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트롯전국체전'-TV조선 '미스트롯2' 대결 '관전포인트 3'
[더팩트|강일홍 기자] 방송가 트로트 붐은 신개념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흥행과 올 초 '미스터트롯'의 폭발적 인기가 밑거름이 됐다. '미스터트롯'이 코로나 여파로 공연계 빅뱅을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새롭게 탄생한 '트롯맨들'은 대신 방송 시청률 싹쓸이로 위력을 발휘했다. 대한민국 트롯 열풍에 불을 지핀 이들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입증된 폭넓은 대국민 사랑이다.
한번 터진 물꼬는 틀어막기가 쉽지 않다. 송가인을 시작으로 임영웅 영탁 정동원 장민호 등 트롯 형제 자매들의 등장과 함께 불과 2년 사이 방송 트렌드의 흐름이 바뀌고 패기의 라이징스타들은 가요계 판도를 뒤흔들었다. 난공불락 레전드 기성가수들의 아성은 깨졌고, 자연스럽게 '신구 조화'로 재편됐다. 이는 유사프로그램 남발에 대한 우려 속에도 유례없는 방송사간 트롯오디션 대결로 이어졌다.
방송가의 '하반기 트롯오디션 1라운드'는 SBS '트롯신이 떴다'가 오디션스타일의 시즌2로 변화를 주면서 두 자릿수 시청률로 기대를 모았지만 반짝 특수에 그쳤고, MBC '트로트민족'은 한발 앞서 뚜껑을 열고도 기선제압의 '선공 효과'는 커녕 '한방이 없다'는 냉소의 대상이 됐다. 이는 애초부터 독창적인 기획력 부재 속에 제작비 부족과 스타급 가수 확보에 실패하는 등 '트리플 악재'가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다.
◆ 패기와 젊음 신선이 무기 'TOP6', 관록과 풍부한 경험 '레전드'
이제 관심은 다음달 예고된 지상파 KBS와 종편채널 TV CHOSUN의 양자 대결이다. KBS2 '트롯전국체전'(이하 '트롯체전')이 12월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TV CHOSUN '미스트롯' 시즌2(이하 '미트2') 역시 12월 방영을 목표 사전 녹화에 돌입한 상태다. 트로트 열기 확산과 함께 일찌감치 예고된 바 있지만 사실상 하반기 오디션프로그램 마지막 진검승부로 방송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KBS '트롯체전'은 역대 최대 물량공세로 화려한 볼거리를 예고하고 있다. 총 제작비 60억 원(포켓돌미디어 53억+KBS 7억)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남진 설운도 조항조 주현미 김연자 김수희 등 트로트 레전드가 총 출동한다. 관록과 경험에서 우러난 레전드들의 깊이 있는 해설이 기대를 모은다. '가요무대' 등 정통 트로트의 명맥을 이어온 KBS가 종편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TV CHOSUN은 '미스, 미스터' 남매프로그램 성공에 이어 세번째 '미트2'로 트로트 오디션 본가의 자존심을 굳건히 지킨다는 복안이다. 비장의 카드는 다름아닌 '미스터트롯'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 TOP6의 합류다. '트롯 원조 마스터' 장윤정 조영수의 탄탄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들 트롯 라이징스타 6인의 특별 마스터 기용은 레전드들도 넘볼 수 없는 타크호스다.
◆ TV CHOSUN 서혜진 예능본부장 vs 김광수 공연제작사 대표 '대리전'
지상파(KBS)와 종편 채널(TV CHOSUN)의 맞불로 펼쳐질 '12월 오디션 대전'에는 주목할 만한 몇 가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기성가수들과 라이징 스타의 대결이다. '트롯체전'에 수십 년 인기사다리를 지탱해온 베테랑 가수들이 신인 발굴 감독으로 포진한 반면 '미트2'에서는 신선함을 앞세운 '젊은 피'가 맞서는 구도다. 물론 트롯맨들의 인기와 주목도에 따라 향배는 미지수다.
또 하나는 TV CHOSUN 서혜진 예능본부장과 공연제작사 포켓돌미디어 김광수 대표의 대결이다. 두 사람은 트로트 부흥의 단초를 만든 주역이다. 서 본부장이 '미스트롯' 성공으로 음악예능 아이콘이 됐다면 김 대표는 '미스트롯' 콘서트 흥행대박을 일구며 '연예계 미다스 손'의 전설을 썼다. 김 대표가 '트롯체전' 제작자로 KBS와 손잡으면서 결국 운명의 '외나무 다리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TV CHOSUN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자사 프로그램 출신 남매들끼리 시청률을 다투는 모양새로도 비치는 점이 부담이다. '미스트롯' 출신 송가인이 포켓돌미디어 소속으로 '트롯체전'에 포진하고, '미스터트롯'의 TOP6가 '미트2'에 참여하면서다. 갈수록 신경전도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방송가에는 TV CHOSUN이 같은 시간대에 맞 편성을 고려 중이란 말도 나온다. 'TOP6' vs '레전드'의 트로트 대리전으로 비치는 방송사 간 맞불 속사정을 들여다 보니 벌써부터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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