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기억'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상업 영화도 개봉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코로나와 질긴 싸움이 시작된 지 1년여, 영화계가 4월을 눈앞에 뒀다.
3월 영화계는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미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 노미네이트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미나리'는 21일 연속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지난 26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고질라 VS. 콩'(감독 애덤 윈가드)이 그 배턴을 이어받아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덕분에 3월 마지막 주말(26~28일)에는 전주 대비 40%가량(17만명) 늘어난 57만 명이 극장을 찾았다.
'미나리'가 끌어낸 관심, '고질라 VS. 콩'이 찾아온 극장가 활력과 함께 영화계는 4월을 맞이한다. 이번 달 영화계는 유독 변수가 많다. 관객들이 손꼽아온 기대작은 OTT와 극장 동시 공개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택했고 멀티플렉스 3사 가운데 한 곳은 관람료 인상에 들어간다. 이와 더불어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짚는 의미 깊은 다큐멘터리가 스크린에 걸린다. 그리고 4월 끄트머리에는 서예지 김강우, 강하늘 천우희 주연의 상업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다.
'서복', OTT서 볼까? 영화관서 볼까?
4월 영화계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서복'(감독 이용주)의 공개다. 작품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극비리에 옮기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해 12월 개봉을 목표로 홍보 마케팅을 진행해왔으나 코로나19 3차 대유행 여파로 모든 일정을 중단한 바 있다.
공유 박보검 주연이 주연을 맡았던 만큼 개봉 연기 확정 당시 팬들의 아쉬움은 컸다. 이후 소식이 뜸했지만 최근 오는 4월 15일 공개를 확정했다. 그저 날짜만 미룬 것이 아니다. 공개 형식에도 변화를 줬다. 극장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티빙을 통해 동시 공개된다. 이는 국내 블록버스터로서는 최초의 실험이라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GV, 입장료 1000원 인상
CGV가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 코로나 여파에도 꾸준히 극장을 찾아온 관객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성인 2D 영화 일반 시간대를 기준으로 주중 1만 3000 원, 주말 1만 4000 원으로 조정된다. 3D를 비롯한 IMAX, 4DX, ScreenX 등 기술 특별관 및 스윗박스 가격도 1000 원씩 일괄 인상된다.
CGV가 배를 불리기 위해 내린 결정은 아니다. 관람료는 50% 이상 영화 배급 및 투자 제작사에 배분돼 왔다. CGV는 이번 인상안으로 고사 위기에 몰린 영화 산업이 활력을 되찾길 희망하고 있다. 취지는 납득이 가지만 결국 티켓값을 지불할 관객의 부담은 커졌다. 이번 티켓값 인상안이 과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지, 되려 관객들의 발길을 더욱 뜸하게 만들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당신의 사월', 2014년 4월 이후의 이야기
4월을 맞아 의미 깊은 영화도 스크린에 걸린다. 바로 1일 개봉하는 세월호 다큐멘터리 '당신의 사월'(감독 주현숙)이다. 영화는 2014년 4월 16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의 실체를 파헤치지 않는다. 그저 그날을 잊지 않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담아 희망을 이야기한다.
작품성도 이미 입증됐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섹션에서 첫 공개된 이후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0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7회 대만국제여성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공동체 상영 및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함께하는 간담회 등 관련 행사들도 연이어 선보여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서예지X김강우 '내일의 기억'·강하늘X천우희 '비와 당신의 이야기'
작품성과 의미를 잡은 '당신의 사월'에 이어 상업 영화도 연달아 스크린에 걸린다. '내일의 기억'(감독 서유민)과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각각 서예지 김강우, 강하늘 천우희가 주연을 맡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긴다.
4월 중 개봉하는 '내일의 기억'은 기억을 잃고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 수진(서예지 분)이 혼란스러운 기억의 퍼즐을 맞춰갈수록 남편 지훈(김강우 분)의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다. 지난해 초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던 서예지를 널찍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서예지는 김강우와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에게 서늘한 매력을 각인시킨다.
'내일의 기억이' 스릴러라면 28일 개봉하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완연한 봄의 기운을 머금은 로맨스다.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돼준 영호(강하늘 분)와 소희(천우희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청춘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강하늘 천우희가 의기투합해 빛나는 청춘의 면면을 스크린에 펼친다. 두 사람 모두 필모그래피에 정점을 찍은 상황이니 완성도만 높다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