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위클리→엔하이픈…꽃피울 2년 차 아이돌

위클리, 시크릿넘버, 에스파, 스테이씨, 엔하이픈(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크래비티(가운데)가 2020년 데뷔한 신인들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각 소속사 제공

2021년이 기대되는 2년 차 아이돌 7팀

[더팩트 | 정병근 기자] 2020년 가요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되는 듯 했지만 하반기 들어 온라인 공연 활성화와 가수들의 컴백이 쏟아지며 어느 정도 활기를 찾았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걸출한 신인 아이돌 그룹의 등장이다. 제한적인 활동 여건 속에서도 존재감을 알렸고 2년 차를 맞는 2021년 큰 폭의 도약을 기대케 한다.

2020년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더스틴, 다크비, 시그니처, MCND, 마이스트, TOO, 크래비티, 우아, 시크릿넘버, 레드스퀘어, 엘라스트, 위클리, 트레저, 루나솔라, 고스트나인, 위아이, 블랙스완, 피원하모니, 드리핀, 스테이씨, 에스파, 블링블링, BAE173, 엔하이픈 등 20팀이 조금 넘는다. 30팀을 훌쩍 넘기던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작은 규모의 기획사들은 새로운 그룹을 데뷔시키는 게 많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그로 인해 신인의 숫자는 확실히 줄었다. 반면 자금력이 바탕이 되고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된 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어느 때보다 쟁쟁한 신인 아이돌 풀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인 아이돌 그룹 중 대부분은 굵직한 기획사 소속이다. 국내 굴지의 기획사인 SM, YG, 빅히트에서 한 팀씩이 나왔고 그 외에도 FNC, 울림, 스타쉽, CJ ENM과 카카오M 계열 기획사까지 내실 탄탄한 회사들 대부분이 신인을 선보였다. 히트 프로듀서 블랙아이드필승은 직접 아이돌 제작에 나섰고 용감한 형제도 새로운 그룹을 출격시켰다.

그렇다 보니 신인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고 어느 시점에 누가 잘 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잠재력을 갖췄다. 그 중 현 시점에서 2021년이 가장 기대되는 7팀을 꼽았다.

크래비티-트레저-엔하이픈

크래비티, 트레저, 엔하이픈(위부터)은 데뷔 앨범부터 수십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급속도로 성장했다. /각 소속사 제공

스타쉽의 크래비티, YG의 트레저, 빅히트와 CJ ENM 합작 회사 빌리프랩의 엔하이픈은 데뷔 첫 해부터 앨범을 수십만 장씩 팔아치운 괴물 신인들이다. 크래비티는 '2020 멜론 뮤직 어워드'와 '2020 더팩트 뮤직 어워즈', 트레저는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신인상을 수상했다. 엔하이픈은 데뷔 12일 만에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9인조 크래비티는 가장 빠른 4월 14일 데뷔했고 벌써 'HIDEOUT(하이드아웃)'을 주 테마로 2장의 미니 앨범을 발표했다. 데뷔 앨범은 15만 장, 이후 8월 발표한 2번째 앨범은 16만 장 가량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싱글 시대에 미니 앨범 2장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높은 판매량 그리고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줬다.

지금까지 발표한 곡이 14곡이고 2번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은 크래비티에게 가장 큰 자산이다. 이들은 내년 1월 19일 3번째 미니 앨범 'HIDEOUT: BE OUR VOICE(비 아워 보이스)'를 발표한다. 미스터리하면서도 독특한 세계관을 펼쳐낸 크래비티가 세 번째 시리즈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가 모인다.

트레저는 지난 8월 'BOY(보이)'로 데뷔한 뒤 YG의 초고속·초집중 전략 하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THE FIRST STEP(더 퍼스트 스텝)'을 테마로 11월까지 3장의 싱글 앨범을 발표했고 EDM과 팝 장르가 결합된 빠르고 경쾌한 사운드의 곡부터 전형적인 힙합 곡까지 다양한 매력을 꺼내놨다. 앨범 누적 판매량은 무려 70만 장을 돌파했다.

데뷔와 동시에 두꺼운 팬덤을 형성한 트레저는 내년 1월 11일 첫 정규 앨범 'THE FIRST STEP : TREASURE EFFECT(더 퍼스트 스텝 : 트레저 이펙트)'를 발표한다. 정규 앨범까지 더하면 데뷔 6개월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앨범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멤버 12명 중 4명이 일본인 멤버라 일본 진출에도 유리하다.

엔하이픈은 가장 늦은 11월 30일 데뷔 앨범 'BORDER : DAY ONE(보더 : 데이 원)'을 발표하며 첫발을 뗐지만 실질적인 시작은 그 전인 6월이다. 엠넷 서바이벌 예능 '아이랜드'를 통해 7명의 멤버가 구성됐고 이를 통해 확보한 글로벌 팬덤은 엔하이픈의 가장 큰 무기다. 데뷔 앨범이 하루 만에 30만 장 넘게 팔린 것만 봐도 이들의 저력을 알 수 있다.

특히 엔하이픈은 확장성 면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정식 데뷔 전 이미 틱톡,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V LIVE 등 5대 SNS에서 각각 팔로워 및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했고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가입자 수는 12월 29일 320만 명을 돌파했다. 이를 기반으로 2021년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시크릿넘버-위클리-스테이씨-에스파

시크릿넘버, 위클리, 스테이씨, 에스파(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이 올해 본인들만의 확실한 팀 컬러로 존재감을 남겼다. /각 소속사 제공

5인조 걸그룹 시크릿넘버는 지난 5월 싱글 'Who Dis?(후 디스?)'로 데뷔했다. 대형 기획사의 신인 아이돌그룹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확실한 색깔을 보여줬고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그리고 11월 2번째 싱글 'Got That Boom(갓 댓 붐)'으로 강렬하고 에너제틱한 팀 색깔을 확실히 각인했다.

레아(일본), 수담(한국), 진희(한국, 미국), 디타(인도네시아), 데니스(미국)는 국적이 다 다르고 이를 기반으로 일찌감치 해외로 팬덤을 확장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2월 29일 기준 99만2000명으로 신인 중 단연 독보적이고 정상급 걸그룹에 비견된다. 이는 2021년 도약에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에이핑크의 소속사 플레이엠에서 내놓은 7인조 위클리는 올해 데뷔한 걸그룹 중 앨범 판매량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 6월 발매한 데뷔 앨범 'We are(위 아)'는 판매량 2만 장을 돌파했고 10월 발표한 2번째 미니 앨범 'We can(위 캔)'은 3만 장에 이른다. 팬덤이 상대적으로 약한 걸그룹에게는 꽤 의미 있는 수치다.

이에 힘입어 위클리는 지난 10월 수상한 '2020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시작으로 '2020 멜론뮤직어워드', '2020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 '2020 아시안모델어워즈', '2020 더팩트뮤직어워즈' 등 주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싹쓸이 했다. 최고의 신인 걸그룹임을 인정받은 위클리는 2021년 더 많은 이들에게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전할 예정이다.

11월 12일 첫 싱글 'Star To A Young Culture(스타 투 어 영 컬쳐)'를 발표한 6인조 스테이씨는 데뷔한 지 2달도 안 됐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데뷔 싱글 앨범은 2만 장가량 판매됐고 타이틀곡 'SO BAD(소 배드)'는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21위에 올랐다.

스테이씨는 수많은 걸그룹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블랙아이드필승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팀이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강점인데 일곱 명의 멤버들은 실력까지 갖췄다. 또 비주얼부터 풍기는 분위기까지 개성이 뚜렷하고 또 한 팀으로 조화를 이뤘다. 이들이 2021년 또 어떤 곡으로 매력을 발산할지 기대된다.

4인조 에스파는 SM에서 NCT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인이자 레드벨벳 이후 6년 만에 출격하는 신인 걸그룹이다. 11월 17일 발표한 데뷔 곡 'Black Mamba(블랙맘바)'는 미국 빌보드 글로벌200 차트에서 183위로 진입했고 2주 차에 138위에 오르는 등 벌써부터 글로벌 인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스파는 전에 없던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가장 눈에 띈다. 또 다른 자아가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로 발현해 함께 활동한다는 것인데 현실 멤버들과 아바타가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소통하고 아바타는 자체 온라인 콘텐츠로 독자적 활동도 할 수 있다. 그 세계관이 2021년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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