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신드롬①', 군대 내 폭력성 부각한 드라마로 각광

D.P.의 한 장면. D.P.는 우리나라 군대의 악습을 조명한 국내 최초의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김보통(필명)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 원작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인기다. 군 생활 속 구타라는 소재를 리얼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대중문화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이른바 'D.P.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군대는 성인 남성 등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소재다. 그러나 드라마를 통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분위기다. 탈영한 군인들을 잡는 D.P.(Deserter Pursuit: 탈영병 체포조)의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마 'D.P.'를 시청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일상에서 군대 이야기를 비중있게 거론하고 있다.

'D.P.'는 김보통(필명)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이 원작이다. 실제 군 복무를 D.P.병으로 근무했던 김 작가의 디테일에 더해 영화 '차이나타운' '뺑반' 등을 연출한 한준희 감독의 스토리텔링이 만나 6부작 드라마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27일 첫 공개 후 우리나라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는 물론 징병제가 있는 태국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1위나 상위권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중들이 'D.P.'를 주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D.P.'와 관련해 SNS 타임라인 등에 등재된 키워드는 '군대'다. 병역의 의무를 지닌 성인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극 중 적나라한 가혹행위에 놀라거나 탈영병의 애처로운 사연에 공감했다.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등 주연들은 물론, 신승호(황장수 병장 역) 조현철(조석봉 일병 역) 현봉식(대대장 역) 등 조연들의 연기도 큰 화제를 모았다.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들도 'D.P.'를 보고 난 후 '감상문'을 쓰는 것에 동참했다. 개그맨 윤형빈은 D.P.병으로 복무했던 자신의 '군대 썰'을 유튜브에 올려 눈길을 끌었고, 방송인 허지웅은 SNS를 통해 '수통도 안바뀌는데 군대가 어떻게 바뀌냐' '뭐라도 해야 한다' 등 드라마 속 대사들에 공감대를 표출했다.

D.P.는 탈영병을 잡는 육군헌병대 소속 군무이탈 체포조 D.P.(Deserter Pursuit)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로 극 중 육군헌병대 소속 D.P.병인 안준호 이병(정해인 분)과 한호열 상병(구교환 분)을 중심으로 서사를 그려간다. /넷플릭스 제공

대선 레이스에 한창인 정치권도 'D.P.' 신드롬에 힘을 보탰다. 'D.P.'를 본 대중들의 반응에 크게 공감하는 것은 물론, 변화를 공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바꾸겠다"는 정치적 공약을 내세우는 등 자신의 정치이념을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이재명,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등 정치인들이 SNS를 통해 'D.P.'를 거론하거나 설전을 벌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들이 'D.P'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일단 D.P.라는 드라마가 갖고 있는 특징이 기타 드라마와 달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처음에 화제가 된 부분이 'D.P.'를 본 군필자들의 '리얼하다'는 반응부터 시작됐다. 이런 반응들이 '군대의 이런 모습을 왜 여태 다루지 않았냐'는 등 문제의식을 끄집어 내면서 연령대나 성별과 무관하게 공감대를 넓혔다. 콘텐츠를 수용하는 인원들이 많아지다보니 화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태양의 후예' '사랑의 불시착' 등 그간 국내 방송사에서 군대를 소재로 한 인기 드라마가 있었다. 다만 대중은 군대 문화보다는 로맨스나 군대 외적인 이야기의 비중을 높였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사실상 'D.P.'가 군대 내 부조리나 가혹행위 등 병영 문화의 악습을 소재로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드라마로 봐도 무방하다는 해석이다.

또한 정 평론가는 드라마의 연출 방식도 'D.P' 신드롬의 배경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 군대가 아닌 D.P.라는 특정 부대에서 군대 이야기를 다룬 점,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봤을 때 마치 형사물이나 수사물같은 구조로 진행되는 초반부, '방관' 등 메시지를 강렬하게 날리면서 공유하게 만드는 후반부 등 주제의식 자체를 직설적으로 풀어내면서 이를 다루는 접근 방식이 대중의 주목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D.P.'가 지상파나 종편 등 국내 방송사가 아닌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방영된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 평론가 역시 'D.P.'는 넷플릭스가 자본을 대지 않았다면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논리에 공감했다.

정 평론가는 "넷플릭스는 오히려 로컬 색깔을 더욱 잘 드러낼 수 있는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군대만큼 쎈 소재가 없다. 만약 지상파나 다른 곳에서 방영했으면 군대 이야기에 끼어드는 얘기들이 많았을 것 같다"며 "실제로 김보통 작가의 웹툰이 굉장히 화제가 되면서 이를 드라마화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기획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왔었다. 그런데 대부분 '이건 안된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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