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 VS. 콩', 코로나 후 관객들이 원했던 것 [TF초점]

고질라 VS. 콩이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킨데 이어 누적 관객 40만 돌파를 앞뒀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볼거리 풍성한 블록버스터에 응답한 관객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스크린을 가득 채운 커다란 괴수들의 혈투. 이것이야말로 오랫동안 충족되지 못해왔던 관객들의 갈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고질라 VS. 콩'(감독 애덤 윈가드)은 3월 31일 기준 누적 관객 수 37만 2992명을 기록했다. 지난 25일 개봉한 이 영화는 6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이와 같은 성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 인기에 힘입어 3월 마지막 주말(26~28일)에는 전주 대비 40%가량(17만 명) 늘어난 57만 명이 극장을 찾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성적도 눈부시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에 따르면 '고질라 vs. 콩'은 지난주 총 37개국에서 개봉해 세계적으로 1억2200만 달러(약 1380억 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기록한 53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이자 팬데믹 기간 최고 오프닝 성적이다. 이번 주 개봉을 앞둔 북미에서도 역시 최고 수익이 예상된다.

'고질라 VS. 콩'은 2014년 '고질라', 2017년 '콩: 스컬 아일랜드', 2019년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로 연결되는 몬스터버스(몬스터+유니버스)의 마지막 작품이다. 몬스터버스는 국내에서 이렇다 할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고질라'를 시작으로 각각 70만, 168만, 35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전작들의 성적을 감안하면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고질라 VS. 콩'의 37만 관객 돌파는 이례적이다.

몬스터버스는 고질라 콩: 스컬 아일랜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왼쪽부터)를 연달아 선보이며 세계관을 구축해왔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국내 관객은 외면했을지라도 몬스터버스는 차근차근 최종장으로 향하는 단계를 밟아왔다. 첫 작품은 고질라를 비롯한 괴수들의 등장을, '콩: 스컬 아일랜드'는 콩이라는 거대 괴수의 성장기를,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괴수들이 지구에 자리잡기까지의 세계관을 정립했다. 할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인지 이 시리즈는 '기대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고질라 VS. 콩'은 과거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채로운 볼거리를 준비했다. 마침내 격돌하게 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두 전설적인 존재, 고질라와 콩의 사상 최강 빅매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고질라는 전작들에서 월등하게 큰 몸집을 자랑해왔다. 빅매치를 위해 콩은 3배 이상 성장해 막상막하의 체급을 완성했다. 설정상 고질라의 키는 120m, 콩은 102m다.

둘이 맞붙을 때마다 전투기와 군함이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세상이 초토화되는 장관이 도심과 바다를 넘나들며 연신 펼쳐진다. 여기에 원작이 되는 일본 고전 영화 '고지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메카 고질라도 현대의 기술력으로 구현됐다. 셋이 맞붙는 장면은 마니아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동시에 시리즈를 처음 접한 관객들에게마저 압도적인 감상을 안긴다.

고질라 VS. 콩은 도심과 바다를 넘나드는 혈투로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물론 약점도 존재한다. 괴수 장르 특성상 함께 가져가기 어려운 완성도 높은 스토리라인이다. 콩과 교감하는 소녀는 이렇다 할 의미 없이 소비된다. 영화가 끝까지 숨기는 고질라의 인간 공격 의도, 마지막에 펼쳐질 메카 고질라와의 대립 구도 등도 쉽사리 예상 가능하다. 그럼에도 평단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송경원 평론가는 "프로레슬링 결승전 1등석 관람"이라며 10점 만점에 6점을 줬다. 촌철살인 한줄평과 짠 평점 때문에 '평론계의 소금쟁이'라 불리는 박평식 평론가마저 "와장창 박력, 덩칫값 제대로"라며 '고질라 VS. 콩'에 별 여섯 개를 달아줬다.

한 영화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개봉한 '원더우먼 1984' 이후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라 주목도가 다소 높은 것 같다. 지난해부터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있었지만 볼거리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했고 '승리호'는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아쉬움이 있었다. '고질라 VS. 콩'으로 관객들이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즐거움을 다시금 느껴주셨으면 한다. 또한 세계 영화 시장은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고질라 VS. 콩'의 성공은 세계 영화 산업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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