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걸그룹 스테이씨(STAYC)가 '틴프레시'에 '크러시'를 한 스푼 더했다. 신선한데 낯설지 않고 팀의 성장과 맞물려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변화다.
스테이씨(수민, 시은, 아이사, 세은, 윤, 재이)가 지난 21일 두 번째 미니 앨범 'YOUNG-LUV COM(영러브 닷컴)'을 발매했다. '4세대 대표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스테이씨가 5개월 만에 발매하는 신보다. 음악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비주얼과 보컬 등 모든 면에서 좀 더 세고 과감해졌다. '틴프레시'를 지나 다음 단계로 향하는 모습이다.
타이틀곡 'RUN2U(런투유)'는 셔플 리듬의 신스베이스를 시작으로 예상치 못하게 공격적으로 터지는 드롭 파트와 브라스 사운드의 조합이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남들이 뭐래도 사랑을 위해서라면 두려움 없이 너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색안경'에서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마요 난 좀 다른 여자인데 겉은 화려해도 아직 두려운 걸/너무 세게 안으면 숨 막혀요 조금 서투를지도 난 아직도'라고 수줍은 듯하게 말하던 스테이씨는 'RUN2U'에서 '타 버리고 파 너의 사랑은/다 버리고 파 너만 있다면/선을 넘는 거래도 over and over 다쳐도 괜찮아 I'LL RUN TO YOU'처럼 더 도발적이고 강하게 외친다.
전반적으로도 보컬에 힘을 더 줬지만 강렬한 비트에 맞춰 마디마디마다 끝음절에 힘을 더 싣는 다이내믹한 전개는 스테이씨의 변화와 성장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뮤직비디에오에서도 확 달라진 무드가 느껴진다. '색안경'에서 학교와 집을 배경으로 스쿨룩과 파티룩을 소화한 스테이씨는 'RUN2U'에서 학교를 떠나 가죽, 펄, 화려한 액세서리 등 과감한 소재를 택했다. 화장품, 인형 등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주를 이뤘던 것에서도 벗어나 오토바이, 불, 활 등으로 한층 강렬한 느낌을 줬다.
선명한 색감과 블링블링한 분위기는 여전하고 이는 스테이씨만의 '틴프레시'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전에 없던 강렬한 요소들을 배치함으로써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사가 활을 쏴 자신을 가두고 있는 결계를 깨부수거나 윤이 오토바이를 타고 새로운 세계로 질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스테이씨는 짝사랑을 상큼하게 표현한 'SO BAD(소 배드)', 이상형이 나타나주길 바라는 마음을 톡톡 튀게 표현한 'ASAP(에이셉)'으로 Z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갔고 전작 '색안경'에서 사회적 편견을 꼬집었다. 걸그룹으로서 쉽지 않은 시도였지만 '틴프레시'라는 팀 색깔에 맞춰 경쾌하게 풀어냈다. 그렇게 조금씩 본인들의 이야기를 확장해 왔다.
그리고 '틴프레시'에 크러시를 한 스푼 넣은 'RUN2U'는 좀 더 성숙한 스테이씨를 보여주는 동시에 스펙트럼 확장으로 앞으로의 변화까지 예감케 한다. 핑크빛으로 가득한 공간에 있던 스테이씨 멤버들이 벽에 난 구멍을 타고 넘어 흙바닥에 발을 내디디는 'RUN2U' 뮤직비디오의 후반부 장면은 그래서 좀 더 의미심장하다.
시은은 앨범 발매 당일 진행한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스테이씨가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성숙해지고 강렬한 스테이씨를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 틴프레시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시은의 말처럼 'RUN2U'는 그간 스테이씨가 보여준 '틴프레시'의 연속선상에 있는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품고 있다. 낯설지 않으면서 신선한 영리한 변화다. '틴프레시' 콘셉트는 제한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RUN2U'는 그 영역을 좀 더 넓혀주면서 'Star To A Young Culture(스타 투 어 영 컬쳐)'라는 팀의 본질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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