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가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새해 초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개봉 하루 만에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행' '킹덤'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세계인들을 매료시킨 'K-좀비물'을 정리하고 그 매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서구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좀비물'이 이제는 'K-좀비'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 세계 팬들을 감염시키고 있다. 뒤늦은 시작이었지만 빠르게 인정받으며 'K-콘텐츠'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전성일 연출 이재규)이 다시 한번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월드랭킹 1위에 오른 뒤 10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공개된 지 10일 만에 누적 3억 6102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5위로 '오징어 게임' '종이의 집 파트4' '종이의 집 파트3' '종이의 집 파트5'의 뒤를 잇는 순위다.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신선한 소재와 긴박한 스토리, 사실적인 묘사로 '한국형 좀비 그래픽 노블'이라는 극찬을 얻은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천성일 작가가 극본을 맡아 학교라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10대 청소년의 사투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여기에 박지후 윤찬영 조이현 로몬 등 신선함과 연기력을 겸비한 신예들이 대거 합류해 풋풋하고 싱그러운 매력으로 다채로운 캐릭터를 그렸다.
'K-좀비' 신드롬, 영화 '부산행'으로 촉발
'K-좀비' 신드롬은 지난 2016년 영화 '부산행'의 흥행으로부터 시작됐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하는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공유 김수안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으며, 개봉 당시 국내에서 1156만 관객을 동원했다. 제69회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섹션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기도 했다.
영화는 국내 흥행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사로잡으며 국내 좀비물의 세계적 성공을 이뤄냈다. 해외 팬들은 지금껏 접했던 서구권 좀비물과 다른 한국형 좀비물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었으며 미국 버전 리메이크 제작이 정해지기도 했다. 할리우드판 '부산행'은 '밤이 온다'를 연출한 티모 타잔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컨저링' 등을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한다.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K-좀비' 흥행 만개
'부산행' 이후 'K-좀비' 신드롬에 화력을 더한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린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은희 작가가 집필했으며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가 연기했다.
작품은 전 세계 공개 후 훌륭한 영상미와 스토리 전개로 국내외에서 연일 호평을 끌어냈으며, 특히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갓, 유교사상 등 조선시대의 다채로운 문화를 세계 팬들에게 긍정적으로 알리며 뜻밖의 유의미한 효과도 함께 거뒀다.
2019년 시즌1을 공개한 넷플릭스는 곧바로 2020년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창의 피의 사투를 그린 시즌2를 공개한 데 이어 2021년 '킹덤' 세계관의 한 에피소드를 다룬 '킹덤: 아신전'을 공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영화 '반도'·'#살아있다', '믿보 콘텐츠' 등극
2020년 나란히 개봉한 영화 '반도'와 '#살아있다'의 연속 흥행은 어느덧 'K-좀비물'을 '믿고 보는 작품'의 반열에 올렸다. 영화 '반도'는 '부산행' 4년 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렸다. '부산행'에 이어 연상호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으며 강동원과 이정현이 열연을 펼쳤다.
이후 개봉한 영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조일형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박신혜 유아인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두 영화는 극장가 침체라는 코로나19의 악재 속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도'는 해외 선판매로 흥행에 성공했고 '#살아있다'는 넷플릭스를 통한 작품 공개를 선택, 전 세계 시청자들을 공략하며 흥행에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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