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미나리', 美 아카데미 6개 후보…윤여정 수상 진일보

미나리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관심을 모아왔던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후보 역시 현실이 됐다. /판씨네마 제공

50만 관객 돌파 이어 오스카 노미네이트까지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미나리'가 오스카 트로피라는 꿈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

제93회 아카데미 후보가 15일 오후 아카데미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로 발표됐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정이삭), 음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감독상(정이삭), 작품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가 현실이 돼 관심이 집중된다. 극 중 윤여정은 딸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그는 이날 발표에 앞서 전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연기상 31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시상식 예측사이트 골든더비, 현지 주요 매체인 뉴욕 타임즈·버라이어티로가 여우조연상 후보로 내다봤다.

미나리는 이날 남우주연상, 음악상, 작품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감독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아카데미 SNS 캡처

윤여정은 모두의 바람대로 이날 당당히 후보에 이름을 올려 '한국 배우 최초 미국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라는 대업을 이뤘다. 아시아인으로서는 네 번째 후보자이며 트로피를 받게 된다면 일본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 수상자가 된다. 경쟁 상대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마,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이다.

제이콥 역의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등극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창동 감독의 '버닝' 등에서 활약해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하다. '맹크'의 게리 올드만,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채드윅 보스만,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 등과 트로피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다. 정 감독은 각본상과 감독상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각본상 경쟁 작품은 '유다와 블랙 메시아' '프로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감독상 경쟁 상대는 토마스 빈터버그('어나더 라운드')·데이비드 핀처('맹크')·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에메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등이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의 미국 아카데미 수상 후보가 됐다. /판씨네마 제공

'미나리'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는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 진두지휘 아래 대중에 친숙한 한국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지만 엄연히 말하면 할리우드 영화다. 제작은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가, 배급은 '문라이트' '룸' '레이디 버드' '더 랍스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북미의 A24가 맡았다.

'미나리'는 지난 3일 국내 개봉해 줄곧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미국 아카데미 후보 발표가 있던 이날 누적 50만 관객(영진위 집계 기준) 돌파에 성공했다. 여기에 6개 부문 후보라는 뜻깊은 성과까지 거뒀다. 지난해 4관왕(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달성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배턴을 이어받아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역사를 쓸지 관심이 쏠린다.

'미나리'의 선전이 기대되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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