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공연계 "생존권 말살하는 공연 간 차별 철폐하라"

대중음악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호소문을 발표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두 달 동안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며 대중음악 공연에 대한 차별 금지를 촉구했다. /비대위 제공

1월 호소문 발표한 지 2달…"계속된 차별로 상실감 속에 살아"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공연기획사, 프로덕션 업체, 가수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이 모여 만든 대중음악 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차별 금지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호소문을 발표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두 달 동안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다른 장르 공연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차별과 상실감 속에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며 "생존권을 말살하는 공연 간 차별 철폐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거리두기 지침상 대중 가수가 개최하는 콘서트는 연극, 뮤지컬과 달리 공연이 아닌 일반 모임·행사로 분류돼 있다. 거리두가 단계가 2단계 이상일 땐 100인 이상이 모이는 모임·행사가 금지되기 때문에 콘서트 개최는 불가능하다. 이에 비대위는 지난 1월 대정부 호소문을 발표해 "타 장르 공연과 같은 기준으로 집객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비대위는 또 한 번 공연에 대한 차별 금지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번 달에만 해도 이소라 콘서트, 싱어게인 콘서트, 미스트롯 콘서트, 몬스터엑스 팬미팅 등 100인 이상이 관람하는 대중음악공연은 모두 취소 혹은 연기가 됐다. 너무도 정적인 이소라의 공연이 취소된 날, 바로 옆 공연장에서 뮤지컬 '위키드' 공연은 아무 일 없이 성황리에 진행됐다"고 현재 업계가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1월 호소문을 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났지만 대중음악 공연업 관련 종사자들은 아직도 일을 할 수 없으며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계속된 차별로 상실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편견 없이 저희를 바라보고 더 이상 우리의 생존권을 막고 있는 공연 간 차별을 없애 달라. 다른 장르 공연과 같은 기준으로 집객을 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지금 ‘대중음악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는 더 이상 우리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공연 간 차별 철폐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대중음악 공연계가 고사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공연제작사, 가수 매니지먼트사, 프로덕션 회사, 공연 운영 회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9일 발간한 '코로나19로 인한 대중음악(공연관련) 업계 피해 영향 사례 조사 연구'에 따르면 공연기획업과 공연장은 전년 대비 매출 18%로 82%나 급감했습니다.

인터파크가 발표한 2020년 공연시장 결산자료에서도 대중음악공연 매출은 전년 대비 82.1%가 감소하였고, 이마저도 미스터 트롯이 1단계에 몇 차례 진행된 것과 일부 공연이 짧게는 2주 길게는 분기마다 바뀌는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1년째 연기되면서 환불하지 않고 기다리는 금액까지 포함된 것이라 실제로는 90% 이상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한 회사의 대표이자 한가정의 가장인 저희는 90%의 매출 감소에도 최대한 고용을 유지해왔고, 가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평생 해왔던 일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 지원금 정책에서도 언제나 공연 업은 뒷전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그 어떤 산업에서 일을 전혀 할 수 없게 하면서 지원정책도 마련해 주지 않는 산업이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뮤지컬 등 다른 공연 장르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 동반자 외 거리 두기를 적용해 공연을 열 수 있지만, 대중가수 콘서트는 '모임, 행사'로 분류돼 100인 이상 집합이 불가능합니다.

이번 달에만 해도 이소라 콘서트, 싱어게인 콘서트, 미스트롯 콘서트, 몬스터엑스 팬미팅 등 100인 이상이 관람하는 대중음악공연은 모두 취소 혹은 연기가 됐습니다.

너무도 정적인 이소라님의 공연이 취소된 날, 바로 옆 공연장에서 뮤지컬 위키드 공연은 아무 일 없이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저희 비대위는 코로나 1년 즈음인 지난 1월 26일에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한 업계의 어려움과, 타 장르와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기준 철폐'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냈었습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났습니다. 우리 대중음악공연업 관련 종사자들은 아직도 일을 할 수 없으며,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계속된 차별로 상실감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대중음악 공연계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현시점에서 방역당국과 정부 관련 부처에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 드립니다. 편견 없이 저희를 바라보고, 더 이상 우리의 생존권을 막고 있는 공연 간 차별을 없애 주십시오. 다른 장르 공연과 같은 기준으로 집객을 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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