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만의 연기 갈증 해결 방법 '다작'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14년 차 배우 현우가 연기에 임하는 자세다. 그리고 그 작품과 함께 대중에게 기억되는 것, 향후 수십 년간 연기 활동을 이어갈 현우의 소망이다.

앳된 얼굴과 선한 눈매가 특징인 현우는 그동안 나이에 비해 어린 캐릭터나 밝은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반면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극본 서인, 연출 김석윤)에서는 보다 무게감을 지닌 역할을 맡아 진중함을 연기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현우는 이번 작품에서 '최대한 눈에 띄지 말자'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연기에 임했다. 반전이 드러나기 전까지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것이 목표였다. 그는 "초반에는 복학생 느낌으로 조용히 어울리는 모습만 보이려고 노력했다. 의심을 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내 잘못이 공개됐을 때 많은 분들이 '이래서 조용했구나. 조용했던 애가 오죽했으면 이랬을까'라고 생각해주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배우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이 빛날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희 작품은 한 명 한 명의 증언과 목격자가 중요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죠. 전 목격자라는 팩트를 조용히 감추고 있다가 무고를 밝힐 때 조명받을 수 있는 역할이고요. 이런 점에서 초반에 주목받고 싶다는 욕심은 없었어요. 다른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하는 걸 보며 제 차례를 기다렸죠."

'로스쿨'이 호평받는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성범죄, 표절과 해킹, 배드 파더스 등 우리가 현실에서 흔히 만나 볼 수 있는 범죄를 다뤘다는 점이다. 특히 해킹에 대해 '죄질이 아주 나쁜 범죄'라고 말한 대사처럼 모든 범죄는 범죄일 뿐, 어떤 죄도 절대 가벼울 수 없음을 드러냈다. 때문에 현우는 "나도 모르게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다. 다만 이 잘못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며 "잘못이 죄가 되기 전에, 더 큰 사건으로 불거지기 전에 정신을 차리고 수습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로스쿨'이 시청자들에게 "법은 곁에 있고, 정의는 승리한다"는 교훈을 남긴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극 중 서병주 교수가 뺑소니 사건 때 바로 사과를 하고 죗값을 받았다면, 먼 훗날 마약을 할 일은 없었을 거예요. 결국 과거의 사고는 나비효과처럼 번져 여러 사람을 벼랑 끝으로 이끌었어요. 물론 사고를 안 일으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우선이에요. 그러나 만약 예기치 않게 문제가 생긴다면, 빠른 사죄와 죗값만이 답인 것 같아요. 사건은 절대 키우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현우 본인에게는 '로스쿨'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현우는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기회였다. 기존보다는 무거운 캐릭터 맡아 얌전하면서도 할 말 하고, 다정다감한 다채로운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렸던 작품인 것 같다"며 "현우라는 배우가 색다른 역할도 할 수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허리디스크로 1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현우다. 쉬는 동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는 그는 복귀 후 연달아 두 작품을 찍었다. 그럼에도 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현우는 "오히려 점점 더 허덕이게 되는 것 같다. 당장 촬영을 안 하더라도 대본을 자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야만 채워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연기와 작품 활동에 대한 현우의 열망은 배우로서의 지향점에서도 드러났다. 거창하진 않지만 확실한 방향성을 지닌 목표였다. 현우는 "휴식 없이 계속 다작하면서 지내고 싶다. 다음 인터뷰 때 '여전히 작품을 많이 하네요'라는 말이 듣고 싶다. 그렇게 많은 작품을 통해서 대중의 기억에 극 중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저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이다는 것보다는 작품 속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많은 분들이 기억 속에 남았으면 해요. 운이 좋으면 더 나아가서 그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누군가의 기억 속 남아있는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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