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애플TV 한국 진출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지난해 많은 영화가 홍보로 기대감만 끌어올린 채 개봉을 취소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이렇다 할 제약 없이 작품들을 공개하며 호응을 끌어냈다. 극장가와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TV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엇갈린 희비를 뒤로한 채 각자의 기대작으로 2021년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이 여파에 영화계 풍경은 변했다. 외출 자제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극장가 관객들의 발길은 뜸해졌다. 관객이 줄어 신작은 개봉을 미루고 볼거리가 없어 관객이 극장을 찾질 않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반면 넷플릭스는 활짝 웃었다. '킹덤2'(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박인제)를 시작으로 '인간수업'(각본 진한새, 연출 김진민), '보건교사 안은영'(극본 정세랑, 연출 이경미), '스위트홈'(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연출 이응복) 등 참신함을 내세운 신작들로 입지를 굳혔다. 여기에 극장 개봉을 미뤄오던 영화 '사냥의 시간' '콜' 등을 독점 콘텐츠로 품기까지 했다.
2020년 영화들의 개봉 연기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 때문에 2021년은 극장가는 풍성한 신작 라인업을 자랑한다. 공유 박보검 주연의 SF '서복'(감독 이용주)과 류승룡 염정아가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150억 대작 '영웅', 김윤석 조인성이 열연을 펼치는 '모가디슈'(감독 윤제균) 등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 연말 혹은 여름 텐트폴에 걸릴 예정이었던 대작이라 기대감은 충만하다.
이미 촬영을 마치고 대기 중이거나 곧 크랭크업 할 2021년 개봉 목표 영화들도 다수다. 설경구 변요한의 브로맨스를 흑백으로 담은 사극 '자산어보'(감독 이준익),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감독의 신작 '킹메이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 '명량'을 잇는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한산: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등이다. 이 외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해외 영화제에서 낭보를 전해오고 있는 '미나리'(감독 정이삭)도 올해 중 공개될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신작 라인업 역시 지난해보다 올해 더 강력하다. '오징어게임'(극본·연출 황동혁), '언더커버'(가제, 극본 김바다, 연출 김진민), '고요의 바다'(극본 박은교, 연출 최항용),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 김남수), 'D.P. 개의 날'(극본 김보통, 연출 한준희), '무브 투 헤븐'(연출 김성호, 극본 윤지련), '킹덤 : 아신전'(극본 김은희·연출 김성훈) 등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선보인다.
드라마뿐만 아니다. '범인은 바로 너!' 시즌3와 같은 예능은 물론 독점 영화들도 준비돼 있다. 지난 1일 '차인표'(감독 김동규)에 이어 한국형 우주 SF '승리호'(감독 조성희)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첫 한국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극본 서은정, 연출 권익준)도 현재 촬영에 분주하다.
이렇게만 본다면 영화관과 넷플릭스의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지만 코로나19가 또 변수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지난해 많은 기대작이 개봉을 미뤘고 그만큼 올해 공개될 작품도 많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개봉이 지속해 미뤄진다면 많은 영화가 다시 넷플릭스를 택할 수밖에 없다. 확산세를 종잡을 수 없으니 이제는 무엇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짚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독주는 아니게 될 전망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서 제작한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 플러스, 윤여정 이민정 주연의 '파칭코'(연출 코고나다‧저스틴 전, 극본 수휴)와 김지운 감독이 연출을 맡는 '미스터 로빈' 등 이미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중인 애플TV플러스가 올해 국내 시장에 상륙한다. 때문에 2021년은 영화관과 OTT 모두 볼거리로 가득한 콘텐츠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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