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유의미한 행보들, 올해 꽃 피울까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세븐틴, NCT 등 최고의 글로벌 활약을 펼치는 가수들도 처음부터 K팝 한류의 중심에 있던 건 아니다. 누구에게나 시작은 있다. 성공적으로 첫발을 떼고 이미 성장세를 맞은 팀들도 있지만 그 전 단계에서 튼튼하게 초석을 다지는 팀도 있다. 그룹 에이스(A.C.E)는 이제 막 꿈틀대기 시작했지만 행보가 꽤 역동적이다.
에이스는 준, 동훈, 와우, 김병관, 찬으로 구성된 5인조 그룹으로 2017년 5월 싱글 '선인장(CACTUS)'으로 데뷔했다. 그간 꾸준히 곡을 발표했고 8곡으로 활동을 펼쳤고 데뷔 4주년을 앞뒀다. '핫팬츠돌'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그러다 2019년부터 해외에서부터 신호가 오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유의미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에이스는 꽤 굵직한 소식들을 전해주고 있다. 미국 내에서 블랙핑크, (여자)아이들 등을 성공적으로 진출시킨 현지 에이전시 아시안 에이전트(Asian Agent)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과 영국의 매체들은 연말 결산 순위에 에이스의 이름을 올리며 호평을 했다. 연초에는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와 협업한 곡을 발표했다.
사실 에이스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데뷔 때부터 탄탄한 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2017년~2018년 양현석이 직접 전국의 기획사를 돌며 새로운 스타를 발굴했던 JTBC '믹스나인'에서 동훈과 김병관이 데뷔조에 들고,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서는 찬이 데뷔조에 들어가 UNB로 활동한 것만 봐도 이들의 실력과 끼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소속된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올라오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뎠다. 그러다 2019년 10월 발표한 3번째 미니 앨범 'Under Cover : The Mad Squad(언더커버 : 더 매드 스퀘어)'가 변곡점이 됐다. 에이스는 이 앨범으로 미국 빌보드 넥스트 빅 사운드 차트 1위, 빌보드 소셜 50차트 21위, 빌보드 이머징 아티스트 차트 50위에 진입하는 등의 쾌거를 이뤘다.
이에 힘입어 2019년 12월 시카고를 시작으로 애틀랜타, 미니애폴리스, 뉴저지, 마이애미, 푸에르토리코, 댈러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주 10개 지역에서 공연을 펼친 미주 투어를 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발표한 4번째 미니 앨범 '호접지몽 (HJZM : The Butterfly Phantasy(더 버터플라이 판타지))'으로 글로벌 도약의 기반을 더 탄탄하게 다졌다. 특히 타이틀곡 '도깨비(Favorite Boys)'는 독창적이고 한국적인 멋을 잘 담아냈고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국 글로벌 매거진 데이즈드(Dazed)는 지난달 'The 40 best K-pop songs of 2020(더 40 베스트 K팝 송 오브 2020)' 1위로 '도깨비'를 선정했다. 그러면서 "'UNDERCOVER'를 통해 격동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던 에이스가 한국의 전통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도깨비'를 통해 스릴을 선사한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페이퍼(Paper)가 선정한 같은 주제의 차트에서도 22위에 랭크됐다. 페이퍼는 "록, 힙합, 독특한 신스가 혼합된 '도깨비'는 매력적인 기타 리프, 드럼 사운드, 와우와 김병관의 폭발적인 랩 등이 더해지며 올해 가장 강렬한 K팝 곡 중 하나가 됐다. 데뷔 후 3년이 지난 에이스는 계속해서 역동적인 앨범을 발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롤링스톤 인디아(Rolling Stone India)가 2020년 K팝 뮤직비디오 1위로 '도깨비'를 꼽으며 "패션, 메이크업, 안무 등 뛰어난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깨비, 신, 전설을 그려내고 있는 이들은 한국적 역사나 신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고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전 세계와 공유하려 한다"고 평한 것은 '도깨비'가 왜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신인 아티스트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이자 한국의 신인 아티스트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레이더 코리아(RADAR Korea) 플레이리스트에서 2020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신인 아티스트를 공개했는데 에이스는 그룹 트레저, 솔로 가수 알렉사, 싱어송라이터 비비, 걸그룹 시크릿넘버에 이어 5위였다.
에이스는 3번째, 4번재 미니 앨범을 거치면서 글로벌 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아시안 에이전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든든한 버팀목까지 생겼다.
이후의 첫 결과물이 스티브 아오키가 프로듀싱한 'Fav Boyz(파브 보이즈)'다. 지난 8일 음원이 공개됐고 아이튠즈 미국 지역 차트에서 에이스 버전이 2위, 미국 래퍼 Thutmose가 피처링한 버전이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아르헨티나, 브라질, 태국, 필리핀 등에서 1위, 캐나다, 덴마크, 터키, 멕시코, 일본, 러시아 등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시작일 뿐이다. 미국 빌보드는 에이스와 아시안 에이전트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을 통해 에이스는 미국 내에서의 활동은 물론 스타급 컬래버레이션과 패션 계약 등 다방면에서 활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에이스에게 2021년은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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