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김선호, 서달미 빼고 다 아는 매력

김선호가 핫해졌다. 스타트업의 서브 주인공을 열연했는데 어느덧 메인 주인공의 인기를 넘어섰다. /더팩트 DB

'키다리 아저씨' 한지평의 맹활약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드라마 애청자들의 곡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스타트업' 김선호가 퍼뜨린 전대미문의 지독한 '서브 앓이'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만 모를 뿐 대중은 그의 매력에 제대로 빠졌다.

최근 김선호는 드라마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가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에서 맡은 한지평 캐릭터가 뜨거운 사랑을 받으면서다. 여자 주인공 서달미(배수지 분)의 마음이 한지평이 아닌 남도산(남주혁 분)에 기울자 애청자 모두가 "한지평이 더 매력적"이라며 아우성이다.

한지평은 기초 설정부터 마음을 움직인다. 은인 최원덕(김해숙 분)의 부탁으로 그의 손녀인 서달미에게 남도산이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쓴다. 부모의 이혼에 상심에 빠졌던 서달미는 그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진다. 한지평은 서달미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이름이 남도산인 사람을 찾아 자신의 행세를 하게 한다.

'스타트업'은 그렇게 맺어진 서달미와 남도산이 한국의 실리콘 밸리 샌드박스에서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한다. 사업 초짜인 그들은 악수를 두기 일쑤고 그때마다 수습은 한지평의 몫이다. 서달미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남도산과 사랑에 빠진다. 서달미 혼자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 한지평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애가 탄다.

드라마는 배수지 남주혁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그렸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은 김선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로 향했다. /tvN 제공

제작진은 서달미와 남도산의 러브스토리로 여론을 몰아가지만 이미 늦었다. 시청자 모두가 김선호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선호는 출중한 역량으로 그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소화했다. 그에게 단 하나의 잘못이 있다면 기대 이상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치명적 매력이 대세인 요즘 그는 홀로 우직하고 친절한 얼굴로 마음을 훔쳤다.

김선호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뿐 줄곧 준비된 배우였다.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으로 데뷔해 '옥탑방 고양이' '셜록' '연애의 목적' '트루웨스트' '7년동안 말하지 못한' '클로저'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 등 수많은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았다. 2017년 KBS2 '김과장'에서 경리부 막내 선상태 역을 맡아 성공적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2018년에도 그는 이미 메인 남자 주인공의 자리를 넘봤다.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뇌섹남 정제윤 역을 맡았고 홍심(남지현 분)에 직진 로맨스를 펼치며 호응을 끌어냈다. 이듬해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통해 첫 미니시리즈 주연 배우로 나서 코믹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리고 2020년 말 '스타트업'을 만나 빛을 봤다.

연극 무대와 수많은 드라마를 거쳐 '스타트업'을 만나기까지 김선호는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1986년생으로 올해 35세지만 그만큼이나 매력도 연기력도 제대로 영글었다. 되려 안팎으로 탄탄한, 신선한 얼굴이라 더 눈길을 머물게 한 모양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공개한 11월 드라마 배우 평판에서 1위에 올랐다. '스타트업'의 메인 주인공 남주혁은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김선호는 1박 2일에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이다. /KBS 제공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대중과도 이미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다. 지난해부터 KBS2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의 고정 멤버로 합류해 맹활약 중이다. 그의 애칭은 '예능 뽀시래기'의 줄임말 '예뽀'다. 간식을 숨긴 채 촬영에 임하다 금새 들통나는 예능 초보다. 홀로 무인도에 낙오됐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잠을 청하고 딘딘과 티격태격 케미로 연신 웃음을 안긴다.

최근 '스타트업'은 후반부를 맞아 서달미 남도산 이별 3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사랑 앞에 갈팡질팡이다. 한지평은 더 매력적으로 변했다. 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마음은 더 따뜻해졌다. 애청자라면 그런 한지평에게서 김선호의 미래를 엿봤을 터다. 흔들림 없이 내실을 쌓고 대표작을 만났으니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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