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아이돌 꼬리표 떼고 엄연한 트롯 가수로 성장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2'를 통해 수많은 라이징스타가 배출됐다. 결승에 진출할 최종 7인 문턱에서 한 계단 차이로 아쉽게 고배를 마신 가수 강혜연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돌 출신 다운 수려한 외모와 특유의 비음 섞인 창법, 발랄한 이미지가 큰 사랑을 받았고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의 기억에 여전히 남아있는 모양새다.
강혜연은 '미스트롯2' 종영 후에도 눈코 틀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꾸준히 해왔던 노래 공부와 연습은 물론, '미스트롯2' 준결승 진출자 7인으로 꾸려진 '미스 레인보우'를 결성해 각 종 방송과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강혜연은 '미스트롯2'에 참가하면서 애쓴 노력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짧은 시간 안에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견디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나름의 성과를 느끼기에 충분했다는 설명이다.
팬들의 애정과 관심에도 행복해 했다. 20대 시절 걸그룹 EXID, 베스티로 활동하며 풍부한 가수 경험을 보유한 강혜연은 어느덧 30대가 됐지만 트롯가수로 인정 받고 수많은 팬들이 생겼다. 팬들에게 불린 '트롯다람쥐' '트롯요정' 등 새 별명에 대해 "너무 좋다"며 아이처럼 순수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강혜연은 팬들이 자신의 어떤 부분을 좋아해주는 지 잘 알고 있는 스타 기질이 충분한 엔터테이너였다.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알린 '미스트롯2'는 끝났지만 향후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강혜연이 <더팩트>와 만나 설레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 '미스트롯2' 참여하면서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 그랬나.
경쟁 구도인 경연 프로그램이다 보니 내 자신과 다른 참가자들을 비교하면서 스스로 채찍질하는 시간이 많았다. 짧은 시간 내에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
- 최종 8위도 훌륭하다는 말이 많다. 명절에 방송된 준결승전 1라운드 무대 '왔구나 왔어'가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대국민 투표나 온택트 관객 투표에서 도 저력을 보였다. 팬들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 감사하다. 제가 방송에 나왔을 때 선하다는 인상과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는 분이 많았다. 투표 때는 7인에게 투표해야하는 데 이런 점들이 7인 중 한 명으로 뽑아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실제로 주변에서 '왔구나 왔어' 무대를 많이 좋아해 주셨다. 무대가 상큼하고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민이 많았던 무대이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 특유의 비음 섞인 창법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노래 연습은 얼마나 어떻게?
세미트롯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다. 정통 트롯도 레슨도 받고 1년정도 배웠다. 하루에 3시간 정도씩 연습하면서 트롯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 세미 트로트와 정통 트로트는 어떤 차이가 있나. 많은 사랑을 받은 '왔구나 왔어' 무대가 앞서 고민이 많았다고 했는데.
깊은 울림을 주거나 국악을 기반으로 한 트롯이 정통 스타일이라면 세미 트롯은 댄스 쪽이나 가볍고 상큼한 느낌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미트롯은 경연에 유리한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준결승전 1라운드에서 어떻게 하면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까 고민하다가 (경연에 유리하기보다)내가 잘하는 무대를 하기로 했고 '왔구나 왔어'를 불렀다.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 톡톡 튀는 발랄한 무대 매너도 돋보인다. 무대 매너 비결은?
아무래도 아이돌을 해서 보탬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처음하는 친구들보다는 무대에 섰던 경험도 있고, 관객도 만날 수 있던 기회도 남들보다는 더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실력이 너무 뛰어나지만 막상 무대에서 긴장하는 바람에 실력발휘를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저도 그 중 한명이지만 나름대로 구상했던 무대를 실전에서 잘 소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 '장윤정 닮은꼴'이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방송 출연 후에는 '트롯 다람쥐', '트롯요정'으로 불린다. 새 별명은 마음에 드는지?
너무 좋다. 아이돌 이미지 벗으려고 목표를 삼고 경연에 임했다. 그러나 귀여운 면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못벗었다(웃음).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 트로트 가수로는 2018년 10월 '왔다야'로 데뷔했다가 2020년 여름 미니앨범 2집 '남자는바보야' '사랑의 미끼'를 발표했다. 이후 '미스트롯2' 촬영에 전념한 것 같은데 향후 신곡 작업을 하고 있거나 구상한 게 있는지 궁금하다.
대표님과 의논을 해봐야한다(웃음). 이야기가 나오고 있긴 하다. 곡을 선정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아직은 구상중이다.
- 작곡가 선생님들의 러브콜도 많을 것 같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웃음).
- 가요로는 2018년 11월 더 넛츠 출신 가수 정이한과 함께 부른 '니가 너무 싫다' 발표 이후 활동을 하지 않았다. 가요 장르를 다시 해 볼 의향은?
트로트 창법으로 연습을 오래 하다 보니까 다시 가요를 부르기가 쉽진 않다. 그러나 좋은 제안이 들어온다면 당연히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 트로트 판이 커졌다. 세대 장르, 창법 장르를 넘어 팬덤 문화가 형성된 대중문화로 사랑받는다. 가수들에게는 큰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시선들이 공존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처음에는 트로트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 의견도 많았다. 당시 트로트가 지금처럼 대중화되진 않았기 때문에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처럼 대중화되고 나서는 오히려 가수라는 직업을 하기 더욱 편해진 것 같다.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 팬들 사이에서 본인은 가요무대에도 17번이나 나갈 만큼 트롯 판이 커지기 이전부터 트로트에 도전한 '근본'으로 불린다. 기존 팬들도 있었지만 '미스트롯2'의 활약을 통해 유입된 전국 남녀노소 팬들이 많이 생겼다. 아이돌 시절 젊은층에게 인지도가 있었다면 요즘은 부모님이 아이보다 더 잘 아는 가수가 됐다. 인기를 실감하나.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밖을 나가지 못하니까 체감이 많이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온라인으로는 많은 실감을 하고 있다. SNS 쪽지나 댓글로 응원글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다.
-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되면 해보고 싶은 것은?
행사를 많이 해보고 싶다. 제가 아이돌 출신이긴 하지만 사실 제가 행사를 많이 못해 봤다. 사람들을 만나 앞에서 노래를 하고 호응을 듣고 싶다. 군부대나 대학교 행사도 너무 좋다. 힘든 시기인 만큼 국민분들께 제 무대로 힘을 드리고 싶다.
-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팬들의 신청곡을 불러주는 등 팬들과 소통에도 활발한 것 같다. 소위 '혜자 방송'으로 불리던데. 소통을 통한 즐거움을 느끼는 편인지.
국민분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가까이서 노래를 들을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집에만 계셔서 심심하실텐데 방송을 하면 온라인으로나마 많이 호응해주시고 저도 같이 즐기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미스트롯2' 촬영을 하면서 방송을 하지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하고 싶다.
- 향후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아무래도 '미스트롯2'에서 파생된 방송이나 '미스 레인보우' 활동을 이어갈 것 같다. '미스트롯2 콘서트'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
- 마지막으로 팬들과 <더팩트> 독자분들께 한 마디.
강혜연을 많이 예뻐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는 '왔다야 강혜연'으로 기억해주시고 새로운 강혜연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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