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때문에 종종 NG, 한 명 웃기 시작하면 큰일 나"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현우가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극본 서인, 연출 김석윤)을 추억했다. 현우는 극 중 평온한 모습 뒤 감춰졌던 이면으로 하나의 반전을 안기고, 결국에는 사건의 큰 단서를 제공하는 유승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더팩트>와 만난 현우는 "우선 드라마가 잘 나와서 가장 기쁘다. 그리고 감독님과 다시 작업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기회였다. 또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생겨서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로스쿨'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로스쿨 교수 양종훈(김명민 분)과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펼쳐지는 캠퍼스 미스터리 드라마다. 작품은 극의 시작을 알리는 서병주(안내상 분) 변호사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퍼즐처럼 얽혀있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승재를 비롯한 로스쿨 학생 한준휘(김범 분), 강솔A(류혜영 분), 강솔B(이수경 분), 서지호(이다윗 분), 전예슬(고윤정 분) 등은 스승 양종훈의 혐의를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법과 정의를 깨닫는 예비 법조인들의 모습을 그렸다.
현우가 맡은 유승재는 양종훈 교수를 위해 처음부터 나선 인물은 아니다. 한국대 의대 출신의 엘리트 산부인과 의사에서 로스쿨생이 된 그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부담감에 힘들어했다. 결국에는 과 수석을 차지하기 위해 교수의 노트북을 해킹해서 시험 문제를 미리 커닝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때문에 유승재는 미궁에 빠진 서병주 살인 사건에서 양종훈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만한 목격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오랜 시간 침묵을 유지했다.
"과거 유능한 산부인과 의사였던 유승재는 와이프와 함께 부부 산부인과를 운영했어요. 같은 병원에서 지내다 보니 일적인 스트레스가 적진 않았을 거예요. 더군다나 아기가 생기지 않아 고충도 있었죠. 로스쿨은 그런 유승재가 여러 압박감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창구였을 테죠. 그런데 막상 가니 날고 기는 친구들이 넘쳐나는 거죠. 자신도 프라이드가 있었을 텐데 점점 초조해졌을 것 같아요."
'로스쿨'은 법을 다루는 장르물인 데다 여러 사건이 복잡하게 엮인 작품이다. 각종 법조문과 판례가 쏟아지는 대사는 물론이고 사건의 흐름까지 대본에만 의지해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던 셈이다. 현우 역시 "일단 대본이 굉장히 두껍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봤을 때는 어려웠다. 일상 연기는 편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작품 장르상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대본을 계속 읽어 보니 제 캐릭터는 큰 무리가 없는 편이었어요. 김명민 선배님을 비롯해 김범 류혜영 이수경 이다윗 고윤경 등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대사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었거든요. 캐릭터 자체적으로도 후반에 드러나는 캐릭터다 보니 앞부분에서는 크게 할 게 없었죠.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대사를 줄줄이 외우는 걸 보며 감탄만 했어요."(웃음)
작품은 학생으로 출연하는 배우들, 소위 '로스쿨즈'의 '케미'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래 배우들이 합을 맞추는 만큼 촬영 현장 역시 화기애애했다. 그중에서도 현우는 맏형이었다. 특히 가장 어린 이수경과의 나이 차이는 띠동갑이었다. 현우는 "나이가 제일 많긴 하지만, 현장에서 연장자 대우는 딱히 없었다"면서 "오히려 학교 형처럼 친근하게 대해줬다"고 돌이켰다.
배우들의 열정과 훈훈한 분위기 덕분에 촬영은 늘 순조로웠지만, 곤란할 때도 종종 있었다. 현우는 "대사 등의 문제로 NG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만 웃음 때문에 NG가 나곤 했다. 보통 6~7명이 모이다 보니 한 명이 터지기 시작하면 '아, 큰일 났다'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다 함께 여행도 다녔을 정도로 친분이 쌓였어요. 단체 메신저 방도 있는데, 깨어 있는 친구들은 무조건 말해요. 그래서인지 말이 정말 많아요. 가끔은 다 같이 줌 켜서 이야기할 때도 있어요. 주로 (김)범이가 주도하는 편이고 저는 따르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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