민 중 사라진 빌리'라고 귀엽게 시작하는 이 물음은 2번 트랙부터 마지막 5번 트랙까지 촘촘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문득 느껴졌지 곳곳의 흔적들이 조금씩 다른 느낌 헷갈리지'('a sign ~ anonymous'), '하나처럼 이어진 끈 넌 이리로 난 네게로 쓱 밀어 떠밀어 둘만 아는 통로로'('overlap(1/1)'), '이 굴레 속 답을 찾아 걸어 반복된 시간 그 안에서 같은 space 같은 days 돌고 돌까 왜'('M◐◑N palace'), '너와 함께 이젠 두 손 마주 잡고 환하게 피어날 거야 함께해 언제나('believe')처럼.

딱히 비슷한 뭔가를 떠올리기 쉽지 않은 세계관도 세계관이지만 이걸 담아낸 음악 자체도 신선하다. 사운드부터 곡 구성까지 평범하지 않다.

일렉트릭 기타, 신스 조합의 'RING X RING'은 이모코어록을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가 곡 전반을 감싸면서 긴박함을 자아내고 곡의 분위기가 수시로 바뀌어 다이내믹하다. 'GingaMingaYo'는 이전보다 라이트한 사운드로 이질감을 줄였다. 그러나 이 곡 역시 정글 비트 등 뻔하지 않은 전개로 재미를 더했고 흥을 돋운다.

빌리는 지난 22일 멤버 시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쇼케이스를 취소한데 이어 24일엔 하람과 션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앨범을 발매해놓고 무대를 보여주지 못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앨범만으로도 빌리의 성장과 색깔을 오롯이 확인할 수 있고 이들의 무대를 더 기다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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