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넵(ME TIME)' 이후 8개월, 섹시·악녀 이미지 귀환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가수 유빈이 가장 잘 어울리는 매혹적인 '향수'를 뿌렸다.
유빈은 13일 오후 6시 신곡 '향수(PERFUME)'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발매한 '넵넵(ME TIME)' 이후 8개월 만의 신곡으로 유빈은 분위기를 확 바꿨다. '넵넵'에서 파티걸을 콘셉트로 친근하고 활기찬 에너지를 전했던 그는 '향수'를 통해 매혹적인 악녀로 변신했다. 감각적이고 짜릿하고 섹시하다.
'향수'를 색깔로 표현하면 선홍빛 레드다. 신곡 발매 전 티저에서부터 붉은 아이섀도우를 강조한 메이크업과 도발적인 눈빛으로 섹시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유빈의 무드는 곡과 뮤직비디오에 더 짙게 담겼다. 질주하는 듯한 아르페지오 신디사이저와 마치 심장 박동 소리 같은 리듬은 유빈의 매력 안에서 더 짜릿하게 펼쳐진다.
향수 병, 욕조 등 몽환적인 느낌의 오브제와 함께 '위험한 향 풍기지 매일 Toxic Bossy Nasty(톡식 보시 나스티) 알고 싶겠지 Don’t you dare(돈트 유 데어)', '제발 궁금해 하지마 알잖아 Everything is nothing(에브리싱 이즈 나씽) 날 알려 하면 할수록 모를거야' 등의 가사는 신곡 '향수'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새롭지만 이질감은 없다. 이미 '넵넵'에서 보여줬던 화려함의 연결선상인 동시에 유빈 특유의 시크함과 걸크러시가 묻어나서다. '넵넵'의 친근함 이면에 있는 매혹적인 면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는 신선하다. 이는 털털하면서도 섹시한 유빈의 평소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다.
텀이 다소 길긴 하지만 '넵넵'과 '향수'는 홀로서기를 시작한 유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연결이기도 하다. 솔로 데뷔 곡 '숙녀(淑女)'와 맞닿은 부분도 있다.
유빈은 "흑화 해버린 숙녀의 모습을 담는 게 목표였다. '숙녀'와 비교해서 '왜 악녀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을까?' 상상하면서 듣고 보신다면 더 재미있을 거 같다"며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유혹하듯이 향수를 뿌리는 안무가 가장 포인트지만 전체적으로 보시면 악녀가 유혹하고 휘두르고 지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수'는 145년 차 가수이자 솔로 가수 4년 차인 유빈이 지나 온 과정과 현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유빈은 2007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원더걸스에 합류, 'Tell me(텔 미)', 'So Hot(쏘 핫)', 'Nobody(노바디)'로 이어진 최전성기를 누렸고 이후에도 '2 Different Tears(투 디퍼런트 티어스)', 'Be My Baby(비 마이 베이비)', 'I Feel You(아이 필 유)'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빈의 건강하고 섹시한 매력이 돋보이던 시기다.
반면 2015년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2'를 통해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했다. 또 2018년 시티팝 '숙녀(淑女)'로 솔로 가수로서 첫발을 뗀 뒤 퓨처 레트로 사운드 'Thank U Soooo Much(땡큐 쏘 머치)', 빈티지한 사운드에 레트로 감성을 입힌 '무성영화'(Feat. 윤미래)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리고 중대한 변화를 택했다. 2020년 초 13년간 소속됐던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르(rrr)엔터테인먼트는 설립한 것. 홀로서기를 시작한 그는 첫발로 '넵넵'을 발표했고 그 다음이 '향수'다. 13년 동안 팀과 솔로로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한 유빈이 자신의 정체성을 좀 더 분명하게 보여주면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과정이었다.
솔로 데뷔 후 꾸준히 곡 작업에 참여하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깔과 향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Thank U Soooo Much' 작사를 시작으로 '무성영화', '넵넵'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이번 '향수'에서도 가사를 썼다. 그 외 싱글 앨범 수록곡들에도 유빈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그렇게 유빈은 원더걸스 유빈이 아닌 솔로 아티스트 유빈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향수'는 그 여정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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