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가 전하는 '말의 무게'③


이준호만의 정조 이산이 탄생한 이유

배우 이준호가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나만의 정조를 보여주겠다."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 이준호가 밝혔던 각오다. 그는 이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독기'라고도 표현한다. 이준호는 '말의 무게'라고 전했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 이하 '옷소매') 팀은 사전에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화끈한 시청률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준호가 먼저 '15%'를 목표로 밝히며 "넘기만 한다면 사실 뭔들 못 하겠나. 곤룡포를 입고 2PM '우리집' 춤도 추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이덕화 역시 "그렇다면 난 그 옆에서 낚시를 하겠다"고 덧붙이며 힘을 실었다.

그리고 작품은 매회 시청률 수직 상승을 보이더니 결국 최종회에서 15%를 뛰어넘는 17.4%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준호는 얼떨떨하면서도 "말이 주는 힘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청률 공약 이행이라는 게 사람의 힘으로만은 안 되지 않나. 그렇지만 꿈은 크게 가져야 하며 염원하는 건 언젠가 이뤄진다는 생가에 15%라는 수치를 정했었다"며 "때문에 공약을 걸면서도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것인 '곤룡포 우리집'을 약속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도 경솔하지 않게 말을 조심해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했어요. 그래도 제가 약속했던 말을 이루게 돼 너무 행복해요. 저 말고도 많은 배우들이 여러 가지를 약속했던 터라 그분들도 어리둥절할 거예요. '옷소매' 팀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있으니 늦지 않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배우 이준호가 자신만의 정조를 완성하기 위해 1년간 노력했다고 밝혔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준호의 정조'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뱉은 말을 실제로 이뤄내기 위한 그의 노력이 응축된 결과물이었다. 정조는 대중에게 익숙한 역사적 인물인지라 그를 중심으로 한 작품도 다양했다. 그만큼 '이산'의 이서진, '역린'의 현빈 등 정조를 연기한 배우도 많았다.

이준호로서는 방송 전부터 쟁쟁한 선배들의 정조 위에 자신의 정조를 덧입혀야 했던 막중한 임무가 부여됐던 셈이다. 부담감을 느낄 법도 하건만, 이준호는 오히려 도전 정신이 앞섰다. 그는 "다른 왕도 아닌 정조는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왕인 데다 성군이라 알려진 분이니 욕심 나는 캐릭터였다"며 "앞서 선배님들께서 다양한 스타일의 정조를 보여주셨으니 나도 내 스타일의 정조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 큰 부담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준호는 자신만의 정조를 보여주기 위해 뭐 하나 허투루 한 게 없었다. 우선 기본적으로 왕세손의 부담감부터 왕으로서의 무게까지 보여주는 것은 물론 힘 있는 말투와 강단 있는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약 1년간을 정조로 살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에 따른 약간의 문제점도 있었다. 이준호는 "정자세로 꼿꼿이 앉아있다가 보니 고관절이 아프더라. 작품 초반에는 긴장감을 보여주기 위해 몸에 너무 힘을 줬더니 담에 걸리기도 했다. 또 외모적으로 예민함을 표현하기 위해 2021년 내내 식단 조절을 해야 했다"며 웃어 보였다.

일차적으로 큰 뼈대를 마련했다면, 이후에는 이준호만의 매력을 가미했다. 그는 "정조의 감정 폭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실제로도 우리 작품은 세손부터 정조 말년까지를 보여주다 보니 다채로운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 감정 표현에서도 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개인적으로는 대사 템포나 리듬감을 신선하게 해보자는 욕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준호의 말처럼 '옷소매'는 세손 시절의 이산부터 왕이 돼 뜻을 펼치는 모습까지 정조의 성장 서사와 일대기를 보여줬다. 이준호는 때로는 미묘하게, 때로는 두드러지는 차별점을 두며 시간의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 또한 이준호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계산한 결과였다.

"세손 시절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보니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없었어요. 그 감정의 응어리가 5회 엔딩 중 덕임과의 대화에서 나오는데, 그때 대사들이 세손의 입지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았죠. 말이 주는 힘이 강하다 보니 당시 감정이 너무 이입돼 마음이 아팠어요. 대본에 없는 눈물까지 나왔을 정도죠. 반면 왕이 됐을 때는 여전히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살지만,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삶은 아니기 때문에 부담감을 한층 벗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중점을 뒀어요. 호흡이나 손동작 등도 세손 때보다 더욱 과감하게 했죠. 정조 말년 때는 이 모습들이 더 편하게 나올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 참는 것이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견디는 것이다. 난 고통이 무엇인지 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지도 안다. 난 이 나라의 왕세손이다. 나에게 언젠가는 힘이 생겨 그 힘으로 수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이루고자 하는지, 네가 아느냐." -'옷소매' 5회 엔딩 장면 중 이산의 대사

배우 이준호가 말의 무게와 중요성을 언급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준호는 인터뷰 내내 '말의 무게' '말이 주는 힘'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긍정적인 힘은 중요하다는 그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이준호는 어렸을 때부터 '진실과 진심은 통한다'고 믿었단다. 때문에 원하는 꿈이 있으면 계속해서 말로 내뱉으며 중심을 잡았고, 단순히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현실로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이준호는 "어렸을 때는 말의 힘이 꿈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말의 무게'는 나를 긍정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모든 말들이 당연하게 이뤄지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생각했던 대로 말하는 대로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최대한 좋은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우리집'이 역주행하며 화제의 아이콘이 된 데 이어 전역 후 작품의 흥행까지 더해지며 승승장구한 한 해를 보낸 이준호다. 그는 지금의 인기를 증명하기 위해 부담감을 느끼지도, 그렇다고 이 상황에 안주하지도 않을 계획이다.

"'우리집'은 6~7년 전에 발매한 곡이기 때문에 역주행 현상이 즐겁고 감사했지만 금세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렇다고 이 화제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어요. 지금껏 해온 것처럼 똑같이 묵묵히 하는 것이 저를 증명하는 법이 아닐까요. 오히려 들뜨지 않게 저를 더 잡았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사실 2PM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 시간이 제 자신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도 어떤 부담보다는 저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시너지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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