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질주에 빌리·버가부까지…신인 매력 3대장(영상)

굵직한 신인 걸그룹들의 데뷔, 더 뜨거워진 4세대 활약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지난해 11월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에스파(aespa)가 1년여 만에 4세대 걸그룹의 선두에 섰고 히트 프로듀서 블랙아이드필승이 제작한 스테이씨(STAYC)도 비슷한 시기에 첫발을 뗀 뒤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뒀다. 레드벨벳-트와이스-블랙핑크를 이을 4세대의 주역들이다.

그런 가운데 올해 굵직한 걸그룹이 속속 데뷔하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아이브(IVE)가 데뷔 2주 만에 역대급 성과들을 거두며 멀찌감치 질주했고, 빌리(Billlie)가 데뷔 활동에 이어 7인조 완전체로 초고속 컴백하며 상승세를 잇는다. 여기에 히트 프로듀서 라이언전이 제작하는 버가부(bugAboo)도 본인들만의 색깔로 눈도장을 찍었다.

'완성형' 자신감 아이브, 기록으로 증명

아이브는 데뷔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는 팀이었다. 무엇보다 엠넷 '프로듀스48'을 거쳐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으로 활동했던 안유진 장원영의 존재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이 두 명만으로 승부가 되지는 않는다. '프로듀스101'과 이후 파생 그룹을 통해 이를 학습한 스타쉽은 서두르지 않고 더 심혈을 기울여 최적의 6명 조합을 완성했다.

그렇게 아이브는 지난 1일 싱글 앨범 'ELEVEN(일레븐)'을 발표했다. 올해 4월 아이즈원이 공식 해체된 지 7개월여 만으로 안유진 장원영은 다른 멤버들인 가을 레이 리즈 이서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충분했다. 이미 데뷔한 팀에 합류하는 것과 함께 첫발을 떼는 건 느낌이 많이 다르다. 아이브는 시작부터 함께 했고 소속사는 '완성형'이라고 자신했다.

아이브와 데뷔곡 'ELEVEN'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별다른 세계관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수 년간 아이돌그룹은 데뷔 전부터 저마다의 '세계관'을 어필하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아이브는 추상적인 뭔가를 내세우기보다 직관적인 현재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그 결과는 음반 및 음원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으로 귀결됐다.

아이브는 초동 15만 장 돌파 등 데뷔 2주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타쉽엔터 제공

싱글 앨범 'ELEVEN'은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이 무려 15만 장을 돌파했는데 이는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1위다. 팬덤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건 음원 성적이다. 'ELEVEN'은 12월 2주 차(12.06~12) 주간차트에서 8위에 올랐는데 엠넷 '쇼미더머니10' 음원을 제외하면 아이유에 이어 두 번째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ELEVEN'은 빌보드 핫 트렌딩 송즈 차트 4위,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각각 68위, 38위로 진입했다. 포브스의 칼럼니스트 휴 매킨타이어는 "아이브는 이제 역대 최고의 걸그룹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평했다.

아이브는 이같이 열성적인 팬덤의 지지에 힘입어 순식간에 음악방송 인기차트 1위에 오르며 '신인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브의 데뷔곡 'ELEVEN'은 데뷔 2주만인 17일 KBS '뮤직뱅크'에서 첫 지상파 음악방송 순위 1위를 차지한데 이어 18일 MBC '쇼!음악중심'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데뷔에 앞서 멤버들이 한 명씩 공개될 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아이브는 전 멤버가 센터라 할 수 있을 만큼 비주얼과 실력이 출중하다. 아이즈원에서도 돋보였던 안유진 장원영만 보이는 팀이 아니다. 두 사람이 앞장서 각종 예능에서도 활약하고 있지만 무대를 보면 전 멤버가 고루 매력을 발산하며 조화를 이룬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

'김수연 합류' 빌리, 이제 진짜 시작

빌리는 독특한 세계관을 부각했다. 아이돌그룹의 세계관이 난무하는 요즘, 웬만한 스토리라인으로는 눈길조차 끌기 어렵지만 빌리는 확실히 다르다. 뮤지션과 콘텐츠 명가인 미스틱스토리는 음악과 콘텐츠에 풍부한 노하우를 쌓은 회사답게 식상하지 않은 세계관을 빌리에 입혔다. 그 키워드는 일단 '미스터리'다.

아이유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조합 이민수x김이나는 뻔하지 않은 타이틀곡 'RING X RING(링 바이 링)'을 선사했다. 이 곡은 어느 마을에서 벌어진 일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로에 놓인 우리가 이 과정에서 각자 어떤 성장의 순간을 만날 것인지를 얘기한다.

'흔적이 없대 is she dead dead?/흔적이 있대 is it blood blood?/알 길이 없어 where did she go go/고양이도 없어 아주 멋진 여행인가 잠적인가' 등의 노랫말은 단순히 들리는 것을 넘어 마치 흥미로운 한 편의 짧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일렉트릭 기타, 신스 조합의 이모코어락을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는 단번에 귀에 꽂힌다.

빌리는 션(김수연)의 합류로 완전체가 됐고 신곡 snowy night로 초고속 컴백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스틱스토리 제공

빌리는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다음 이야기로 이어나갔다. 데뷔 앨범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인 14일 새 싱글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더 컬렉티브 소울 앤 언컨시어스)'를 발표한 것. 곡 공개 전부터 다양한 사전 콘텐츠를 통해 뿌려놓은 '떡밥'들은 빌리에 더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다.

타이틀곡은 'snowy night(스노이 나이트)'다. 이번 곡에 담은 이야기도 흥미롭다. 모두가 들떠있는 듯 하지만 매년 점점 더 평범해지고 지루해지는 크리스마스에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평소와 다름 없는 똑같은 일상 속에서 스노우볼을 발견하고, 꿈과 상상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엠넷 '걸스플래닛999'에서 매력적인 비주얼과 빼어난 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수연이 활동명 션으로 빌리에 합류한 뒤 내놓는 곡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은다. 최종 10위를 차지해 9명으로 꾸려진 그룹 케플러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순위가 보여주듯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고 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어 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버가부, Z세대 잡으며 산뜻한 첫발

지난해 블랙아이드필승이 스테이씨를 성공적으로 론칭한데 이어 또 한 명의 스타 프로듀서 라이언전이 버가부를 내놨다. 버가부는 '벅(bug)' 세계의 평범했던 소녀들이 매개체(a)를 만나 '부(boo)'의 세계로 건너가 여러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스토리라인을 내세웠다.

버가부는 지난 10월 데뷔 싱글 'bugAboo'를 발표했다. 'bugAboo'는 새로운 세계로 떠난 버가부 멤버들의 모험기를 담았다.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지. 이건 꿈이 아닌걸' 등의 가사가 버가부의 세계관이 시작됐음을 암시했다. 여기에 절도 있는 퍼포먼스와 따라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더해져 팀 색깔을 알렸다.

버가부는 지난 10월 데뷔해 탄탄한 실력에 독특한 세계관으로 본인들만의 색깔을 알렸다. /비주얼캠 캡처

데뷔 활동은 꽤 성공적이다. 'bugAboo'는 발매 직후 25일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 42위를 차지했고 멜론 최신 차트에서는 96위로 진입해 26일 오전 11시 기준 51위까지 상승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또 뮤직비디오는 공개 14시간 만에 100만 뷰, 일주일 만에 1000만 뷰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탔다.

데뷔 활동은 마쳤지만 그 이후의 행보가 다음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지난 9일 기준 글로벌 쇼트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공식 계정 '버가부'는 누적 조회 수 6583만뷰, 은채 초연 지인의 계정이 6715만뷰, 유우나 레이니 시안의 계정이 4974만뷰를 기록하면서 누적된 총 조회 수 1억 8000만뷰를 돌파했다.

틱톡은 Z세대가 주 활동 층이라는 점에서 버가부가 틱톡에서 기록한 조회 수는 유의미하고 향후 활동에서 중요한 원동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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