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해외 원정 도박, 군사법정 징역 3년 선고 '추락'
[더팩트|강일홍 기자] 승리(본명 이승현)는 YG 소속 아이돌 그룹 빅뱅(BIGBANG)의 멤버로 활동한 뒤 뮤지컬 예능 드라마 영화 CF 등에 출연하며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그룹 내에선 태양과 함께 가장 뛰어난 춤 실력을 자랑했고 멤버들 중 막내이면서도 늘 앞서갔다. 그의 성공은 연예계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인기는 곧 돈이지만 무엇보다 그는 사업가로도 승승장구했다.
"메뉴 하나에 1000만엔(1억 2000만 원), 500만엔(6000만 원) 씩 적어 놓고, 아주 비싼 와인들로 상품을 구성해 장난삼아 팔아 봤는데 먹히더라."(승리, 일본 후지TV '다운타운 나우-하시고 사케')
2018년 10월 5일 방영된 일본 후지 TV 예능프로그램 '다운타운 나우'의 '하시고 사케'(本音でハシゴ酒) 코너에서 버닝썬 관련 토크를 하던 중 승리가 털어놓은 말이다. 당시 그는 서울 역삼동에 '버닝썬'이라는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버닝썬을 전후로 비슷한 클럽이 여럿 생겼지만 연예가엔 성공한 중국 젊은 부자들이 몰려들어 한 테이블에 1억씩 매상을 올린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 아이돌 스타에서 사업가로 승승장구, 거침없는 '돈과 명예' 질주
V.I.라는 이름으로 일본 내 폭넓은 팬층을 갖고 있는 승리에 관한 소식은 일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늘 관심사로 떠오른다. 일본 방송 MC를 진행할 만큼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해 한류스타의 면모를 과시했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 MC 다운타운(마츠모토 히토시, 하마다 마사토시)의 버닝썬 관련 질문에 그는 "가수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부업으로 훨씬 더 많이 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생각할 때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나는 진짜로 한다. 안 그러면 신뢰하지 않는다. 가맹점주들과 함께 고생한 뒤 (사업이) 안 되면 괜찮은데, 승리라는 이름만 팔고 안 되면 저 분들이 들고 일어선다. 그러지 않기 위해 내가 직접 다 한다."(승리)
그의 사업 영역은 부동산 투자 외에 아카데미, 와플 라이센스, 요식체인점(아오리 라멘), 뷰티, 포차, 상표 출원 등 다양했다. 하룻밤 수억원의 매상을 올리던 버닝썬 클럽이 정점을 찍었다면 결국 이 사업이 그를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 클럽 내 폭행사건 전말이 밝혀진 뒤 최악의 스캔들 연예인으로 등장하고, 결국엔 빅뱅의 열성팬들마저 퇴출 성명을 발표할만큼 바닥으로 추락한다.
◆ 전역 한 달 앞두고 군사경찰대 수용소 수감, 1년5개월 군복무 물거품
예견된 수순이었을까. 승리는 지난 12일 전역을 한 달 앞두고 55사단 군사경찰대 내 수용소에 수감됐다. 군사법원 1심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11억569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다. 군 복무 중 그는 성매매 알선, 성매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상습도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무려 9개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흔히 정상에 섰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자칫 내려다볼 틈도 없이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받는 대중스타는 작은 실수에도 구설이 따르고 마(魔)가 낀다. 그래서 바닥부터 한계단씩 밟아 정상에 선 연예인들 중엔 겸손과 배려를 최상의 처세 모토로 삼기도 한다. 1억 원을 호가한 버닝썬의 '만수르 세트'는 승리를 옭아맨 욕망의 화신이었다. 지나친 욕심은 불행의 화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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