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우→정우성 교체…시청자 다시 불러모을까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날아라 개천용'이 주연 배우의 음주운전이라는 위기를 딛고 다시 정의구현 역전극을 펼친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극본 박상규, 연출 곽정환)은 15일 방송되는 16회부터 큰 변화를 맞이한다. 바로 배우 정우성의 합류다. 카메오 혹은 새로운 캐릭터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지금까지 드라마를 이끌어왔던 주인공 박삼수 역을 맡는다.
당초 박삼수 캐릭터는 배우 배성우가 연기해왔다. 하지만 배성우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검찰은 지난 11일 그를 벌금 7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박삼수는 정의구현에 앞장서는 열혈 기자로 설정됐다. 때문에 그 역할을 맡은 배성우의 음주운전은 더욱 큰 실망감을 낳았다. 당시 '날아라 개천용'은 총 20회 중 11회까지 방송을 내보낸 상태였다. 제작진은 고심 끝에 촬영을 중단 및 배성우의 하차라는 강수를 뒀다. 촬영을 마친 16회까지 배성우의 출연분을 최대한 편집해 내보내고 17회부터는 배우를 교체해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가 배성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배성우의 선배이자 소속사 대표인 정우성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촉해 자가격리 중이던 그는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제작진을 만나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겠다"며 합류의 뜻을 전했다.
정우성뿐만 아니다. 동료이자 아티스트컴퍼니의 이사인 이정재도 출격한다. 정우성에 앞서 박삼수 캐릭터 출연 의지를 내비치고 대본 숙지, 의상 준비, 일정 정리까지 했으나 이미 진행중인 작품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보좌관 장태준 역할로 특별출연해 극에 활력을 더한다.
2011년 종영한 SBS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이후 10여년 만의 정우성 지상파 출연, 이정재의 특별출연까지 더해졌다. 배성우의 음주운전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이 다소 깨졌을지라도 오히려 지금껏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막강 배우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배성우가 연기하던 박삼수는 다소 묘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다. 껄렁껄렁한 걸음걸이에 욕설도 서슴지 않는 다소 거친 면면을 가지고 있었고 배성우는 특유의 연기력으로 이를 맛깔스럽게 소화했다. 때문에 정우성이 박삼수를 배성우와 비슷하게 가져갈지, 혹은 자신만의 연기로 재해석해낼지 역시 특별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날아라 개천용'은 열혈 기자 박삼수와 변호사 박태용(권상우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 왔다. 두 사람은 작지만 의미 있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부터 엘리트집단의 비리 등 굵직한 사건까지 파헤쳤다. 그리고 정 재계를 주무르는 '킹메이커' 김형춘(김갑수 분)과 본격적인 맞대결을 눈앞에 뒀다.
정우성의 투입과 '날아라 개천용'이 지금껏 쌓아온 핵심 갈등이 맞물렸다. 기존 시청자들은 물론 정우성의 활약을 궁금해하는 새로운 시청자들의 기대도 충만하다. 제작진은 "권상우와 정우성이 드디어 출격, 완벽한 콤비 플레이를 선보인다. 정의구현 역전극의 마지막을 뜨겁게 달굴 두 배우의 활약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