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학교 폭력' 얼룩진 연예계, 소속사들 "사실무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학폭(학교 폭력) 논란'이 연예계를 강타했다. 주말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그룹 (여자)아이들 수진을 시작으로 세븐틴 민규, 가수 겸 배우 김소혜, 배우 박혜수 김동희가 줄줄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수진의 학폭 의혹은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됐다. 피해자의 언니라고 주장한 작성자 A 씨는 수진이 자신의 동생과 친구를 화장실로 불러 서로 폭행하도록 강요하고 돈을 갈취했으며 왕따를 사주하는 단체 문자를 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자)아이들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1일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소속사는 "본인 확인 결과, A 씨는 수진의 중학교 재학시절 동창생의 언니다. 수진과 동창생이 통화로 다투는 것을 옆에서 들은 A 씨가 수진과 통화를 이어나가며 서로 다툰 사실은 있다"면서 "하지만 A 씨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학교 폭력 등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진의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폭로자 B 씨는 수진이 배우 서신애에게도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신애의 경우 실명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수진과 같은 중학교를 다녔다는 점과 '빵꾸똥꾸' 등이 괴롭힘 내용으로 사용된 점, 이름의 이니셜을 토대로 추측됐다.
그러자 수진은 22일 팬카페를 통해 직접 해명글을 게재했다. 그는 "난 학창 시절 눈에 띄는 아이였고 늘 나쁜 소문이 따라다닌 것도 맞다. 학생의 본분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몇 번 핀 적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 한 번도 폭행을 가한 적이 없으며 왕따를 주도하는 문자를 보낸 적도 없다"고 학폭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서신애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다. 이 일로 피해가 간 것 같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소속사와 본인에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수진을 향한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피해자로 지목된 서신애가 의미심장한 SNS를 올렸기 때문이다. 서신애는 "변명할 필요 없다(None of your excuse)"는 글에 이어 가수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 'Therefore I Am(데어포어 아이 엠)' 재생 화면을 공개했다. 해당 노래 가사에는 '난 네 친구가 아니야' '내 예쁜 이름을 네 입에 담지 마' '내 이름 옆에 네 이름이 적힌 기사를 원하지 않아' 등이 포함돼 있어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수진을 기점으로 김동희 박혜수 김소혜 민규가 줄줄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들 소속사는 일제히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동희 소속사 앤피오엔터테인먼트는 "이 글은 2018년에 처음 게재된 글로 당시 소속사에서 배우 본인과 학교 관계자에게 사실을 확인해 본 결과, 학폭과 관련된 일이 없었음을 확인했다"며 불거진 의혹은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소속사는 "해당 사안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김동희의 학폭을 주장한 C 씨는 "(김동희는) 애들 때리고 괴롭히는 게 일상이었던 애"라며 동창들과 나눈 김동희에 대한 이야기, 졸업사진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이에 따르면 김동희는 학창 시절 전자담배를 목에 걸거나 교복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며 교실 안에서 피웠다. 또 불리한 게임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동창생의 뺨을 때렸으며 장애를 가진 후배를 조롱하고 괴롭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동희가) 학폭 때문에 여기저기 불려 다녔다" "같은 학교였다면 누구든 다 아는 유명인사였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김소혜 측도 3년 전 해결됐던 사건이 재차 제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에스앤피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의혹은 이미 3년 전에 허위사실이라고 해명된 일이다. 글을 쓴 당사자를 고소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선처로 마무리했지만, 이번에는 절대 선처가 없을 것"이라며 "현재 경찰 수사 의뢰와 1차로 고소장 접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민규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도 학폭 의혹은 사실무근이자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못박았다. 민규는 소위 말하는 일진 무리 중 한 명이었으며 중학교 1학년 때 언어폭력과 머리를 밀치는 등의 폭력이 있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또한 연습생 시절에도 돈을 갈취했으며 동창생 얼굴에 콜라 뚜껑을 던졌다는 주장도 덧붙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는 "의혹글 작성자가 증거로 공개한 중학교 시절 앨범은 민규의 졸업 연도와 다른 앨범"이라며 "작성자는 민규가 중학교 3학년 때 캐스팅됐다고 글을 썼는데, 민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플레디스 소속 연습생이었다"고 해명했다.
박혜수의 경우, 더욱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 그가 출연하는 KBS2 금요드라마 '디어엠'이 26일 첫방을 앞둔 가운데, 학폭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박혜수의 학폭 논란은 그의 SNS에서 시작됐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박혜수의 SNS 댓글을 통해 의혹을 제기했다. D 씨는 "혜수언니 나 대청중 때 김OO이다. 죗값 달게 받아"라며 박혜수가 자신의 뺨을 때렸으며 아버지에게도 전화해 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동창이라고 주장한 E 씨는 "박혜수, 일진 출신에 학폭 가해자 맞다. 심하게 때리진 않았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 까는 것을 좋아했던 건 확실하다"고 동조했다.
소속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는 박혜수를 둘러싼 의혹이 학폭에 관한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한 악의적인 글이며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소속사는 "박혜수에 대한 악의적 음해 및 비방 게시물 등을 게재, 전송, 유포하는 모든 위법행위에 대해 폭넓고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예계는 최근 스타들의 학교 폭력 의혹으로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로트가수 진달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한 뒤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하차했고, 가수 요아리와 배우 조병규는 진실 공방을 시작했다.
앞선 논란은 폭풍 전야였을까. 이후 수진을 비롯해 김동희 김소혜 박혜수 민규 김동희의 학폭 의혹이 더해지며 연예계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소속사들이 강경 대응을 시사하며 소속 아티스트 보호에 나선 가운데, 피해를 호소한 몇몇의 폭로자들 역시 추가 증거를 제시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고 있다. 아직은 '의혹'에 불과한 논란이 당분간은 계속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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