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2022 내일은 국민가수 전국투어 콘서트'(이하 '국민가수')를 앞두고 두 배 뛴 가격의 리셀티켓(재판매 표)이 등장해 공연팬들 사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가수' 티켓은 4일 한 티켓 판매 중개 사이트에 최소 23만 원에서 최대 35만 원까지 호가로 올라왔다. 일종의 암표 처럼 거래되고 있는 이 티켓은 단독 판매처 인터파크 티켓에서 15만 원 정가에 팔렸던 VIP 플로어석이다.
오는 26일~27일 이틀간 4회 공연을 앞둔 '국민가수' 콘서트는 지난해 연말과 지난달 20일 두 차례에 걸쳐 사전예매를 통해 모두 매진됐다.
취재 중에 들여다본 중고사이트에서는 한두 장이 아니라 여러 장을 되파는 장면도 목격됐다. 같은 날 중고 판매 중개 사이트 '중고나라'의 한 이용자는 단독으로 일산 공연 VIP 플로어석 티켓 11장을 되팔았다. 다른 이용자는 서울 공연 VIP 플로어석 티켓 8장을 판매 목록에 올렸다.
티켓을 구입했다가 불가피하게 공연 참석이 어려워져 티켓을 양도하려는 경우와는 성격이 달라보였다. 2장 또는 4장 이내가 아니라 무더기표를 내놓은 의심스런 상황만 봐도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티켓을 대량 구매한 뒤 되파는 '암표'로 비치는 대목이다.
웃돈을 얹어 구매한 티켓을 택배로 수령하고 나면 구매자와 관람자의 신분이 같은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현장 수령 때는 필수로 거쳐야 하는 절차다. 택배 일괄 배송으로 암표 판매가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 미국 티켓마스터 '경매 형식' 예매 플랫폼 선진화 목소리도
팬들 사이 불만도 적지 않다. 한 이용자는 지난달 6일 '2022 내일은 국민가수 전국투어 콘서트' 고객 문의에 "암표 신고할 수 없냐"며 글을 올렸다. 공연기획사 측에도 다수의 부정거래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 엘티미디어 측 관계자는 "부정거래 예매 리스트를 작성하고 계속 신고를 받고 있다. 현재 부정거래 신고가 27건 정도 들어온 상태"라며 "10장 이상 대량으로 예매한 사람에게는 신분 확인을 요청, 오차가 있을 때 강제 예매 취소를 하고 있다. 부정거래로 적발된 티켓에 대해서는 배송하지 않고, 신분 확인 절차가 있는 현장 직접 수령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다수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예매 플랫폼이 선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티켓 판매 사이트 티켓마스터는 플랫폼 내에서 경매 형식으로 티켓을 재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공인 암표'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의 미국 LA 콘서트 '퍼미션 투 댄스 스테이지' 티켓 재판매 가격이 1800만 원까지 치솟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경우 티켓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티켓 가격에 붙는 수수료가 공정하게 플랫폼과 아티스트에게 분배된다. 웃돈을 모두 암표상이 챙기는 한국식 암표와 구조가 다른 이유다. 다만 티켓마스터는 최대 1회까지만 양도가 가능해 이용자의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한편 '2022 내일은 국민가수 전국투어 콘서트'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 톱10(박창근 김동현 이솔로몬 박장현 이병찬 고은성 손진욱 조연호 김희석 김영흠)이 출연하는 첫 오프라인 공연이다.
지난해 12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진행된 공연 티켓 판매는 개시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매진을 기록했다. 엘티미디어는 서울 지역만 1회 공연을 추가해 지난달 20일 다시금 티켓 판매를 개시했고, 이마저도 빠르게 매진되면서 암표까지 생기는 상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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