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세울 기록들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수많은 기록들을 쓰며 K팝 대표 남녀 그룹의 위상을 보여줬다. 올해는 또 다른 역사를 향해 간다.
2020년 K팝은 그동안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던 영역을 개척하며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에 섰다. 그 선두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1위 고지를 밟은 방탄소년단이 있다. 여기에 블랙핑크가 걸그룹 대표로 맹활약을 펼치며 막강한 투톱을 형성했다. 두 팀은 올해도 기록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먼저 방탄소년단은 K팝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수상에 도전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꿈의 무대'로 언급했던 그 무대다. 일단 오는 3월 14일 개최되는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라 해당 시상식에서 단독 무대를 펼치고 싶다던 꿈은 이뤘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그래미 어워드'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이다. 방탄소년단은 합동 공연으로 무대에 섰던 바 있지만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몇 년간 주요 상을 수상했지만 '그래미 어워드'의 벽은 그보다 높았다.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방탄소년단이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그간 쭉 한국어 곡을 고집해 왔기에 대중성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첫 영어 곡인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핫100 1위를 무려 3번 차지하면서 마지막 퍼즐을 맞췄고 마침내 이 곡으로 '그래미 어워드'에 초대받았다.
이제 관건은 '그래미 어워드' 수상 여부다. 1위 3회를 비롯해 톱10 13회를 차지하면서 폭발력과 지구력을 동시에 보여줬기에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활약은 'Dynamite'에 그치지 않는다. 11월 발표한 새 앨범 'BE' 디럭스 에디션(Deluxe Edition)의 타이틀곡 'Life Goes On(라이프 고즈 온)'으로 또 한 번 핫100 1위를 차지했다. 한글 가사 위주의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이 올해 이룰 기록은 또 있다. 2018년 6월 'LOVE YOURSELF 轉 Tear(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부터 지난해 11월 'BE'까지 5개 앨범 연속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1위에 올랐는데 올해 이 기록을 6개 앨범 연속으로 늘릴 전망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월 19일 'BE' 에센셜 에디션(Essential Edition)을 발매한다.
블랙핑크는 또 다른 영역에서 K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핫100 13위, 빌보드200 2위로 K팝 걸그룹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그보다 유튜브 조회 수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열일'했고 큰 성과를 냈다. 5월 발표한 레이디 가가와 협업 곡 'Sour Candy(사워 캔디)'와 6월 발표한 싱글 'How You Like That(하우 유 라이크 댓)'으로 핫100 33위에 올라 K팝 걸그룹 최고 기록을 쓴 블랙핑크는 이후 8월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Ice Cream(아이스크림)'으로 13위에 오르며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핫100 40위권에 3곡을 연속으로 올린 여성 그룹은 미국 인기 걸그룹 피프스 하모니(2015~2016년 4곡 연속) 이후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블랙핑크는 3곡 연속 톱40에 오르기 이전 곡인 'KILL THIS LOVE(킬 디스 러브)'로 핫100 41위에 올랐던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블랙핑크는 10월 발표한 첫 정규 앨범 'THE ALBUM(디 앨범)'으로 빌보드200 2위에 오르며 또 한 번 K팝 걸그룹의 새 역사를 썼다.
이러한 성과들을 거두면서 따라온 기록이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다. 지난해 6월 'How You Like That' 발표 후 한 달여 만에 500만 명이 증가, 4230만 명을 돌파해 세계적인 팝스타들을 제치고 전 세계 여성 뮤지션 유튜브 구독자 수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Ice Cream' 발표 후 9월 29일 4880만 명을 돌파해 전 세계 아티스트 2위에 올랐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아티스트의 인기와 인지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잣대 중 하나다.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충성도 높은 팬덤의 꾸준한 관심, 향후 콘텐츠를 향한 기대감과 확신이 '구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튜브가 글로벌 음악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끈 주역임을 떠올리면 블랙핑크의 이와 같은 기록은 매우 의미 있는 지표다.
첫 정규 앨범과 첫 라이브스트림 콘서트를 지나 2월 5일 기준으로 블랙핑크는 5690만 명의 구독자 수를 기록해 1위인 저스틴 비버(6070만 명)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9월 약 900만 명 차이였지만 4개월여 만에 차이를 400만 명 이하로 좁혔다. 이 추세라면 저스틴 비버를 넘어 전 세계 아티스트 1위 자리에 오를 날도 멀지 않았다.
블랙핑크는 올해 로제를 시작으로 멤버들의 솔로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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