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서 정보 주고 받는 팬들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빅히트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응원해온 팬들에게 그 주식은 돈이 아닌 특별한 의미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6일 오후 4시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이번 청약에 배정된 물량은 신주 713만 주의 20%에 해당하는 142만6000주로 공모가는 주당 13만5000원이다.
빅히트의 상장은 줄곧 뜨거운 관심과 함께했다.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뮤지션으로 성장하면서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2016년 'WINGS(윙스)'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가온차트 집계에 따르면 이 앨범은 한 해 동안 75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로 방탄소년단의 가파른 상승세가 시작됐다. '承 Her(승 허)'로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한 데 이어 2018년 6월 '轉 Tear(전 티어)'로 빌보드200 첫 1위를 달성했다. '結 Answer(결 앤서)'는 200만 장 판매라는 신기록과 함께 다시 빌보드200 정상에 올랐다. 이때마다 방탄소년단에게는 K팝 최초, 아시아 최초 등의 수식어가 뒤따랐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여전하다. 8월 21일 발표한 첫 영어 곡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200과 핫100을 동시에 석권했다. 카디비와 메건 더 스탤리언의 'WAP'에 잠시 그 자리를 내줬으나 지난 28일 다시 1위를 탈환하며 최정상의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직접 마주하는 콘서트가 어려울지라도 이미 그들의 팬덤은 어떤 뮤지션보다 탄탄하다.
방탄소년단은 K팝의 새 역사를 썼고 이들의 소속사 빅히트 역시 급격하게 성장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빅히트의 시가 총액은 약 4조8000억 원이다. 이는 국내 3대 기획사 JYP·YG·SM의 합산 시가 총액 3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대규모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아이돌의 소속사가 상장을 앞두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청약은 첫날 기준 평균 8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금의 50%에 해당하는 증거금은 8조 6242억이나 모였다. 일반인 공모 특성상 둘째 날인 6일에는 더 많은 경쟁자와 자금이 몰릴 전망이다.
일반인들에게 이번 청약은 투자 수단이지만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에게는 조금 다르다. 이번 빅히트의 상장은 응원해온 방탄소년단이 이뤄낸 가파른 성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청약은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 맺은 결실을 직접 가져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 빅히트가 운영하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서 아미들은 이번 일반인 공모와 관련해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 중이다. 빅히트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청약은 처음이라"라며 주식과 관련해 기본적인 사항을 묻는 아미부터 "부모님께서 제 이름으로 해주신다고 하시네요"라는 청소년 팬들까지 다양하다.
팬들도 이번 공모 참여를 투자가 아닌 아미가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팬 활동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다수의 팬들은 "굿즈 대신 주식을!" "아미라면 해야죠" "돈 번다는 느낌보다는 굿즈 산다는 느낌으로 해봐요" "(방)탄이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등과 같은 댓글로 청약을 향한 관심을 내비쳤다.
물론 팬들도 이번 청약 당첨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은 1117.25대 1로 집계됐고 '1억 원의 증거금을 넣어야 빅히트의 단 한주만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미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공모주 당첨 어려울 거예요. 과장이 아니고 1억 넣으면 1주 당첨될 수 있어요" "빚내서 하지는 말아요. 비상금 있으면 재미 삼아 해봐요"라며 과열된 경쟁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빅히트는 오는 15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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