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혼 과정 겪으며 각종 악플과 루머로 고통
[더팩트|원세나 기자] 배우 노현희가 이혼 이후 감춰뒀던 자신의 결혼생활 중 속사정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노현희는 19일 방송된 TV조선 '내 사랑 투유'에 출연해 전 남편인 신동진 아나운서와 결혼 생활 당시와 이혼 후 겪었던 고통까지 여러 가지 심경을 토로했다.
"주변 사람들이 부추겨 얼결에 하게 됐다. 내가 줏대가 없다고 해야 하나? 심하게 말하면 의지박약이라 주변에 많이 의지한다. 엄마도 여러 남자 만나봐야 별사람 없다면서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커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이처럼 확신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은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라이프 스타일이 달랐고, 아나운서라는 반듯한 이미지가 오히려 배우인 자신과 엇박자를 냈다. 이혼 직후 가까운 지인들에게 "결혼 6년간 한지붕 아래 살았어도 애틋한 부부애나 사고의 공감대를 가진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털어놓을만큼 각자의 삶을 살았다.
이날 방송에 함께 패널로 출연한 MC 홍서범이 "같은 방송인이긴 하지만 직군이 달라 겪는 고충이 있었을 것 같다"고 묻자 노현희는 "쇼윈도 부부라고 하지 않나. 결혼해서부터 이혼을 생각했다. 서서히 마음의 준비를 한 것 같다"고 고백했다.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아버지의 조언이었다. 그는 "미국에 살고 계신 아버지를 10년에 한 번씩 정도 뵙는다. 한국에서는 모두가 제가 행복한지 알아서 말 못 하던 걸 저도 모르게 아버지에게 '결혼 생활 쉽지 않다'고 했다"며 "아버지는 딸이니까 그 느낌, 눈빛만으로도 알아차린 거다. 처음으로 아빠에게 고백했다"고 말했다.
딸의 불행을 눈치 챈 노현희의 아버지는 단호했다. 그는 "아버지가 아나운서실로 '내 딸과 헤어져야 하는 이유'라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편지를 보내셨다. 그러니까 바로 결혼생활이 정리됐다. 그렇게 이혼을 했다"고 털어놨다.
노현희는 이혼 후 각종 악플과 루머에 시달렸던 시간을 떠올렸다. 노현희는 "사실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저만 욕을 먹으니까"라며 "연예인 자살 사건이 생기면 지인들이 저한테 가장 먼저 전화 온다. 저는 이미지 좋은 사람과 결혼했었단 이유 하나만으로 욕먹는다"고 토로했다.
"루머도 많았다. 애를 못 낳는 둥,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니 남편 힘들게 한다는 둥, 붕대 감고 산다는 둥 그러다 보니 있지도 않은 루머가 일파만파 퍼졌다. 세상에 있는 욕을 혼자 먹어야 하니 처음에는 진짜 살기 싫었다. 수면제를 마셔보기도 했는데 삼켜지지 않고 입안에 남아 있더라."
실제로 그는 각종 악플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극심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도 겪었다. 그는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안 좋은 일이 많다보니 캐스팅도 곧잘 불발되곤 했다"면서 "그런 일이 없었다면 탄탄대로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노현희는 "이제는 시청자들도 지겨워하실 것 같다. 얘기하지 말아야지 마음먹고 나왔는데 친했던 분들이 계시니 이야기를 오늘 처음 꺼낸다"며 이혼 속사정을 고백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그는 "아무리 그래도 한때 인연이 있었던 사람이라 잘 살길 바란다"는 진심을 전하며 전남편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노현희는 신동진 전 MBC 아나운서와 2002년에 결혼한 뒤 2008년에 이혼했다. 결혼 당시 배우-아나운서 커플로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그가 배우활동과 뮤지컬 무대, 특히 SBS '도전1000곡' 1대 황제를 지낼만큼 만능엔터테이너로 인기를 누리던 시기다.
한편 신동진 전 아나운서는 노현희와 이혼한 뒤 2019년 재혼해 지난해 5월 아들을 낳았고 이후 12월 MBC에서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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