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0일 첫 촬영 박훈정 감독 신작 '슬픈열대' 출연 확정
[더팩트|강일홍 기자] 대중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들을 두고 흔히 '유명세를 탄다'고 말하지만 이 표현은 잘못 사용된 말입니다. 유명세(有名稅)란 단어는 기세를 뜻하는 세(勢)가 아니라 세금의 의미를 담은 세(稅)가 접미어로 붙은 한자입니다. 인기로 인해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불편을 세금에 비유해 이르는 말인 거죠. 유명세란 단어는 '유명세를 치르다'란 뜻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스타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으로 인기를 얻고 유명해집니다. 물론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도 요구받습니다. 잘못된 말과 행동에는 따금한 질책이 뒤따르게 마련이죠. 많이 갖고 누리고 유명해질수록 언행을 더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중스타로 불리는 연예인들은 일반인들이라면 내지 않아도 될 이런 유명세를 따로 부담하고 사는 셈입니다.
◆ 진실 감춘 '무차별 폭로', 변명보다 '솔직한 사과'로 정면 대응
배우 김선호는 한 달여 전인 지난달 17일 기상캐스터 출신 A 씨의 폭로로 혼인빙자와 낙태종용 의혹 등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A 씨가 '김선호와 교제 중 임신한 뒤 낙태를 종용받고,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음에도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하면서인데요. 한창 인기가도를 달리던 배우한테 치명상을 가한 충격의 폭로였습니다.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속 순수 청년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모습은 순식간에 CF계약 취소 등의 악재로 이어졌습니다. 자칫 모든 걸 다 잃게 될 절체절명의 상황에도 김선호는 변명보다는 솔직한 사과로 먼저 고개를 숙입니다. "그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 내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상처를 줬다.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다."
진실을 감추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 위한 폭로는 역풍을 맞기 쉽습니다. 지인이라는 이름으로 제3자들이 나서며 진실공방으로 번졌고 전 여자친구 A 씨의 실체도 한꺼풀씩 벗겨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살던 집에 갔다가 혹시나 해서 CCTV 영상을 열어봤더니 집에 남자 3명을 끌어들였더라"고 말한 전 남편의 증언은 결정타가 됐습니다.
◆ 유명세(有名稅) 치른 만큼 더 멋진 연기로 보답, '격려의 시선'
작품을 함께한 스태프들도 김선호의 인성을 거론하며 가세하는데요. 이후 A 씨는 뒤늦게 "직접 사과를 받았고,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며 최초 폭로 글을 삭제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잃고난 뒤입니다.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시즌4에서 하차했고 차기작으로 거론됐던 영화 '도그데이즈'와 '2시의 데이트'도 결국 중단되고 맙니다.
김선호는 최근 박훈정 감독의 신작 '슬픈열대' 출연을 확정했습니다. 영화사 금월이 제작하고 스튜디오앤뉴가 공동제작하는 작품으로, 다음 달 10일 촬영에 들어갑니다. 무차별 사생활 폭로 이후 첫 작품인 셈이죠. 보는 사람들마다 조금씩 견해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사생활 논란으로 혹독하게 홍역을 치른 그에게 격려의 시선도 많습니다.
남녀 간 사랑과 이별은 언제든 갈등과 싸움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다만 유명인의 경우 대중의 시선에 어긋나게 치사하고 비열한 행동을 했느냐, 잘못을 감추려고 말바꾸기와 거짓말을 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김선호의 반전 계기는 솔직함에서 밑거름이 됐고, 활동 재개 역시 대중이 인정하는 순리로 보입니다. 유명세(有名稅)를 치른 만큼 더 멋진 연기로 보답하고 보상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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