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케이블 등 방송 채널뿐 아니라 OTT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 후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지는 가운데 특히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올해도 줄지어 공개될 전망이다. 지난해 큰 사랑을 받은 작품과 함께 올해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살펴보고 이런 트렌드가 지속하는 이유와 장단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웹툰 또는 웹소설 기반 콘텐츠들 흥행몰이 성공
[더팩트|원세나 기자] 최근 국내 콘텐츠 시장은 웹툰 및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큰 호응을 받으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 '지옥' 등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한 영상 콘텐츠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흥행에 불을 붙여 이러한 흐름에 더욱 불을 지폈다. 더불어 각 방송사를 비롯해 여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다채로운 작품들이 눈에 띈다.
먼저 지난해 2월 공개된 '승리호'와 11월 공개된 '지옥'은 모두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와 시리즈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로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이 출연했다. 극장 개봉 기대작으로 관심을 받았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됐다.
영상 콘텐츠 순위 조사업체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 '승리호'는 넷플릭스 공개 당시 이틀 만에 28개국에서 인기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미스터리 스릴러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등이 주연으로 출연해 호연을 펼쳤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작품은 고강도 SF 기술과 배우들의 호연은 둘째 치더라도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초자연적인 설정에 종교단체, 변호사, 형사, 방송사 PD, 시민 등 각 인물의 서사가 맞물려 사회의 부정적 측면들을 극대화한 디스토피아를 대중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개 직후 전 세계 넷플릭스 TV프로그램 시청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렸다.
이어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은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어모으며 국내 순수 OTT 티빙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작품은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이야기로,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30살 여자들의 삶을 빌려 몸과 마음을 녹여줄 위로를 전한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했으나 특이한 것은 웹툰의 설정만 빌려오고 새로운 이야기로 구성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다. 티빙에 따르면 '술꾼도시여자들' 3, 4회가 공개된 이후 첫 공개 때보다 시청UV(순 방문자 수)가 2.5배 상승했으며 티빙의 유료 가입자 기여 수치는 4배가 뛰어올랐다. 또한 5, 6화 공개 후 유료 가입 기여 수치가 전주 대비 178%나 증가했다.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극본 김윤주·김경란 연출 이상엽)은 작품은 세포들과 함께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평범한 유미(김고은 분)의 이야기를 그린 세포 자극 공감 로맨스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원작 웹툰을 충실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원작 팬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스토리의 각색과 구성은 물론 김고은 안보현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호연과 높은 싱크로율로 기존 팬들을 만족시켰다. 또한 현실 연애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호평을 끌어냈다.
그 외에도 지난해 웹툰 또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여러 작품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박지현 문화평론가는 "원작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며 "이미 탄탄한 기존 팬덤을 보유한 만큼 화제성과 안정성이 보장되지만 그만큼 비교 대상도 뚜렷하기에 위험부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의 결은 유지하면서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키는 한편 새로운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다채로운 변주를 시도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 작업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제작진이 깊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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