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해 뭐든지 다 하는 오윤희 역 맡아 열연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유진이 지난해부터 약 11개월 동안 이어져 온 '펜트하우스'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유진은 한없이 선한 줄 알았던 오윤희의 반전 악행을 세밀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인생캐'를 탄생시켰다.
유진은 최근 종영한 SBS '펜트하우스 3'(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에서 오윤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태어나서 한 번도 부유해본 적 없는 그는 오로지 자식의 성공을 위해 상류사회에 입성했지만 끝내 비극을 맞이하는 인물이다. 유진은 캐릭터의 지독한 모성애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을 이끌었다.
"긴 촬영이 끝나서 속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죠. 시청자들께 많은 사랑을 받아서 정말 즐겁고 행복한 촬영 기간이었어요."
'펜트하우스'는 시즌 1부터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빠른 전개와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개성 강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가운데 선한 인물인 줄 알았던 오윤희의 반전 설정이 작품의 큰 축을 담당했다.
자신이 민설아(조수민 분)를 죽인 진범이란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오윤희의 악행은 시작됐다. 딸 배로나(김현수 분)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증거를 은폐한 그는 민설아의 친엄마인 심수련(이지아 분)을 배신하고 주단태(엄기준 분)와 손을 잡는 극악무도함을 보였다. 이후 자신의 잘못을 밝히고 죗값을 치르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오윤희는 끝내 죽음이라는 벌을 받았다.
"오윤희의 죽음을 알게 됐을 때는 정말 놀랐죠. 슬프기도 했고요. 또 '홀로 남겨진 로나가 너무 불쌍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긴 여정의 끝이 죽음이라는 게 참 묘하더라고요. 약간 울컥하기도 했고, 긴 숙제를 끝내는 듯한 쾌감과 안도감도 있었어요. 또 주단태가 아니라 천서진(김소연 분)이 오윤희를 죽인다는 사실에 충격도 받았죠."
그동안 '펜트하우스'는 머리에 트로피가 박혀 죽음을 맞이하는 듯 살아 돌아온 배로나부터 폭발한 차 옆에 서 있고도 목숨을 건진 로건리(박은석 분)까지 상상 그 이상의 전개를 보여줬다. 이런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 때문에 '오윤희도 살아 돌아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은 끊이지 않았다.
"오윤희가 살아있을 때 욕을 많이 먹었는데 막상 죽으니까 '다시 살아 돌아오느냐'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죽고 나서 이렇게 찾아주시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윤희가 애잔하고 불쌍한 캐릭터여서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받은 게 아닐까요."
"물론 오윤희가 죽는 게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극의 흐름에 있어서 꼭 필요한 설정이었기에 작가님이 그런 결정을 하셨다고 생각해요.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그 시점에서 오윤희가 죽는 게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오윤희를 비롯해 돈을 위해서라면 못 하는 일이 없었던 주단태와 자신의 명예를 위해 아버지의 죽음을 방관했던 천서진까지. '펜트하우스'는 그야말로 악인들의 전쟁이었다. 서로를 향한 복수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결국 모두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작품 속 인물들이 복수에 목 메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각자의 욕망을 다루는 것 같아요. 욕망이 지나침의 끝을 달려서 이런 최후를 맞이한 거죠. 오윤희 또한 그런 욕망에 사로잡혔고, 그 끝이 죽음이 아닐까요. 모든 인물이 애초에 잘못된 길을 선택한 거 같아 씁쓸해요."
"주단태는 사이코패스예요. 그럼에도 그 인물이 왜 사이코패스가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니까 납득이 가죠. 그런데 천서진은 오로지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캐릭터 같아요.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비현실적인 것 같지 않기도 해요. '이렇게 악한 사람들도 존재하는구나'를 깨닫게 해준 작품인 것 같아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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