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킬러콘텐츠 하나가 방송사의 전체 위상을 좌우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이는 방송사 경영진이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명제'인데요.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관심을 갖는 대박 콘텐츠, 즉 돈이 될 만한 '잘 팔리는 콘텐츠'의 위력은 다(多)플랫폼 시대에 더욱 커졌습니다. '먹히는 킬러콘텐츠'에 모두가 목을 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콘텐츠 창작자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도 되지요.
김태호 PD는 '무한도전'과 함께 방송 예능의 상징처럼 늘 거론돼온 이름인데요. 그는 MBC에서 무려 12년간 '무한도전'의 연출을 맡으면서 킬러콘텐츠 PD의 역량을 뚜렷이 각인시켰습니다. 그리고 MBC 방송연예대상 '네티즌이 뽑은 올해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포함해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한국PD대상 'TV예능부문 작품상' 등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 '잘 팔리는 콘텐츠'의 위력, 다(多)플랫폼 시대 '더 절실한 니즈'
'예능스타 PD'를 언급하면 KBS에서 '1박2일'을 성공시킨 뒤 tvN으로 이적한 나영석 PD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다만 나 PD와 달리 김 PD는 표현이나 제작비 규모에 제약이 따르는 기존 방송사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로운 콘텐츠 제작'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소재의 다양성과 수용자 니즈, 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자체 스튜디오를 매개로 여러 플랫폼에서 이를 입증하고 구현한다는 것이죠.
지난 9월 김태호 PD가 MBC를 떠나 독자 행보를 선언한 뒤 방송계는 또 한번 콘텐츠 패러다임의 달라진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김 PD는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는 속내를 밝혔고, 최근 윤곽을 드러낸 그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인 새로운 콘텐츠 '먹보와 털보'로 한껏 기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 '이적설' 서혜진, "C사와 프로그램 협업한 게 와전된듯" 강력 부인
최근 방송가를 긴장시키고 있는 또 한명의 스타 PD는 바로 서혜진입니다. 그가 OTT 영상 플랫폼 서비스 업체 C사로 이적한다는 이른바 '100억 계약설'이 나돌면서입니다. 방송가에서 시작돼 관련 업계는 물론 재계로까지 번진 이 내용은 '연내 TV조선을 떠난다'는 시나리오가 매우 구체적이어서 그가 몸담고 있는 내부 구성원들조차 실체 파악에 혈안이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서혜진 PD는 TV조선의 위상을 바꾼 인물입니다. SBS에서 종편채널로 이적한 뒤 단번에 방송계 예능판도를 뒤흔든 주인공이죠.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우리 이혼했어요', 그리고 최근의 '국민가수'까지 모두 서혜진표 프로그램입니다. 덕분에 TV조선은 개국 이후 '꼴찌'의 굴욕을 벗고 당당히 '콘텐츠 강자'로 올라서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방송사들의 '요일별 편성전략'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건 벌써 오래전 일입니다. 편성의 영향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시장성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혜진 PD의 존재가 절실한 TV조선은 이미 파격 대우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당사자의 부인에도 '이적설'은 오히려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풍문 같은 시나리오일지라도 답은 오직 하나입니다.
'플랫폼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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