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신분+클리셰까지, 반전의 묘미 제대로 살리는 박은빈의 저력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배우 박은빈이 궁중 로맨스의 새 지평을 열었다.
KBS2 월화드라마 '연모'(극본 한희정, 연출 송현욱, 이현석)에서 왕좌에 오른 박은빈의 새로운 이야기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개로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박은빈은 '남장 여자 왕'으로 이제껏 본 적 없는 궁중 로맨스를 써 내려가고 있다.
29일 방송된 '연모' 15회에서 박은빈은 왕이 된 이후 더욱 깊고 진해진 이휘의 궁중사(史)를 그려갔다. 특히 정지운(로운 분)과의 로맨스 제2막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버지 혜종(이필모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끝내 맺어지지 못했던 인연의 아쉬움을 달래듯 왕과 신하로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이전보다 더 애틋하고 설레는 연모를 시작했다.
휘는 최전선에서 자신을 보필하는 지운과 함께 한기재(윤제문 분)에게 맞설 반격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가 하면, 아무도 보지 않는 틈을 타 남몰래 감정을 주고받으며 색다른 '수어지교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더불어 휘를 두고 벌어지는 지운과 이현(남윤수 분)의 팽팽한 기싸움부터 중전 노하경(정채연 분)의 애정 어린 사랑 공세까지 휘의 '4각 관계' 스토리 역시 애틋한 로맨스 안에 또 다른 설렘과 재미를 더했다.
한편 허수아비 왕 행세로 한기재를 안심시켜놓은 휘는 전 이조판서, 신영수(박원상 분)를 다시 궐로 불러들임으로써 본격적인 반격 태세에 돌입했다.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한기재를 무너뜨릴 증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그의 모습은 '불비불명'이라는 말처럼 조만간 불어닥칠 큰 변화를 예고하는 듯했다.
이처럼 박은빈은 '연모' 속 이휘라는 인물의 성장을 입체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그려가고 있다. 세손 오라비부터 아버지의 죽음까지 휘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인생을 뒤바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는 더욱 강인해졌고 더 이상 희생이 아닌 맞서 싸움을 택했다.
때문에 변화된 휘가 정치와 로맨스를 대하는 모습을 이전과 다른 온도차로 그려내는 박은빈의 연기는 드라마 초중반과는 다른 카타스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성별부터 신분, 그리고 로맨스 설렘을 가중시키는 클리셰까지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박은빈이 '연모'를 어떻게 완성시켜 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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