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유아인·라미란, 주연상 영예…유쾌한 수상소감

배우 유아인(오른쪽)과 라미란이 9일 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 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룡영화상 사무국 제공

최우수 작품상 '남산의 부장들'…조연상 박정민, 故 박지선 추모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온택트로 진행된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수상 배우들의 유쾌한 수상소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했다.

유아인은 생애 두번째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주연상 후보에 처음으로 노미네이트 된 라미란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최우수 작품상은 '남산의 부장들'에게 돌아갔다.

'제 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9일 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상자와 수상자만 참여해 진행됐으며 레드카펫 행사도 간소하게 치러졌다. MC는 '청룡의 꽃' 김혜수와 3회 째 호흡을 맞춘 유연석이 맡았다.

이날 유아인은 영화 '소리도 없이'로 이병헌, 정우성, 이정재, 황정민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에서 대사가 없는 의문의 청소부 태인 역을 맡아 표정과 행동 연기만으로 주연 배우의 존재감을 뽐낸 바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열린 '제 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사도'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두번째 남우주연상을 받은 유아인은 이날 정유미와 함께 청정원 인기스타상도 받으면서 2관왕을 기록했다.

유아인은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무대로 올랐다. 이날 역시 특유의 수상소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했다. 유아인은 수상소감을 이어가던 도중 말문이 막히자 "저 또 이러고 있네요. 저 아니면 누가 웃겨요. 제가 해야죠"라며 현장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유아인이 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 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소리도 없이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SBS 청룡영화상 LIVE 캡쳐

유아인은 "이병헌 선배님과 작품(승부)을 같이 찍고 있는데 무대 공포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선배님도 이 무대가 무겁다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서 참혹했던 그간 제 시간을 돌이켜보고 위로가 됐다"며 "여기 계신 많은 선배님들께 많은 영감이 됐다. 배우로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오랜 기간 동안 제 앞을 지켜주신 분들이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인은 "작품 얘기를 하고 싶다. '소리도 없이'라는 작품이 저예산에 아주 독특한 스타일의 희한하고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다. 막 200억 원짜리 블록버스터 영화 출연 제의가 들어왔는데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며 "하지만 가장 큰 가치는 새로움이고, 홍의정 감독님이 갖고 있는 주제의식이었다. 영화로 무엇을 해야할 지 아시는 분과 작업해 기뻤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어디에서든지 어떤 분이든지 사용당할 준비가 돼 있다. 마음껏 가져다 써달라. 배우로서 살아가겠다. 오늘 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직한 후보'로 생애 첫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라미란 역시 수상 직후 "저한테 왜 그러세요"라고 말하며 현장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한 반면, 수상소감을 이어가면서 북받친 감정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라미란은 지난 2013년 열린 '제 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소원'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으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미란은 "코미디 영화여서 노미네이트해주신 것만으로 감사한데 왜 상을 주고 그러냐"고 울먹이면서도 "34회 때 조연상을 받았는데 그 때 우스갯소리로 '다음에는 주연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했는데 노미네이트 되자마자 받아 버렸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소감을 이어나갔다.

라미란이 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 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정직한 후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울먹이면서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SBS 청룡영화상 LIVE 캡쳐

이어 라미란은 "작년에 너무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작은 웃음이라도 드린 것에 많은 의미를 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배우와 스탭, 감독님 모두 고생 많았다. 청룡영화상에서 코미디 영화가 상을 받다니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인 주상숙의 말을 빌려 수상소감을 전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라미란은 "주상숙이라면 이런 수상 소감을 했을 것 같다. '배우라면 주연상 한 번쯤은 받아야죠'. 웃으시라고 한 것인데 안 웃어주시네요"라며 유쾌한 면모를 드러냈다. '정직한 후보'의 주상숙은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정치인이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 2편을 찍으려고 하고 있다. 내년에도 배꼽 도둑이 돼 보겠다. 다음에도 꼭 받으러 오겠다.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청룡영화상 시상식의 최고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은 '남산의 부장들'에게 돌아갔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은 "사실 감독상('윤희에게' 임대형 감독이 수상)은 어느정도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 놀랍다"며 "'내부자들'로 청룡영화상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병헌 선배님과 작품을 하면 상을 받는 것 같다. 다음에도 이병헌 선배님과 해서 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은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생전에 자신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던 고(故) 박지선을 향한 수상 소감을 전하며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수상소감을 통해 작품과 배우, 스탭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던 박정민은 "이 자리에서 딱 한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다면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며 "하늘에서 보고 있는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 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수상자(작)들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로)남우조연상 박정민, 여우조연상 이솜, 최우수 작품상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과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감독상 임대형 감독의 모습. /SBS 청룡영화상 LIVE 캡쳐

한편 '제 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당초 각 종 시상에 대한 후보작들을 정해놓고 지난해 12월 11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에 차질을 빚으며 한 차례 연기했다.

다음은 제 41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이다.

▶최우수 작품상=남산의 부장들(하이브미디어코프·젬스톤픽쳐스) ▶여우주연상=라미란(정직한 후보) ▶남우주연상=유아인(소리도 없이) ▶감독상=임대형 (윤희에게) ▶여우조연상=이솜(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남우조연상=박정민(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청정원 단편영화상=실(이나연·조민재 감독) ▶청정원 인기스타상=유아인(소리도 없이), 정유미(82년생 김지영) ▶신인감독상=홍의정(소리도 없이) ▶최다관객상=백두산(825만 명, 덱스터스튜디오) ▶신인여우상=강말금(찬실이는 복도많지) ▶신인남우상=유태오(버티고)▲각본상=임대형(윤희에게)▲미술상=배정윤(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음악상=달파란(삼진그룹 영어토익반)▲촬영조명상=홍경표(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편집상=한미연(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기술상=진종현(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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