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연예인들 추모 물결

[더팩트 | 유지훈 기자] 개그맨 박지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36세. 그와 함께 울고 웃었던 사람들은 침통한 마음으로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박지선은 지난 2일 오후 1시 44분께 모친과 함께 마포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내와 딸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부친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이미 두 사람은 숨을 거둔 상태였다. 박지선은 평소 앓던 질환을 치료 중이었고 모친은 서울로 올라와 박지선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를 발견했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두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인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부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박지선의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충격에 빠졌다. 고인의 오랜 지인이자 깊은 우정을 쌓아온 안영미는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진행 도중 소식을 접한 후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고 자리를 떴다. 이는 라디오 생방송을 통해 그대로 송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개그맨 동료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김원효는 "아니길 바랐지만 우리 지선이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정종철은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오지헌은 "지선아"라는 짧은 글로 황망함을 내비쳤다.

또한 허지웅 작가는 "박지선님과 어머니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마술사 최현우는 "그곳에서 마음껏 웃으시길"이라고 적었다. 이 외에도 가수 하리수 현진영, 샤이니 키, 방송인 장성규, 배우 박하선 등이 진심을 담은 메시지로 고인을 기렸다.

평소 박지선이 열혈 팬임을 밝혔던 인기 캐릭터 펭수도 이날만큼은 웃음기를 지웠다. 그는 SNS에 아무런 멘트 없이 고인과 함께 촬영한 '2019 EBS 연예대상 파자마 어워드' 스틸컷을 업로드하며 추모에 동참했다.

박지선은 지난 6월 오랜 친구인 배우 이윤지의 SNS를 통해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했다. 누리꾼들은 이 게시물에 추모의 댓글을 남기는 중이다. 또한 지난해 8월 이후 운영하지 않고 있던 고인의 SNS에도 각자의 메시지로 애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1984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출신인 박지선은 지난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같은 해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해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듬해 코미디 부문 여자 우수상 수상자로 호명된 후 무대에 오른 고인의 소감은 최근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그는 눈물을 삼키며 "피부 트러블로 화장을 못 해 어색한 맨얼굴로 시상식에 왔다"며 "화장을 못 해 슬픔을 느끼기는 20대 여성보다는 분장을 못 해 더 웃길 수 없어 아쉬워하는 20대 개그맨이 되고 싶다. 신부 화장보다 바보 분장을 하고 싶다"고 밝혀 짙은 감동을 안겼다.

박지선은 예능인으로서의 활약과 더불어 미디어 행사 MC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최근 JTBC 드라마 '사생활', Mnet 예능프로그램 'NCT WORLD 2.0' 제작발표회를 비롯해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쇼케이스, 영화 간담회 등에서 안정적인 진행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오랜 지병인 햇빛 알레르기가 악화돼 무대 위에 쉽사리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박지선과 그의 어머니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배우 박정민과 박보영을 비롯해 개그맨 송은이 박성광 김민경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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