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찾은 영화계 2월부터 신작 러시
[더팩트 | 유지훈 기자] 해외 애니메이션 두 편이 순항 중이다. 마땅한 신작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극장가에는 기분 좋은 단비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감독 피트 닥터)과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이하 '귀멸의 칼날')'은 최근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는 중이다. 할리우드 영화와 국내작의 경쟁이 주를 이뤘던 극장가의 이례적인 풍경이다.
'소울'은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시리즈, '업' '월E' '인사이드 아웃' '코코' '니모를 찾아서'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애니메이션을 선보여왔던 디즈니 픽사의 신작이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 분)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티나 페이 분)가 함께 모험을 떠나는 과정을 담는다.
당초 지난해 12월 개봉 예정이었던 '소울'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 여파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소울' 측은 논의 끝에 올해 1월 개봉으로 가닥을 잡아 지난 20일 개봉했다.
'소울'은 개봉 첫날 6만 451명(이하 영진위 집계 기준)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당시 영화관을 찾은 총관객 수는 7만 1631명으로 1월 일일 관객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개봉 첫 주말 30만 3342명 관객을 동원했고 극장가도 함께 활기를 되찾았다. '소울'은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 개봉 8일 만에 5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올해 신작 가운데 50만 돌파에 성공한 작품은 '소울'이 유일하다.
그리고 지난 27일 '귀멸의 칼날'이 '소울'의 독주를 막아섰다. 누적 발행 부수 1억 2000만 부를 돌파한 만화 '귀멸의 칼날'의 첫 극장판이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탄지로가 혈귀로 변해버린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비밀조직 귀살대에 합류, 동료들과 함께 무한 열차에서 위험천만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담는다.
'귀멸의 칼날'은 개봉 첫날 6만 6581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날 '소울'은 6만 3012명을 동원해 2위로 밀려났다. 특히 '귀멸의 칼날'은 33.7%의 높은 좌석판매율(사회적 거리두기 이전 기준 67.4%)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메가박스 단독 상영만으로 이루어 낸 결과라 주목할만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10월 일본 개봉 이후 신기록을 경신을 이어나갔다. 19년 동안 정상을 지켰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치고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대만, 홍콩 등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며 2020년 전 세계 영화 흥행 수익 5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해외의 인기는 뜨거웠지만 국내 흥행 성공은 아무도 쉽게 예견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만화 원작의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도 남았다. 여기에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가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하지만 이날 보란듯이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 28일 '소울'은 다시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고 '귀멸의 칼날'은 2위로 밀려났다. 1월 마지막 주말은 이 두 작품의 경합이 예상된다. 2월은 이들이 되찾아준 활기와 함께 국내 신작이 관객들을 만난다.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 조병규 주연의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감독 최은종), 레드벨벳 아이린의 스크린 데뷔작 '더블패티'(감독 백승환) 등이 차례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