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첫 주연작…'환절기' 이재인의 목표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라켓소년단' 속 한세윤은 배드민턴 청소년 국가대표 에이스다.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아파도 훈련에 나오는 성실함까지 갖췄다. 이른바 노력형 천재다. 배우 이재인도 마찬가지다. 연기력도 훌륭한 데다 꾸준한 노력과 책임감은 한세윤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 다른 듯 닮은 캐릭터 한세윤을 만나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았던 이재인이다.
지난 9일 종영한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극본 정보훈, 연출 조영광)은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열여섯 청춘들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재인은 극 중 최연소 국가대표를 꿈꾸는 한세윤을 연기했다.
최근 방송가는 파격적인 소재와 자극적인 연출의 작품이 만연하다. 이런 가운데 배드민턴을 주제로 캐릭터들의 화합과 성장, 도전에 초점을 맞춘 '라켓소년단'은 '무공해 청량 드라마'로 각광받으며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이재인 역시 '라켓소년단'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돌이켰다. 그는 "따뜻하고 힐링되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멋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끝나서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드라마를 예쁘게 마무리 지었다는 생각에 좋기도 하다"며 "18세의 내 모습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보니 많이 생각날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재인에게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장르부터 스포츠인 데다 실력이 출중한 에이스 역을 연기해야 했다. 이에 이재인은 출연이 결정되자마자 4~5개월간 배드민턴 연습에 매진했다. 그는 "쉽지 않았던 작품인 건 사실"이라며 "스포츠 장르와 배드민턴은 색다른 경험이었고, 촬영 전부터 꾸준히 연습했어야 했다. 더군다나 다른 배우들보다 늦게 시작해 연습량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마냥 힘들지는 않았단다. 이재인은 "응원하는 분들도 많았고, 현장에서는 배우들과 같이 연습도 하고 재밌었다. 드라마 속 친구들이 연습하는 모습처럼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도전은 지상파 첫 주연이라는 점이었다. 또래 배우들보다 비교적 빠르고 어린 나이에 주연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이재인은 설렘이 앞섰다. 그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주연이면 나오는 장면도 많지 않나. 그만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해 좋았다. 또 긴 시간 촬영 하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설정도 촘촘하게 갖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재인과 한세윤은 비슷한 점이 많다. 지난 2010년 연예계에 데뷔한 이재인은 2012년, 9세일 때 드라마 '노란복수초'로 연기를 시작했다. 지금도 여전히 어리지만, 영화만 13편에 출연했을 정도로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또한 영화 '사바하'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능력도 인정받았다. 이처럼 분야만 다를 뿐 타고난 재능은 물론, 일찍이 꿈을 발견하고 정진하는 모습까지 이재인은 한세윤의 실사판 그 자체였다.
"세윤이에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저도 세윤이도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뚜렷한 일을 결정해 지금까지 해왔고, 주목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인지 세윤이가 느꼈을 부담감이 많이 공감됐어요. 이 느낌을 연기할 때 반영할 수 있어서 도움도 많이 됐죠."
힘듦을 극복하는 과정도 닮았다. 평소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힘들지 않은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넘기는 편"이라는 이재인은 극 중 한세윤의 대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세윤이가 '내가 선택한 거니까. 잘할 수 있으면 잘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 대사가 있다. 이 장면을 보고 세윤이는 천재라고 느꼈다"며 "나 또한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내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재인은 자신의 현재를 '환절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어떤 선이나 벽을 넘어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이 딱 바뀌는 시기인 것 같다"며 "하지만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기 쉽지 않나. 이 시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만족스러운 결과지만, 안주하지 않는 이재인의 신중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 이재인이 꿈꾸는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배우 이재인으로 기억되는 것도 좋지만 캐릭터로 기억됐으면 한다. 내가 어떤 역할을 연기했다고 소개하는 것이 아닌, 캐릭터 그 자체로 기억에 남는 것"이라며 "그만큼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 캐릭터의 매력을 전해드리기 위해 노력할 테니 기억에 많이 담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끝으로 이재인은 '라켓소년단'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진심으로 노력했어요. 특히 배드민턴 장면들을 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점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드라마는 시청자분들이 봐주시지 않으면 완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들이 좋은 마음으로 봐주셨기 때문에 저희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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